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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도암8년의 기록 - 나의 암투병원칙 두번째이야기
구효정(cancerline@daum.net) 기자 입력 2012년 07월 31일 20:08분771,447 읽음

글: 김경식 (식도암)

나의 암 투병의 원칙이자 면역력을 살리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나의 마음을 긍정적으로 바꾸어 보자
잘못된 생활 습관을 바꾸자
잘못된 식습관을 바꾸자
규칙적인 운동을 해보자
웃는 습관을 길들여보자

지난 호에 이어 규칙적인 운동에 대해 얘기하려고 한다.

규칙적인 운동을 하자
일반인에게도 운동은 필요하지만 암환자에게 운동은 반드시 필요한 요소이다. 그렇기 때문에 매일 숨을 쉬고 밥을 먹고 얼굴을 씻듯이 늘 해야 하는 일이기도 하다. 그렇기 때문에 운동이 일이 되어서는 안 된다. 숨을 쉴 때마다 아 숨을 쉬어야 하는구나 하고 노력하는 사람은 없다. 아침에 일어나 이를 닦으면서 이 닦는 일을 하는구나 하지도 않는다. 살면서 자연스럽게 숨을 쉬고 눈을 깜빡이듯이 내게는 운동도 마찬가지가 되었다.

물론 처음부터 그랬던 것은 아니다. 많은 암환자가 그렇듯이 암에 걸리고서야 처음으로 몸에 관심을 기울이게 되었고 잘못된 식습관을 고치는 것과 평생 운동 부족으로 몸을 괴롭힌 것에 대한 미안한 마음을 갖게 되었다. 정말이지 너무도 몸을 돌보지 않았다. 늘 그저 내가 필요하면 몸이 피곤하다고 하건 말건 밤늦게까지 무리를 하고 술을 마셨고, 지치고 피곤하면 그저 누워서 잠자는 것이 고작이었다. 그러니 숨쉬기와 같은 레벨로 운동이 몸에 배어질 정도가 되기 위해서는 오랜 시간이 필요했고 그것은 암을 이겨보겠다는, 살고 싶다는 몸부림일 뿐이었다.

그러다 시간이 흐르면서 산에 가면 기분이 좋아졌고 산속의 이름 모를 나무와 꽃들이 궁금해졌고 산을 오르내리며 땀을 뻘뻘 흘리면 말할 수 없는 상쾌함이 있었다. 새벽의 산은 벌거벗은 나 자신과 대면하는 시간이었고 깊이 자리하고 있는 하나님과 만나는 시간이었고 위대한 자연의 섭리에 전율을 느끼는 시간이기도 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실천이다. 언제나 실천이 어렵다. 암환자면 누구나 운동의 필요성을 절감하지만 좀 기운이 나면 움직여야지, 항암 중이니까 끝나고 나면 운동을 해야지, 날씨가 추우니까 날 풀리면 해야지 하면서 생각으로만 그치고 만다.
그러니 처음에는 일이라 생각하고 반드시 스케줄을 잡아 운동시간을 짜야 한다.

숨이 조금 차는 정도의 빠른 걸음으로 걷되 몸의 피로감을 느끼지 않을 정도로 규칙적으로 운동을 하자. 산도 좋고, 공원도 좋고, 학교 운동장도 좋다. 날이 춥거나 비가 오면 쇼핑센터나 백화점 등에서 계단이나 실내를 걸어도 된다.

"암환자에게 걷는 운동은 제2의 항암제다."
스포츠의학 전문가들은 이렇게 표현한다. 의학적 항암치료가 1라운드라면 2라운드는 운동으로 극복하는 것이다. 암은 소모성 질환이다. 힘겨운 치료를 받으며 허약해진 내 몸에 있는 암세포는 끊임없이 영양을 구걸한다. 암환자는 심신의 쇠약에다 심리적으로 위축되고 항암제 부작용에 시달린다. 몸이 허약해지면 투병의지를 잃고 자포자기에 빠질 수 있다. 이때 운동이 꼭 필요하다. 당연한 말이지만 체력이 회복되면 면역력이 높아지고 자신감을 준다.

유방암이나 대장암, 전립선암, 비만과 관련된 암은 규칙적인 운동이 전이를 막는다는 논문도 있다. 선진국에서는 암환자에게 약을 처방하듯 운동 처방을 하는 것이 상식이라고 한다.

암환자는 침상에서 가능한 빨리 털고 일어나 걷기 운동을 해본다.
자신의 능력을 과신하지 말고 힘이 들면 휴식을 취한다.
물통을 꼭 지니고 나간다. 갈증이 생기기 전에 물을 조금씩 마신다.
하루에 3km부터 조금씩 양은 늘리며 목표를 세우고 차츰 거리를 늘려 걷는다.

위의 모든 것을 실행한다면 면역력을 높이고 암을 극복하는 데는 최고라고 생각한다.

웃는 습관을 길들여보자
매일 웃는 연습을 한다. 억지로 웃어도 90%는 내 몸에 이익을 준다고 한다. 3분 정도 억지로라도 웃으면 모르핀보다 강한 진통제가 나와 통증을 완화시킨다고 한다.

● 웃음의 목적은 마음의 평안이다. 웃음은 부정적인 생각을 털어버리고 긍정적인 생각을 갖게 하여 병에 대한 인식이 보는 관점이 바꾸어 준다.
● 웃음은 자신감을 불러일으키기 때문에 잠재능력을 발휘할 수 있게 한다.
● 웃음은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티졸의 분비를 억제하여 안정을 시키고 삶의 활력을 불어 넣어준다.
● 웃음은 면역기능을 강화시키고 질병을 예방하고 건강을 증진 시킨다.
● 웃음은 상대방의 마음을 여는 가장 쉽고 확실한 방법이다.
● 웃음은 침의 분비량을 늘려 소화를 돕는다.
● 웃음은 혈액순환을 증가시키고 심장을 튼튼히 한다.

이것은 웃음치료 자격증을 취득할 때 배운 교육이다. 나는 웃음 치료자격증을 취득하기 전 버스 안에서나 전철 안에서도 미친 듯이 웃으며 다녔다. 때로는 미친 사람으로 오해 받기도 하였고 내가 나타나면 길을 비켜주는 사람들이 많았다.

지금은 암환자들에게 웃음치료를 할 때 억지로라도 웃어주면 나도 모르는 사이에 마음이 긍정적으로 바뀌게 된다. 오늘도 나는 산을 오르면서 노래 부르며 박장대소를 한다.

월간암(癌) 2012년 7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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