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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다 멈추게 만드는 신경인성 간헐적 파행, 추간공확장술로 치료
고동탄(bourree@kakao.com) 기자 입력 2026년 01월 23일 10:00분399 읽음
그림 : 좌측은 추간공의 내외측을 우측은 척추관의 후방부 인대를 공략하는 추간공확장술 모습
70대 초반의 L씨(여)는 최근 몇 년 사이 외출이 두려웠다. 집 근처 마트까지 걸어가는 길에서도 허리에서 시작된 통증이 엉덩이와 종아리로 번지며 다리가 저린 느낌이 수시로 반복됐기 때문이다. 멈춰 쪼그려 앉아 허리를 굽히면 통증은 잠시 가라앉았지만, 다시 몇십 미터만 걸어도 같은 증상이 재현됐다. L씨는 “마트에서는 그래도 카트에 몸을 앞으로 기대면 오래 걸을 수 있고, 잠깐 쉬면 괜찮아지니 참고 다녔는데, 점점 쉬는 횟수가 늘어나면서 일상 자체가 힘들어졌다”고 말했다.

이처럼 걷는 도중 통증과 저림으로 인해 반복적으로 멈추게 되는 증상은 척추관협착증 환자에게서 흔히 나타나는 ‘신경인성 간헐적 파행’이다. 말 그대로 신경 압박이 원인으로 일정 거리 이상 보행이 어려운 것이 특징이다. 통증은 허리를 꼿꼿이 세우거나 오래 걸을 때 심해지고, 허리를 굽히거나 쪼그려 앉으면 비교적 빠르게 완화되는 양상을 보인다.

척추관협착증은 신경다발이 지나가는 척추관 또는 신경가지가 양옆으로 빠져나가는 추간공이 퇴행성 변화로 점차 좁아져 발생한다. 나이가 들수록 뼈가 웃자라거나 인대가 두꺼워지고 탄성을 잃으면서, 공간을 좁히고 신경을 누르게 된다. 특히 허리를 곧게 편 자세에서는 척추관과 추간공의 여유 공간이 줄면서 신경 압박이 극대화된다.

이 때문에 환자들은 채 100m도 걷지 못하고 멈춰 서게 되며, 자연스럽게 허리를 굽히거나 쪼그려 앉아 통증이 줄어들기만을 기다리게 된다. 보행 속도가 느려지고 걸음걸이도 절뚝거리며 팔자걸음 형태로 불안정해지는 것도 신경인성 간헐적 파행의 전형적인 모습이다.

문제는 이러한 증상이 모두 척추관협착증에서만 나타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하지 혈관이 좁아져 나타나는 혈관성 파행 역시 보행 중 통증을 유발할 수 있어, 증상만으로는 혼동하기 쉽다. 서울 광혜병원 박경우 대표원장은 “환자가 들어오는 순간의 보행 자세만 봐도 대부분 추정은 가능하지만, 파행의 원인이 신경인지 혈관인지는 영상 검사를 통해 명확히 구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척추 질환의 자가 판단을 위한 간단한 기준으로는 자세 변화에 따른 통증 양상이 있다. 허리를 앞으로 굽히거나 앉으면 통증이 줄고, 곧게 펴고 걸을수록 심해진다면 척추관협착증 가능성이 크다. 반대로 허리를 굽히거나 다리를 들어 올릴 때 통증이 더 심해진다면 허리디스크와의 연관성을 의심해볼 수 있다.

박경우 대표원장은 “신경인성 간헐적 파행을 동반한 척추관협착증 환자에게 추간공확장술을 적용하고 있다. 추간공 외측과 내측의 인대, 그리고 척추관 후방부에 위치한 황색인대를 순차적으로 정리해 신경이 지가가는 공간을 넓힌다”라며, “추간공은 해당 신경가지를 척추관 후방부는 아래로 갈라지는 신경가지가 타겟이 되므로, 한 번의 접근으로 두 군데의 신경 압박을 동시에 줄인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 과정에서 단순히 물리적 압박만 줄이는 것이 아니라, 확보된 공간으로 신경 주변에 쌓인 염증 유발 물질을 함께 배출하는 생화학적 치료도 병행한다”고 덧붙였다.
월간암(癌) 인터넷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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