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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경기 여성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필요할 때
구효정(cancerline@daum.net) 기자 입력 2023년 08월 30일 17:18분2,037 읽음
서구식 생활양식을 따르는 나라는 사회가 발전할수록 일하는 여성의 숫자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최근 수십 년간 여성의 노동 참여는 늘어났으며 퇴직 연령도 높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서 직장 여성의 임신이나 육아 등에 대해서 사회는 관심을 가지고 문제해결을 위해서 노력하고 있는데, 반해 폐경기에 처해 있는 여성에 대해서는 무관심한 측면이 있는 듯하다. 아직 폐경기 여성에 대하여 고용주나 정치인 등 정책입안자는 이 부분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 채로 언급조차 하지 않으려는 모습이다. 이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상태로 지속되고 있다.

폐경은 12개월 동안 월경이 없는 것으로 정의한다. 선진국에서 이 시기에 해당하는 나이 평균은 51세이며 모든 여성 개인에게 일어나는 보편적이고 정상적인 현상이다. 그러나 이 시기가 되면 대부분 여성은 갱년기 증상을 겪게 되는데 갱년기 여성 75% 정도가 대략 7년간 증상을 가지고 생활하게 된다. 열이 나는 느낌, 낮은 자존감, 부부관계의 어려움, 불면증, 불안과 우울증 등이 가장 대표적인 갱년기 증상이다. 전 세계적으로 10억 명 정도의 여성이 현재 이러한 증상과 함께 일상을 지내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리고 그 수치는 사회의 발전에 따라서 점점 더 꾸준히 오를 전망이다.

우리가 병이라고 인식하는 것은 생명의 위협을 느낄 때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지만, 일상생활을 불편하게 만드는 모든 증상을 병으로 인식하고 개선할 필요가 있다. 갱년기 증상이 노화의 정상적인 과정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갱년기 증상이 심하게 나타나는 사람들은 반드시 의료진의 돌봄이 필요하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전체 갱년기 여성 중에서 25% 정도가 이에 해당하는 사람으로 추정하고 있다.

갱년기는 여성의 수명 주기에서 복잡한 기간으로, 나이와 발병 원인, 증상 기간, 그리고 심혈관 건강과 뼈 건강, 유방암이나 자궁암 그리고 난소암과 같은 병의 가족력을 ​​포함한 개별 요인을 고려하여 미래의 건강을 계획할 시기이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건강 관리 전문가, 건강 연구원, 정책입안자와 사회 전반의 무관심 때문에 이 시기의 여성은 대체로 사적인 관심사로 자신의 건강을 책임져야 하며 이런 증상이 외부로 표출되었을 때 최악의 경우 약한 모습을 보인다며 타박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더 많은 수의 여성이 노동력에 진입함에 따라 이 정상적인 삶의 단계와 개인의 건강 관련 결과 및 경제에 미치는 잠재적 영향에 관한 관심이 필요하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저출산 문제로 임신이나 육아에 관해서만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데 여성의 삶 전체 주기에 따라서 사회적 장치가 만들어져야 저출산과 같은 문제가 비로소 해결될 수 있다.

미국의 자료에서 폐경기 여성으로 인한 경제적 손실이 어느 정도인지 가늠할 수 있습니다. 갱년기 증상으로 1차 진료를 받은 45~60세 여성 5,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폐경기 증상으로 직장에 결근, 조퇴, 정리해고 또는 스스로 그만두거나 은퇴를 고민하고 있냐는 내용이었다. 그 결과는 긍정적 답변보다는 부정적으로 답한 비율이 높았으며 이 때문에 미국 사회에 연간 약 18억 달러의 직접적인 손실이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한다. 여성 그룹에서 폐경기 증상과 작업 결과의 영향을 조사한 현재까지 가장 큰 연구이며, 그 결과는 이 전에 실시했던 비슷한 연구와 대부분 일치했다. 이 연구의 대부분 참가는 백인의 기혼 여성이며 직장을 다니며 건강 보험의 혜택을 받는 미국 여성이라는 점을 생각한다면 미국 사회에서 갱년기 증상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 손실은 더욱 클 수 있다.

갱년기 치료는 보통 호르몬 대체 요법(HRT)을 사용한다. 이러한 치료를 받았을 때 여성이 업무 성과에 미치는 폐경기 증상의 가장 큰 영향을 보고한 연구는 주목할 만하다. 에스트로겐 단독 또는 프로게스토겐과 함께 사용하는 것이 일과성 열감 및 식은땀의 가장 효과적인 치료법이다. 경구 피임약은 가임기 여성의 노동 참여에 상당한 영향을 주었지만, 폐경기에 있는 여성을 대상으로 한 의료 혁신이 노동력에 영향을 주었다는 주제로 진행된 연구는 거의 없다. 그러나 이번 연구를 통해서 호르몬 대체요법이 여성의 노동력에 미치는 영향을 인식할 수 있었는데, 호르몬대체요법(HRT)을 사용한 여성이 그렇지 않은 여성보다 단기 고용률이 32.6% 늘었다. 갱년기 증상의 관리가 삶의 질을 높일 뿐만 아니라 여성의 노동력 향상에도 긍정적 영향을 주고 있다고 결론을 내릴 수 있다. 이러한 점을 고려한다면 정책입안자는 임신과 육아뿐만 아니라 갱년기 증상에 대한 관리를 정책적으로 만들어야 한다.

또한 갱년기 여성의 최적 관리는 경제적인 차원을 넘어 중요한 점이 있다. 미국의 경우 여성이 근로자의 거의 60%를 차지하는데, 회사의 일 뿐만 아니라 일상적인 집안일, 육아, 부모 부양 및 기타 가족 구성원 또는 비가족 구성원을 돌보는 데 남성보다 더 많은 에너지를 소모한다. 미국은 65세 이상의 여성 10명 중 1명 이상이 빈곤 상태에 있으며, 80세 이상의 여성은 7명 중 1명 이상으로 모든 연령대에서 가장 높은 빈곤율을 나타내고 있다. 우리나라는 미국보다 훨씬 심각한 노인 빈곤율을 나타내고 있다. 남성보다 여성은 장수와 결합한 사회경제적 위치와 건강 사이의 강한 관계를 고려할 때, 지속적인 여성의 노동력을 유지하는 것은 나중에 여성의 건강과 웰빙을 최적화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

임신, 출산, 육아 휴직은 정책적으로 지속해 발전해왔지만 반대로 갱년기 여성의 경우에는 그러지 않았다. 직장 내에서 갱년기 여성에 대한 지원을 개선할 뿐만 아니라 여성 수명 주기의 이 중요하고 보편적이며 정상적인 단계를 최적화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연구 및 교육에 투자하는 것이 고용주와 회사 ​​조직 그리고 사회 전반에 가장 이익이 된다. 갱년기 여성 근로자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정책이 조금 더 나은 사회가 탈바꿈하는 시점이다. 갱년기에 있는 사람들을 더 잘 지원하는 직장 ​​정책을 개발하는 것이 우리 사회에 더 큰 이익이 아닐까.
월간암(癌) 2023년 7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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