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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트레이스, 유방암 삶의 질 향상시키다.
고정혁 기자 입력 2009년 01월 08일 16:26분875,863 읽음

**보트 레이스에 참가하면 유방암 생존자의 삶의 질이 향상

유방암 생존자에게 장기적으로 가장 좋은 치료방법은 용선(龍船)시합에 참가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최근의 연구결과에 의하면 용선 보트 경주에 참여한 유방암 생존자들이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건강상태가 개선되었고 병원치료로 인한 마음의 상처를 극복하는데도 도움이 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 연구에 참여한 브리티시 컬럼비아 대학의 새비스턴 박사에 의하면 유방암이란 진단을 받고 치료를 받게 되면 당사자는 엄청난 충격을 받게 되는데, 치료기간 중에도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지만 치료가 끝난 뒤에도 재발을 걱정하기 때문에 또 엄청난 스트레스를 겪게 된다고 한다.

새비스턴 박사의 말에 의하면 10년 전까지만 해도 유방암환자들은 운동을 하면 안 되고 더더구나 상체를 움직이는 활동은 피해야 하는 것으로 알고 있었다고 한다. 또 유방암환자의 운동과 관련된 대부분의 연구는 생리학적인 득실을 양적으로 평가하는 것이었고, 따라서 실제로 유방암환자들이 어떻게 운동을 인식하는지에 대해서는 전혀 연구가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한다. 이런 이유로 새비스턴 박사를 포함한 연구진은 유방암 여성환자들이 모두 함께 운동할 수 있는 환경을 갖는 것이 어떤 효과가 있는지를 생각해보게 되었다고 한다.

**유방암환자의 신체적 활동이 지속적 스트레스를 완화

이런 이유로 새비스턴 박사는 1990년대 후반에 캐나다의 밴쿠버에서 다양한 연령층의 유방암환자들로 구성된 많은 용선 보트 팀을 조직해서 용선시합에 참여시켜보게 되었다. 그녀는 용선경기에 경험이 다양한 20명의 유방암환자들을 추적 연구해서 이런 분야에 질적인 자료가 부족한 것을 해결해보려고 했다. 그 결과 이런 신체적인 활동이 긍정적인 효과가 있는 것을 밝혀냈다. 즉 신체적인 활동 그 자체가 암에서 회복하는 과정에 겪게 되는 지속적인 스트레스를 완화시켜주는 것이 밝혀진 것이다. 이들 환자들은 운동선수와 같은 생활을 하게 되었고 그로인해 강해질 수가 있었다.

흥미로운 점은 긍정적인 결과는 다른 환자들과 갖는 공감대에 달린듯하다는 점이다. 유방암 생존자들은 나이나 신체유형이나 건강상태가 상당히 차이가 나지만 서로 비슷한 처지라는 것을 인식하고 있었다. 그러나 과체중 여성들은 그런 신체적인 활동을 해도 서로 공감대가 없기 때문에 동일한 효과를 얻을 수가 없었다고 한다. 즉 유방암 생존자들은 어떤 집단의 일부로 동질감을 갖게 되지만, 과체중 여성들은 서로가 비교하고 대비를 하기 때문에 동질감이 없었다고 한다.

유방암환자들은 집안의 허드렛일이라도 해서 몸을 움직이는 것이 가만히 있는 것보다 치료에 더 도움이 된다는 연구결과가 이미 존재하지만, 이제는 유방암 생존자들이 자신감을 갖고 힘든 운동에도 함께 도전해보는 것이 암을 극복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

참고로 용선시합이란 원래 중국남부 지방에서 생긴 보트 레이스로 그 역사가 2천년이 넘는다. 보트는 좁고 길어서 마치 카누와 비슷하게 생겼는데 한 팀은 10~20명으로 구성되고 뱃머리에는 북을 치는 고수가 있고 배의 선미에는 배를 조절하는 키잡이가 있다.

1970년대에 국제적으로 관심을 끌게 되어 지금은 국제적인 스포츠경기로 발전했다. 국제용선연명이란 단체까지 생겼고 2년에 한 번씩 국제적인 경기가 개최되는데 55개국에서 6,000명 정도가 시합에 참여한다. 2003년에는 중국, 2005년에는 독일, 2007년에는 오스트레일리아에서 경기가 개최가 되었고 2009년에는 러시아, 2011년에는 미국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전 세계적으로 갈수록 인기를 끌고 있는 스포츠 경기인데 특히 캐나다 서부연안에서 인기가 높다.

중국에서 이런 보트 레이스가 생긴 이유는 단오절에 초나라 시인 굴원을 기념하는 용선제 행사의 일부로 여러 지역의 보트 팀이 참가해서 경기를 벌인데서 유래한다. 한 사람의 시인을 위해 2천년이 넘는 세월동안 축제를 벌이는 중국의 문화적인 전통이 부럽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지방자치 단체들이 이런 국제적인 용선경기가 있는 것을 알게 되면 또 유치를 하기 위해 온갖 소란을 떨지 않을까 걱정이 된다.

출처:
C. M Sabiston, et al, "Psycho-social experiences of breast cancer survivors involved in a dragon boat program: Exploring links to positive psychological growth" Journal of Sport & Exercise Psychology, 29, 419-438.


초나라 시인 굴원
중국 전국시대 초나라 사람으로 20세에 좌도관(오늘의 부수상) 벼슬을 지낸 출중한 정치가이자 중국 역사상 가장 위대한 애국시인. 나라와 백성을 사랑하는 일에 자신의 목숨을 바쳤으나 역량이 부족한 군주가 끝내 그를 유배시킨다. 초나라가 멸망할 것을 알고는 62세의 나이로 5월 5일 멱라강에 몸을 던진다. 굴원이 죽은 음력 5월 5일 단오절은 그를 추모하는 제일이며 매년 이날이 되면 강남지방 사라들은 용의 머리를 장식한 용선경주를 성대히 벌이고, 갈댓잎으로 싼 송편을 멱라강 물고기에게 던져 준다. 전설에 의하면 물에 빠진 굴원이 물고기에게 뜯어먹히지 않도록 하기 위한 놀이라고 한다.

월간암(癌) 2008년 3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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