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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암치료 중 한의학적으로 신장을 보호할 수 있을까
고동탄(bourree@kakao.com) 기자 입력 2023년 08월 30일 17:36분1,510 읽음
글: 장성환 한의학박사, (사) 대한통합암학회 부회장, 대한암한의학회 부회장, 의료법인 명원의료재단 파인힐병원 한방원장, 통합의학 센터장

항암제 시스플라틴
시스플라틴은 폐암, 난소암, 자궁경부암, 방광암, 두경부암, 식도암, 중피종 등 여러 암을 치료하는 데 사용되어온 대표적인 세포독성 항암제이다. 이 항암제는 항암효과도 강하면서 부작용도 심해 그 대처에 고심이 많게 된다. 일반적인 부작용으로는 골수억제로 백혈구 감소, 호중구 감소, 빈혈, 혈소판 감소가 발생하고, 오심·구토와 식욕부진 등의 소화기 증상이 거의 전례에서 일어나며, 급성 신부전 등의 신장손상 등의 중대한 부작용이 일어나는 경우가 있다.

신장 보호직용에 사용되는 한약

그림 : 시령탕

일본, 대만, 중국은 법적으로 의사들이 한약을 처방할 수 있다. 일본의 경우 2008년 조사(Moschik 등, 2012)에 의하면 전체 의사 약 30만 명 중 83.5%가 한약을 실제 처방하고 있고 과별로 보면 내과(88.8%)에서 가장 높은 비율로 한약을 처방하고 있다. 그중에서 신장내과에서는 신장 기능장애에 한약을 활용하고 있는데 그중에 대표적인 한약이 “시령탕”이다.

시령탕은 신장의 기능이 저하되어 온몸이 붓고, 단백뇨가 심하게 나오며 소변이 매우 적어지는 신장병인 신증후군(네프로제 증후군)의 관리의료에 대하여 스테로이드제와 병용할 때 중심이 되는 한약이다. 시령탕(소시호탕과 오령산의 병용)은 1년 이상 장기적으로 연속해서 사용할 수 있으며, 재발이 계속되는 감기 증후군에 대한 저항성이 증대되고, 스테로이드제와 조합되어 신증후군의 관해 기간의 연장 효과를 위한 치료(follow up therapy)에 유용한 한약으로 보고되어 있다.

시스플라틴 유발 신장손상 예방 한약 “시령탕(柴苓湯)”
암 치료에 의사들의 한약 사용에 대한 태도를 조사한 연구(Ito 등, 2012)에서는 국립암센터를 비롯한 일본 전국의 암 치료 병원 124곳에 근무하는 900명의 의사를 설문한 결과 92.4%가 한약 처방 경험이 있고 73.5%에서는 암 치료와 관련된 목적으로 처방한 경험이 있다고 하였다.

암 치료 영역에서 시령탕은 구역, 식욕부진, 소변량 감소, 부종, 단백뇨, 복수 등을 동반할 때 사용되고 있다. 이를 일본 암 치료 전문의들은 “마치 항암제 시스플라틴 부작용 발생 시에 사용하기 위해 만들어진 느낌이 있다.”라고 표현하고 있다.

가와사키 의대의 오키모토 지로 교수팀은 “시스플라틴 유발 신장장애 감소에 대한 시령탕의 효과”에 대한 연구를 폐암 환자 26례를 대상으로 진행하였다. 시스플라틴 투여 전날부터 시령탕 엑기스를 1일 9g으로 15일간 투여한 폐암 환자 10례를 시령탕군으로 하고, 시령탕을 투여하지 않은 16례를 대조군으로 설정한 후, 시스플라틴 투여 후 신장장애에 대해 검토했다.

