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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상식 - 필연적으로 살찌는 생활을 한다
고정혁 기자 입력 2010년 11월 08일 18:01분925,842 읽음

건강에 필요한 세 가지 요소로 보통 ‘영양, 운동, 휴식’을 든다. 최근 일본의 후생노동성은 이 건강의 세 요소를 ‘운동, 휴식, 영양, 금연’으로 수정했다. 현대인의 생활을 고려하여 내용과 순서를 바꾼 것이다. 순서에 얼마나 큰 의미를 두는지는 모르겠지만 ‘영양’보다 늘 뒷전이었던 ‘운동’을 맨 앞으로 내세운 것은 운동 보급에 힘쓰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임이 분명하다.
건강을 지키는 데 ‘영양, 운동, 휴식’은 하나같이 중요하다. 그런데 행정기관이 유독 ‘운동’에 주목하는 이유는 다양한 통계와 조사를 통해 현대인의 ‘운동 부족’상태를 심각하게 인식했기 때문이다.

운동이 부족한 이유는 현대인의 생활방식에서 쉽게 찾을 수 있다. 이동 수단은 주로 전철·버스·자가용이고, 사무 공간에서는 엘리베이터로 오르내린다. 앉은 채 리모컨으로 TV 채널을 조절하고, 장보기도 인터넷을 이용하거나 배달로 해결한다. 이러한 상황은 대도시에 사는 사람에게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시골에서도 어디를 가건 차를 이용하기 때문에 더욱 심각한 운동 부족이 염려된다는 연구 보고도 있다. 어디에 살건 우리의 생활 환경은 운동 부족을 일으키는 요인들로 가득하다.

그렇다면 운동을 하면 되지 않느냐고 할 것이다. 맞는 말이다. 마음만 먹으면 당장이라도 운동을 할 수 있고 또 오래 지속할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어느 정도’ 상황을 수습할 수 있다. 남은 것은 영양을 적절히 보급하고 휴식을 취하면서 금연을 하는 것이다. 그러면 건강을 ‘어느 정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왜 ‘어느 정도’인가? 영양과 휴식이 충분하고 운동도 열심히 하는데 왜 건강을 ‘어느 정도’밖에 지키지 못하는 것일까? 이유는 바로 ‘연령 증가’에 따른 몸의 변화 때문이다.

마흔 살이 넘으면서 우리 몸에서는 현저한 ‘대사’저하가 일어난다. 이는 곧 에너지 소비량이 줄어든다는 뜻이다. 그 결과 에너지가 몸 안에 쌓이고 지방으로 축적된다. 이것이 체지방의 정체다.

인체 시스템은 매우 정교하기 때문에 예측하지 못하는 위기와 장래에 대비하여 남은 에너지를 몸 안에 ‘지방’으로 쌓아 둔다. 굳이 지방이어야 하는 이유가 있다. 지방은 다른 영양소보다 에너지 효율이 높기 때문이다. 이왕 체내에 쌓아 두려면 에너지 효율이 높은 지방을 선택하는 것은 당연하다.
지방의 에너지 효율이 어느 정도 높은지 수치를 들어 알아보자. 체지방은 1g당 약 7kcal의 열량을 낸다. 탄수화물은 1g당 약 4kcal의 열량을 낸다. 7 대 4이므로 두 배까지는 안 되어도 동일한 중량으로 지방이 얼마나 더 많은 열량을 내는지를 알 수 있다. 이런 이유 때문에 몸은 남은 에너지를 효율성이 좋은 지방의 형태로 저장하는 것이다.

