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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칼럼] 건강기능식품 바로 알기
고정혁 기자 입력 2008년 09월 08일 22:53분880,762 읽음

글 | 권대중_현 (주)해원바이오테크 기술연구소 소장. 연세대학교 식품영양과학연구소 전문연구원. 고려대학교 건강기능식품연구센터 선임연구원

 아직까지 암에 대한 치료 방법이 완벽하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그러므로 암은 치료하는 것  보다는 예방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암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암이 발생할 수 있는 가능성을  줄이는 것이 필요하다. 금연, 적절한 식사, 운동 등 여러 방법들이 암의 발병률을 줄일 수 있  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특히 적절한 식품 섭취를 꾸준히 하는 것이 암을 예방할 수 있다  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까지 수많은 연구들을 통해 과일과 야채, 해조류 등은 암을 예  방 하고 치료를 도와줄 수 있는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그러나 일반인들이 매  일 적절한 양의 항암식품들을 섭취하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따라서 적절한 건강식  품을 선택하여 꾸준히 섭취하는 것도 암을 예방하거나 치료하기 위한 방법으로 고려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의 건강식품 현황

건강기능식품법이 2002년에 제정된 이후로 한국의 건강기능식품 시장은 빠르게 변화를 해 왔다. 건강기능식품법이 제정된 후로 기능성이 입증된 원료에 대해서는 합법적으로 기능성 표시를 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가진다. 소비자들은 과학적으로 규명된 정확한 정보를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또한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현재 건강기능식품은 고시형과 개별인정형으로 분류할 수 있다.

고시형 건강기능식품이란 건강기능식품에 관한 법률 제14조 제1항의 규정에 의하여 ‘식품의약품안전청장이 그 기준 및 규격을 정하여 고시하는 건강기능식품’으로 건강기능식품법이 제정되기 이전부터 기능성에 대해 오랜 기간 동안 인정되어 온 소재들을 규격에 맞게 함유한 식품을 말한다.

이와 별도로 개별인정형 건강기능식품은 건강기능식품에 관한 법률 제15조 제2항 및 ‘건강기능식품 기능성 원료 인정에 관한 규정(식품의약품안전청고시)’에 의하여 건강기능식품제조업·수입업 영업자가 그 안전성 및 기능성 등에 관한 자료를 식품의약품안전청장에게 제출하여 건강기능식품 기능성 원료로 인정받아 사용하도록 규정되어 있다.

앞에서 말한 바와 같이 건강기능식품법이 발효되면서 판매자는 기능성을 표시할 수 있고, 소비자는 정확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큰 의미를 가지지만, 한편으로는 각 소재가 가지고 있는 질병의 예방효과나 치료효과 등에 대해서는 홍보를 할 수 없는 제한점이 있다.

또한 제품의 제형도 정제나 캡슐, 분만, 과립, 액상, 환 등의 6가지로 제한하고 있어서 일반식품의 형태로는 제품을 만들 수 없게 되어 있다. 현재 건강기능식품의 제형의 제한을 없애는 것으로 입법예고되어 앞으로 다양한 형태의 건강기능식품을 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 외에 여러 연구자들에 의하여 기능성이 보고된 소재들을 함유한 제품들도 시중에서 판매되고 있다. 건강기능식품으로 등록이 되지 않았다고 해서 이러한 소재들이 사람의 건강에 도움을 주지 못한다고는 할 수 없다. 단지 이러한 소재들의 경우 효능에 대한 광고를 하는 것은 불법사항이고, 함량 등의 규격이 없기 때문에 구입할 때는 좀 더 신중한 선택이 필요하다.

 암의 진행과 건강기능식품

학자마다 조금씩의 차이는 있겠지만, 암세포는 초기에 정상세포가 돌연변이를 일으켜서 암세포로 변화하는 단계(mutation), 성장하는 단계(proliferation), 혈관으로부터 영양소 공급을 받기 위해 신생혈관을 생성하는 단계(angiogenesis), 신생혈관이 생성된 후 급격하게 증식하여 암세포가 신생혈관을 통해 다른 조직으로 전이되는 단계(metasis)로 크게 분류할 수 있다. 따라서 암을 치료하는 연구는 각 단계를 억제하거나 암세포 자체를 사멸시키는 방법으로 진행되고 있다.

각각의 진행 단계를 억제하기 위하여 수많은 성분들이 실험되었으며, 암의 예방 또는 치료의 가능성이 높은 소재들도 많이 발표되었다. 그러나 현재까지 완전히 암을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을 없다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닐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최근 암에 대한 학자들의 태도에 약간의 변화가 보이고 있다.