그 결과 대조군에서는 시스플라틴 투여 3일째에 신장기능을 평가하는 혈액요소질소(BUN)가 평균 26.5㎎/dL, 7일째에 평균 25.4㎎/dL로 상승하였으나, 시령탕을 투여한 군에서는 3일째, 7일째에 모두 정상치 기준 20㎎/dL를 넘기지 않았다. 또한 대조군에서는 시스플라틴 투여에 의해, 신장의 사구체 기능을 평가하는 크레아티닌 청소율(Ccr)의 저하, 신장 기능장애에 문제가 있을 때 상승하는 효소인 NAG 상승이 일어났으나 시령탕군에서는 그러한 변동이 유의하게 억제되었다. 이상의 결과를 통해, 시령탕은 시스플라틴으로 유발된 신장장애를 경감시킨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키타 사토대학 두경부암 외과의 야마시타 히로시 박사는 “신장기능장애는 시스플라틴을 중심으로 한 백금 제제 투여에 따른 것이 많다. 일반적으로 표준 보조 치료로 대량의 수액을 주는 수액 요법에 따라 처리되는 경우가 많다. 한약으로는 종종 시령탕이 사용된다. 시스플라틴 투여 전날부터 시령탕을 투여하여 신장손상이 감소한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라고 설명하였다.

시령탕 이외의 한약으로는 십전대보탕이 실험연구에서 시스플라틴에 의한 BUN 상승을 경감시켰다는 보고가 있다. 신장독성을 경감시키는 성분은 sodium aurothiomalate이며 이 성분은 당귀에 가장 많이 함유되어 있다. 그 외에도 시령탕은 소화기암, 비뇨기암, 부인과 암의 복막전이로 인한 암성 복막염이나 복수 치료에 많이 활용되고 있으며, 장기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특히 간세포암의 말기에 나타나는 간부전에 동반된 난치성 복수(ascites) 치료에 난항을 겪는 증례에 대한 유효성이 높다고 보고되어 있다.

항암제 부작용 경감을 목적으로 한 한약의 복용 시기
우리나라의 대학병원에서는 암 환자에게 절대 한약을 복용하지 말라고 안내하고 있다. 반대로, 40년 이상 암 치료 환자들에게 한약을 실제로 처방하고 있는 일본 암 치료 전문의들은 암 환자에게 면역증강, 항암 부작용 완화, 방사선 부작용 완화, 삶의 질 향상을 목적으로 과학적 근거에 따라 한약을 권하고 있다. 또한 한약 복용 시기를 다음과 같이 안내하고 있다.

“항암제 부작용 경감을 목적으로 한약을 사용할 때는, 임상 연구와 실험연구 모두에서 항암제 투여와 동시에 또는 그 전에 투여할 때는 신장 장애나 골수억제 등의 부작용을 경감시켰으나, 항암제 투여 후에는 거의 독성을 경감시키지 못했다. 따라서 한약 복용 지도 시에는 늦어도 항암제 투여 전날부터 복용하도록 지도해야 한다. 특히, 오심·구토가 일어난 후에는 한약 그 자체의 복용이 힘들어지기 때문에 항암제 투여 전부터 복용하는 것이 좋다.”

참조:
1) E.C Moschik, et al. Usage and attitudes of physicians in Japan concerning traditional Japanese medicine (kampo medicine): a descriptive evaluation of a representative questionnaire-based survey. Evid Based Complement Alternat Med. 2012;2012:139818.
2) 門脇純一 외, 특발성 네프로제 증후군 환자에 대한 시령탕의 사용 경험. 소아내과. 17(별책) 1985:59-63.
3) 타니 다다토. 현대의료와 한방약. 동국대학교 출판부. 2012. p.241-250
4) A Ito, et al. First nationwide attitude survey of Japanese physicians on the use of traditional Japanese medicine (kampo) in cancer treatment. Evid Based Complement Alternat Med. 2012;2012:957082.
5) 마사키 기타지마 등 일본 암치료 전문의 27인 공저. 동서의학이 함께 만드는 새로운 암치료. 신흥메드싸이언스. 2014. p90-95
6) 沖本二郎 등. シスプラチン(CDDP)腎障害に対するツムラ柴苓湯の効果. 診断と治療. 1991;79(6):1497-1501.
7) (ランチョンセミナー⒀ 頭頸部癌の支持療法における漢方薬の使い方)
8) 荒川泰行 ほか. 肝硬変-腹水の改善について-, 日医雑誌, 1997;17:597-600.
월간암(癌) 2023년 7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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