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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환자 불면증의 한약치료
구효정(cancerline@daum.net) 기자 입력 2024년 02월 27일 16:43분1,603 읽음
글: 장성환 한의학박사, (사) 대한통합암학회 부회장, 대한암한의학회 부회장, 의료법인 명원의료재단 파인힐병원 한방원장, 통합의학 센터장

불면증은 암 환자의 삶의 질을 악화시키는 많은 요인 중 하나이며 암 환자들이 흔하게 호소하는 증상이다. 연구에 따르면 불면증 증상은 최근 암 진단을 받은 환자의 거의 절반에서 나타났다. 심각한 수면 장애는 암 환자의 25%에서 59%에 이르는 광범위한 범위에서 보고되었으며, 이는 일반인들 기준으로 두 배에 해당하는 비율이다1).

항암화학요법을 받은 암 환자를 측정한 결과, 여러 시리즈를 통해 항암화학요법을 지속할 경우 수면 장애가 악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2). 조사에 따르면, 첫 번째 항암화학요법 주기 후 7일째에 환자의 36.6%가 불면증 증상을 보고했으며, 43%가 불면증 증후군의 진단 기준을 충족하여 일반인보다 3배 높은 수치를 보였다3).

암 부위와 관련하여, 유방암, 부인과 및 폐암은 불면증 발생 위험이 가장 높은 것으로 보이며3.4), 전립선암 남성의 경우 그 비율이 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5). 모든 암 부위 중에서 유방암은 불면증의 유병률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6). 유방암의 유병률이 높은 이유는 치료로 인한 안면 홍조와 관련이 있으며, 다른 암 부위처럼 통증과 스트레스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

암 환자 불면증의 원인
불안감과 우울증은 암 환자에게 빈번하게 동반되는 질환이다6). 불면증은 이 2가지 원인 모두에 자주 나타나는 증상이며, 유방암 환자의 수면 장애 증가와 관련이 있다. 그 외에도 질병이나 수술 또는 약물 치료로 인한 통증이 수면의 질에 쉽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실제로 통증은 암 환자의 모든 단계에서 환자의 50% 이상, 전이성 또는 진행성 질환 환자의 2/3 이상에 영향을 미친다7).

방사선 요법과 항암화학요법은 수면 장애와 관련이 있다. 이러한 치료의 부작용인 통증, 설사, 구역 및 구토는 불면증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8). 암 환자의 구역, 구토를 줄이고 염증을 없애는데 자주 처방되는 덱사메타손과 같은 글루코코르티코이드(스테로이드 호르몬)는 수면주기와 관련된 코티솔(cortisol) 호르몬의 리듬 교란을 통해 수면-각성 주기의 변화를 초래할 수 있다9).

불면증과 암 환자 예후
암세포 주변의 미세환경은 암의 발생과 전이, 확산을 결정하는 핵심 역할을 하며, 특히 염증환경은 암세포를 번성하게 만든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하룻밤에 6시간 이하의 수면은 IL-6와 TNF-α와 같은 친염증 화학물질을 증가시킬 수 있고, 10일 동안 연속으로 하루에 4시간 이하 수면을 취할 경우 염증수치인 CRP의 수치가 치솟게 된다. 임상연구에 따르면 IL-6, CRP 및 TNF-α와 같은 염증수치가 증가되면 암 사망 위험과 강하게 연관되어 있음이 시사되었다10).

전이성 결장직장암 환자 200명을 대상으로한 임상연구에서 밤새 뒤척이고 일어나서 돌아다니고 지나치게 낮잠을 자는 “24시간 리듬주기 장애”를 가진 환자들은 정상적인 리듬주기를 가지고 있는 환자들보다 암 진단을 받은 지 2년 이내에 사망하는 확률이 5배 더 높았다11).