암이라는 질병은 완전하게 환자의 몸에서 제거하는 것이 최상이지만,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에 암의 진행을 억제하고, 당뇨병과 같은 성인병처럼 관리를 하는 방향으로의 접근 방법이다. 이러한 관점으로 볼 때 건강기능식품 또는 기능성을 가지고 있는 소재를 이용한 식품들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게 부각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건강기능식품 또는 기능성 소재들은 병원에서 처방받는 약과 달리 기능성을 함유한 소재의 농도가 낮은 편이다. 또한 단시간 안에 효과를 볼 수 없지만, 부작용이 상대적으로 거의 없거나 매우 낮기 때문에 오랜 기간 섭취가 가능하다.

따라서 오랜 기간 동안 꾸준히 섭취한다면 건강을 유지하고, 암의 치료를 도와주고, 예방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건강기능식품 또는 기능성 소재에 대한 맹신은 경계하여야만 한다. 암의 예방을 위해서는 매년 정기검진을 통해 초기에 발견하여 치료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고 암이 발병하였을 경우에는 항상 주치의와 상의를 하고 몸의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식품의 성분에 대한 잘못된 상식들

가끔 암환자들을 상담할 때 잘못된 상식들이 많이 떠돌아다니는 것을 알게 된다. 매스미디어와 인터넷의 발달로 인해 너무 많은 정보들이 넘쳐흐르기 때문에 간혹 잘못된 정보들이 일반인들 사이에서 사실과 같이 받아들여지는 경우가 있는 것 같다.

많은 소문들이 있지만 세 가지 예를 들면

포도당, 과당과 같은 단당류를 섭취하게 되면 암세포 증식이 촉진되어 위험하다거나, 당근을 먹으면 암세포 증식이 촉진된다는 등의 이야기다. 또한 암환자들은 한약을 먹으면 안 된다는 등의 이야기다.

첫 번째, 단당류에 대한 것은 명확하게 잘못된 상식이다. 사람은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밥이나 밀가루 같은 탄수화물을 섭취한다. 인체 내에서 탄수화물은 단당류로 분해되어 소장에서 흡수되어서 에너지를 제공하게 된다. 이러한 작용은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혈액 중의 당의 농도인 혈당수치는 거의 변하지를 않게 된다. 물론 암세포도 증식하기 위해서는 당이 공급되어야 하기 때문에 당이 암세포 증식을 도와준다고도 할 수 있다. 그러나 암세포 증식을 막겠다고 사람의 생명 유지에 필수적인 당의 공급을 끊을 수는 없는 일이다.

아마도 이러한 얘기는 포도당, 과당, 설탕 같은 단순당을 너무 많이 섭취하게 되면 혈당이 증가하여 좋지 않다는 얘기가 잘못 전달된 것으로 생각한다. 단순당을 많이 섭취하는 것은 건강한 사람에게도 좋지 않은 것은 사실이지만, 단순당을 섭취하면 암세포가 급격히 증식하기 때문에 절대로 포도당, 과당, 설탕 같은 단순당을 먹으면 안 된다고 할 수는 없다.

단지 너무 많은 단순당의 섭취는 암환자나 일반인 모두에게 좋지 않다고 하는 것이 옳을 것이다.

두 번째, 당근에 대한 이야기는 솔직히 너무 황당하기까지 하다. 왜 이런 이야기가 나왔는지조차 알 수 없다. 당근은 베타카로틴(β-carotene)이 풍부한 채소로 유명하며, 오히려 베타카로틴은 항산화 능력이 뛰어나고 항암효과도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많은 암환자들이 당근을 금기식품으로 생각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다.

세 번째, 한약에 대한 오해이다. 한약에 대해서는 필자도 전문가라고 할 수 없지만 한약에 사용되는 약재들의 성분들 중에 항암 효과가 높은 성분들도 많이 있다. 또한 한의학을 전공하거나, 기능성 소재를 전공하는 연구자들 중에도 한약재의 성분들을 이용하여 항암 치료제를 개발하는 사람들도 많이 있다. 어쩌면 한의학을 전공하는 사람들은 잘못된 상식들 때문에 억울한 면도 많이 있을 것이다.

위와 같은 이야기들을 하는 이유는 암에 걸린 사람이나 그 가족들은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너무나 많은 잘못된 이야기들에 현혹당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암이라는 질병이 환자나 가족에게 너무나도 큰 고통을 안겨주기 때문에 비전문가들에 의한 잘못된 상식들을 믿게 되기도 하고, 이를 이용하여 이득을 챙기려는 사람들에게 이용당하는 경우도 많이 있는 것 같다. 급박하고 힘들수록 전문가들에게 의논을 하고 조언을 받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올바른 항암 식품의 선택과 섭취

