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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질을 알면 건강에 도움이 될까
고동탄(bourree@kakao.com) 기자 입력 2022년 01월 28일 14:52분2,504 읽음
20년쯤 전에 우리나라의 TV 드라마는 사극 전성시대였다. 그전에도 물론 사극은 시청자들에게 큰 재미를 주었지만 조선 시대의 왕이나 후궁들의 생활을 다룬 정도가 대부분이었다. 고려시대, 삼한시대 등등의 아주 오래전 역사 소재를 다루면서 대하드라마라는 이름으로 방영되었고 압도적인 시청률을 기록한 시대가 2000년대 초반이었다.

사극의 소재가 다양해지면서 한의학을 소재로 다룬 드라마가 방영되었는데 우리나라 전체 사극 시청률의 최상위권을 기록하고 있으며 동의보감을 쓴 허준을 주인공으로 1999년에 방영된 드라마는 시청률이 최고 65%를 기록했으며 이 기록은 아직도 깨지지 않았으며 앞으로도 깨지기 어려운 전무후무한 기록이다. 그 후 ‘태양인 이제마’라는 드라마가 방영되면서 한의학은 많은 사람의 관심사가 되었다.

병을 고치는 일을 직업으로 가진 사람들을 의사라고 부르며 이런 직종은 인류의 역사가 시작될 때부터 있었다. 병을 고치는 방법은 아주 많으며 그 지역이나 민족의 고유한 풍습에서 유래한 방법들도 많이 있는데 한의학은 아주 오래전부터 과학의 범주에서 발전해온 의술이며 서양의학과 함께 병을 고치는 많은 방법을 갖고 있다.

어떤 병증이 있어 CT나 MRI와 같은 검사를 했음에도 원인을 찾을 수 없어 불편하게 생활하던 환자들도 한의원에 방문해서 침이나 뜸과 같은 시술을 받고 불편함이 사라지고 다시 쾌활하게 지낼 수 있는 경우가 많다. 응급적인 수술 이외의 대부분의 병에 대해서 치료 방법을 갖고 있으며 일반 병원과 마찬가지로 한의원에서도 급여 항목에 대해서는 의료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과거 태양인 이제마나 허준과 같은 드라마에 열중했던 사람이라면 어느 정도 한의학적 지식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병원을 방문하기 전에 자신의 상황을 먼저 점검하고 필요하다면 경동시장 같은 곳에서 한의학적 치료를 할 수 있는 뜸과 같은 재료를 사다가 치료를 시도하는 경우가 있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의료서비스 환경이 좋아져서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 한의원을 찾을 수 있으므로 자신이나 지인의 치료를 섣불리 시도하는 경우는 줄었다.

한의학에서는 사람의 체질이 치료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태양인 이제마’라는 드라마가 방영될 때 주변 사람의 체질을 감별하는 것이 유행했던 적이 있다. 소음인이니 태음인이니 하는 것을 감별하면서 드라마의 재미를 한층 더 북돋우고 의학적으로 가지고 있던 궁금증들이 유쾌하게 해소되곤 했다.

체질은 병은 진단하거나 치료할 때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한의학의 치료는 단순히 침이나 뜸을 놓는 외과적 방법 외에도 약을 처방하거나 가려야 할 음식 등을 처방할 때도 있는데 이때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는 것이 환자의 체질이다.

한의학에서 체질은 보통 4가지 혹은 8가지로 구분한다. 4가지 체질 기반으로 사상의학을 창시한 사람은 드라마에 방영된 것처럼 19세기 말에 활동했던 이제마 선생으로 4가지 체질은 소음, 소양, 태음, 태양이다. 또한 8체질을 사용하는 의사들도 많은데 수양, 수음, 목양, 목음, 금양, 금음, 토양, 토음 이렇게 8가지이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음양의 법칙으로 체질이 만들어진 듯한데 8체질은 수목금토 이렇게 4가지 원소를 사용하고 있다. 우리 몸의 장기 중에서 예민한 것과 그렇지 않은 것들을 구분하여 사람의 특성을 결정한다.

지구 위에 있는 수십억 사람을 4가지 혹은 8가지로 구분하는 것에 대하여 불신을 표시하기도 하지만 이러한 체질의 구분은 거시적인 관점에서 볼 필요가 있으며 어떤 사람을 보고 한 가지만으로 규정할 수 없는 애매한 면이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훈련을 받은 의사라면 사람의 체질을 명확하게 구분하여 그에 맞는 처방을 할 수 있다.

서양의학에서는 체질이라는 개념이 그리 중요하지 않기 때문에 같은 병에는 같은 약을 모든 사람에게 처방한다. 가령 열이 나는 환자가 방문했을 때면 아세트아미노펜과 같은 성분이 함유된 약을 처방할 것이다. 이 성분을 함유하고 있는 약은 이름만 다를 뿐 같은 일을 하는 약이다. 이 약을 복용하면 약기운이 몸에 있는 동안 열을 내리고 통증을 줄여준다. 이런 약을 처방하면서 체질을 구분하여 다른 방법을 고려하는 경우는 없다.

그렇지만 한의학에서는 같은 병이라도 다른 약을 처방하는 경우가 많은데 체질에 따른 처방법이다. 한약의 경우 1차 농산물이나 약초를 사용하여 제조하는 경우가 많아 모든 약이 서로 다른 약처럼 보인다. 반면 서양의학의 경우 제약회사에서 대량으로 약을 제조하여 의사의 진료가 이루어지면 그에 맞는 약이 진단에 맞게 준비된다.

과학은 의학의 발전을 이루어 냈으며 그에 맞게 우리의 수명도 연장되었고 삶의 질도 높아졌다. 한 걸음 더 나아가 자신의 체질을 알고 어떤 식의 생활 방식을 갖춰야 하는지 고민한다면 건강한 상태로 지내는 인생의 시간이 길어질 것이다.

체질은 인체의 특성뿐만 아니라 성격이나 마음가짐도 구분한다. 단지 폐의 기능이 좋고 간의 기능이 약해서 금양인으로 구분하기보다는 인체의 특성과 함께 성격이나 마음가짐을 함께 고민한 후에 체질을 진단한다. 그리하여 체질이 파악되면 그 사람에게 맞는 음식이나 생활양식을 찾아보고 병이 들었다면 치료법을 찾는다. 자신의 체질을 정확하게 알고 장단점을 고민한다면 건강에 대한 걱정은 많이 사라질 것이다.

또 중요한 점은 체질이 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젊었을 때는 태음인이었는데 나이가 들면서 태양인으로 바뀔 수 있다. 따라서 일정 시기가 되면 스스로 체질을 파악하는 작업이 필요하며 이러한 작업을 통해서 자신을 돌보고 자신에 대해서 눈을 뜨는 행동을 하게 된다. 건강을 잃고 난 다음에서야 자신의 건강을 챙기는 것은 말 그대로 소가 없는 외양간을 고치겠다고 하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자신에게 관심을 갖고 내가 무엇을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어떤 음식을 먹었을 때 기분이 좋았고 불편했는지 등을 확인하여 자신의 체질을 정의하고 공부한다면 건강을 지키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월간암(癌) 2022년 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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