이런 결과들은 24시간 리듬 주기 장애를 가진 환자들은 정상인 리듬주기를 갖고 있는 환자들보다 암을 촉진하는 염증성 사이토카인의 수치가 훨씬 높았다는 연구결과로 설명 되어진다12).

따라서 암 환자의 불면증은 삶의 질 뿐만 아니라 암의 진행을 억제하고 사망률을 낮추기 위해 반드시 치료해야할 증상이라고 할 수 있다.

일반적 치료법
암 환자의 불면은 우선 원인 문제의 해결이 필요하기 때문에 통증이 있다면 적당한 진통제를 투여하고, 불안, 우울로 인한 경우에는 항불안제나 항우울제를 투여하고, 각성제나 스테로이드 등의 약제를 중단하는 치료를 하게 된다.

불면증 치료를 위한 약으로 벤조디아제핀은 가장 흔히 쓰이는 약제이고, 2주 이내 또는 간헐적인 사용이 가장 효과적이다. 그러나 내성이 잘 생겨서 오래 사용하면 불면증이 악화되거나 자주 깨어나게 된다. 수면 무호흡증도 악화시킬 수 있고, 호흡저하가 있을 때에는 조심해서 사용해야 한다.

비벤조디아제핀계열 수면제인 졸피뎀(상품명 스틸녹스)은 30분 이내로 약효가 빠르게 나타나고 지속 시간이 짧기 때문에 일상에서 많이 처방되는 수면제중 하나이다. 그러나, 벤조디아제핀과 같은 수용체에 작용하므로 부작용과 주의점이 비슷하고 약물의존성과 오남용 위험이 있어 향정신성의약품으로 지정되어 있다.

멜라토닌(상품명 서카딘)은 우리 몸에서 생체 리듬 조절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호르몬으로 자정을 넘긴 밤에 가장 많이 분비가 되고, 아침이 되면 분비량이 줄어든다. 멜라토닌은 나이가 들수록 분비량이 줄어들어 특히 50대가 넘어가면 멜라토닌 분비량이 매우 적어지기 때문에 수면장애가 생기거나 수면의 질이 저하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멜라토닌은 불규칙한 신체 수면 리듬을 바로잡아 불면증을 해소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서카딘은 수면의 질이 저하된 55세 이상의 불면증 환자의 단기치료에 효과가 있다.

암 환자 불면증의 한약치료
암 환자의 불면은 우선 원인 문제의 해결이 필요하기 때문에 통증이 있다면 통증을 완화하는 한약을, 불안, 우울로 인한 경우에는 항불안, 항우울 작용이 있는 한약을, 구역, 구토, 소화불량에는 항구토 효과나 소화불량을 치료하는 한약을 개별생리에 맞추어 사용하게 된다.

암환자 불면증에 자주 활용되는 한약에는 귀비탕, 가미귀비탕, 억간산, 산조인탕, 시호가용골모려탕, 계지가용골모려탕, 온담탕, 가미온담탕, 소요산, 단치소요산(가미소요산), 작약감초탕, 우황청심원, 천왕보심단 등이 있다.

과학적 근거로는 다음과 같은 임상연구들이 보고되어 있다.
암환자 수면장애에 대해 가미귀비탕을 사용한 무작위 대조군 임상시험(RCT)에서 30례의 환자중 가미귀비탕군(15례)이 대조군(비투여군 15례)에 비해 불면 중증도 지수나 권태감 간이 척도가 유의하게 개선되었다13).

또 다른 연구로 수면장애를 가진 암 환자 30명을 치료군(가미귀비탕 투여)과 무처치군(대조군)으로 무작위 배정해 2주간 불면 정도, 피로감, 우울증, 인지장애 변화를 비교한 결과 대조군보다 치료군의 불면 정도와 피로감이 감소하는 한편 치료군에서 간기능과 신장기능의 이상을 포함한 부작용들은 나타나지 않았다14).