몸 안에 지방이 필요 이상으로 쌓여 있고 특히 내장에 지방이 많은 내장지방형 비만을 메타볼릭신드롬(대사증후군, metabolic syndrome) 또는 내장지방증후군이라고도 한다. 메타볼릭은 ‘대사’라는 뜻이다.
이미 내장지방증후군이 진행되었거나 그렇게 될 위험이 큰 사람은 지방 감량이 급선무다. 지방을 줄이기 위한 유일한 ‘전략’은 ‘섭취 열량보다 소비 열량을 늘리는’ 것이다.
쉽게 표현하면 ‘열량의 적자’를 내는 것이다. 지금까지 열심히 보아온 ‘지방’이라는 저금을 이제부터 부지런히 쓰자는 뜻이다. 지금은 살이 찌지 않아서 아무런 문제가 없는 사람도 계속 ‘섭취 열량과 수비 열량의 균형’을 유지하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그런데 이것이 생각만큼 쉬운 일이 아니다.

이틀 만에 한 살을 더 먹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

건강한 다이어트를 위해서는 근육량을 늘려서 대사를 촉진하고 이를 통해 지방을 항시 지속적으로 연소시키는 방법이 이상적이다. 그러나 근육량을 늘리는 일은 생각만큼 쉽지 않다. 특히 평소에 운동을 거의 하지 않던 사람은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적어도 2, 3개월간은 트레이닝을 계속해야 한다. 즉각적인 효과를 원했다면 실망할지 모르겠지만 사실 그 정도의 노력은 필요하다.
그런데 근육량을 늘리는 일은 힘들어도 반대로 근육량을 줄이는 것은 정말 간단하다. 그야말로 순식간이다. 근육의 양은 서른 살 무렵부터 줄어들기 시작하여 70대에는 3분의 2로 줄어든다. 특히 넓적다리, 엉덩이, 등, 배의 근육은 현저하게 줄어 70세쯤 되면 절반으로 줄어든다. 해마다 1%씩 근육량이 줄어드는 것이다.
일반적인 생활로는 이 정도에 그치지만 건강한 사람이 하루 종일 누워서 생활하면 놀라운 결과가 나온다. 만약 식사도 누워서 하고 배설도 누워서 한다면 근육은 불과 하루만에 0.5%나 줄어든다. 이틀이면 1%가 줄어든다. 단 이틀 만에 근육의 일 년치 감소량이 줄어드는 것이다.

물론 이 실험에서처럼 건강한 사람이 누워서 식사를 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휴일을 빈둥거리며 보내는 사람은 꽤 있다. 여기서 빈둥거린다는 것은 비유적인 표현이지만, 실제로 주말 내내 누워서 지낸다면 월요일에는 근육 나이로 한 살 더 먹는다.
겁주려는 것이 아니라 근육은 그만큼 ‘반응이 빠른 기관’이라는 점을 말하려는 것이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날까? 인체 시스템은 매우 정교하기 때문에 만약 근육을 사용하지 않으면 그 근육을 줄여서 에너지의 활용이라는 측면에서 유리한 상태가 되려고 한다. 에너지의 최대 소비자인 근육을 줄여 적은 양의 에너지로 생활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다.

근육량이 줄어드는 나이에 어쩌다 입원을 하거나 수술 때문에 며칠이고 자리에 누워 지내는 일이 생기면 다리가 잘 움직이지 않거나 한동안 휠체어에 의존해야 할 수도 있다. 인체 시스템의 원리를 생각하면 당연한 일이다. 서 있는 것조차 힘들어지기도 하고 재활 훈련과 보행 연습을 제대로 하지 않으면 예전의 일상생활로 돌아갈 수 없는 경우조차 생긴다.
20대도 마찬가지다. 수술 등으로 한 달 정도 꼬박 침대에 누워 생활하면 그냥 서 있는 것도 쉽지가 않고 일어서려고 해도 마음만큼 잘 안 될 수도 있다.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한 달간 누워서 생활하면 나중에는 서는 것조차 곤란해질 만큼 근육이 급격히 약해진다.

<평생 살찌지 않는 몸으로 건강하게 사는 근육 만들기>, 이시이 나오카타, 전나무숲

월간암(癌) 2009년 1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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