불면을 호소하는 암환자 22명을 대상으로 인지행동치료를 시행한 표준치료군과 천왕보심단을 복용한 한약치료군의 효과를 4주간 진행한 결과, 천왕보심단 한약 치료는 인지행동치료와 유사한 치료 효과를 보였다. 또한 천왕보심단은 불면증 이외에도 피로와 불안을 개선하는 효과가 추가로 있음을 보여주었다15).

시호가용골모려탕, 계지가용골모려탕은 용골, 모려의 항불안작용, 진정작용, 강심작용을 통해 심계항진, 초조, 불안, 불면 등에 효과가 있다.
억간산은 암환자의 신경증, 불면증, 섬망 등에 사용되며, 신경보호작용을 통해 불안, 초조, 불면 등에 효능이 있음이 보고되었다16).

육군자탕은 임상연구에서 도세탁셀, 5-FU 및 시스플라틴으로 치료받은 진행성 식도암 환자 19명에서 항암제로 유발된 식욕부진, 오심, 구토를 개선하고 특히 기분과 일상 활동에 대한 삶의 질(QOL) 점수를 개선했다고 보고되었다17). 또한 항우울작용이 있는 것이 무작위대조군 임상시험(RCT)으로 검증되었다18). 따라서 항암제로 유발된 구역, 구토와 우울증이 동반된 불면증에 육군자탕이 많이 활용되고 있다.

오사카 의대 유방암 클리닉에서 진행한 임상연구에서 유방암 항호르몬 요법을 시행한 147례(폐경전 74례, 폐경 후 73례)중 안명홍조, 발한이 주증상인 경우 가미소요산(단치소요산)을, 불면증 등 정신증상이 주증상인 경우 가미귀비탕 또는 억간산을 투여하여 유효성을 보였으며 불면, 안면홍조, 피로감, 관절통 등 여러 부작용에 대하여 83%의 유효성을 얻어 개개인에 맞춘 처방선택을 하는 한약치료가 유방암 항호르몬요법의 부작용 경감에 유효하다고 보고되었다19).

항암제로 유발된 소화불량, 설사, 구내염에는 반하사심탕이 많이 활용되고 있다. 무작위 대조군 임상시험(RCT)에서 41례의 대상환자(비소세포폐암으로 시스플라틴 및 이리노테칸 병용요법을 받은 환자) 중 39례가 설사를 경험하였으나, 반하사심탕 투여군 18례는 대조군(비투여군) 23례에 비교하여, 설사 등급이 유의하게 낮아, 3등급(하루 7차례 이상 설사) 이상의 증례수가 적었다는 결과가 보고되었다20). 반하사심탕은 항암제 유발성 설사, 구역, 식욕부진 등 소화기 증상 뿐만 아니라 불안과 불면증까지 개선되는 효과가 있다.

한약은 암 환자 불면증 개선에 도움이 된다.
이상과 같이 한약은 암 환자의 불안, 우울 등의 정신 증상으로 인한 것뿐만 아니라 항암치료 부작용으로 인한 설사, 구역, 구토, 통증, 피로 등 다양한 원인으로 인한 불면증에 대응이 가능하다.

의료가 일원화되어 의사들이 한약을 사용하고 있는 일본의 경우, 암치료 병원 완화의료팀에 근무하는 311명을 대상으로 전국 조사를 실시한 결과, 한약은 완화의료 의사 중 64.3%(n=200)의 높은 비율로 처방되었다. 또한 암 환자의 증상이나 항암화학요법의 부작용을 조절하는 유효한 수단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되었으며, 완화의료 의사들은 한약의 효능을 인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
이와 같이 완화의료 의사들이 한약을 처방하는 이유는 72%(n=144)가 ‘한약을 사용시 (양약만 사용하는 것보다) 약물치료 옵션이 더 크다는 점’을 꼽았다21).

암 환자의 불면증 치료에도 양약에는 없는 한약 치료제가 있다는 점이 간과 되어서는 안될 것이다.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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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암(癌) 2024년 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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