식품의 기능성에 대한 연구를 수행하다 보면 많은 난치병 환자들을 만나게 된다. 난치병 환자들이나 그 가족들은 환자가 겪게 되는 고통 때문에 많이 힘들고, 병을 치료하기 위해 경제적으로도 많이 힘들게 되는 것을 많이 보게 된다. 현대 의학으로도 어찌할 수 없기 때문에 치료에 좋다는 것들을 이것저것 구입하고, 온갖 방법을 다 동원하게 되는 것은 충분히 이해를 할 수 있다. 그러나 현재까지 완벽하게 암을 치료할 수 있는 약이나 기능성 소재는 개발되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오히려 병원에서 적절한 치료를 받고 이를 보완해 줄 수 있는 올바른 기능성 식품의 선택하여 꾸준하게 섭취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

올바른 기능성 식품을 선택하는 방법에 대해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 절대로 기능성 소재에 대해 맹신하지 말아야 한다.

앞에서 기술한 바와 같이 완벽한 항암 식품이나 기능성 소재는 아직까지 발견된 바 없다. 물론 항암치료를 도와줄 수 있는 소재들은 보고되었으나, 항암치료를 중단하고 기능성 식품만을 섭취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항암 식품 또는 기능성 식품들은 항암치료를 위한 보조적인 수단으로 생각하여야 한다.

2. 반드시 제품 뒷면에 있는 원료 성분 및 함량을 확인할 것.

건강기능식품법에 의해 분류되고 있는 건강기능식품들은 일정한 규격 이상이어야만 판매가 가능하다. 그러나 건강기능식품 인정을 받지 못하였다고 해도 오히려 기능성이 높은 소재들이 있다. 이러한 소재를 이용한 제품의 경우 매우 적은 양을 함유하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따라서 기능성 소재의 함량을 반드시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3. 과학적으로 입증된 소재를 이용한 제품을 선택한다.

제품에 사용된 기능성 소재를 이용하여 연구된 논문들이 국제학술지에 발표가 되었는지, 얼마나 많은 연구들이 진행되었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만 듣고서 제품을 선택하는 것은 그리 권장할 만한 사항은 아니다. 가능한 의학 또는 생명과학분야를 전공한 전문가들에게 조언을 구할 것을 권장한다.

4. 과대광고를 하는 회사의 제품은 선택하지 않는 것이 좋다.

현행법상 암 등의 난치병 질환이나 모든 질병의 치료 효과에 대해서는 광고나 홍보를 하는 것은 불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끔 암을 치료할 수 있다는 광고물을 접하게 된다. 이러한 제품들은 신뢰하지 않는 것이 좋다. 전문기자들에 의해 기사화 되는 것은 신뢰할 가치가 있으나 판매회사의 홈페이지 등에 암을 치료할 수 있다는 홍보를 하는 것은 암환자를 대상으로 폭리를 취하기 위한 것임에 틀림이 없다.

5. 외국 제품이 반드시 좋은 것은 아니다.

우리나라 사람은 일단 일본이나 미국 제품이라면 신뢰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필자도 외국제품에 대한 신뢰도가 높은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최근 국내의 식품법이 세계 어느 나라의 식품관련법보다도 강력하게 만들어져 있으며, 국내의 건강기능식품 제조 공장들은 반드시 GMP(Good Manufacturing Practice) 인증을 받아야만 한다.(GMP란 우수 건강기능식품제조 및 품질관리기준을 뜻하는 말로 작업장의 구조와 설비를 비롯해 원료 구입에서 제품 생산·포장·출하에 이르기까지 전 공정에 걸쳐 체계적으로 품질을 관리하는 기준이다.)

따라서 최근 국내에서 만들어지는 건강기능식품과 기능성 소재들은 외국의 제품들에 비해 오히려 기능성 성분의 함량이나 질적인 면에서도 좋은 것들이 많이 있다. 또한 우리나라보다 일본과 미국의 경우에는 식품관련법이 완화되어 있기 때문에 오히려 과장된 광고들이 더 많은 것이 사실이다. 가끔 일본에서 배포되는 자료들을 보면, 의사들에 의한 임상 사례 등이 많이 보인다. 그러나 이러한 임상사례라는 것들이 국제학술지에 발표되지 않는 것을 보면, 그리 신뢰할 만한 수준의 것들은 아닌 것 같다. 따라서 만일 동일한 성분이 함유된 제품일 경우 함량과 가격을 고려하여 적절한 것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6. 오랜 기간 동안 꾸준히 먹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나라 대부분의 가정에는 비타민제, 기능성 식품 등을 한 가지 이상 구입한 경험이 있을 것이다. 너무 많은 기능성 식품을 먹는 것도 권장할 만한 것은 아니지만, 일단 구입한 기능성 식품은 꾸준히 먹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암환자의 경우에는 더욱 그러하다. 따라서 항암치료를 하는 환자들은 암세포가 사라졌다고 하더라도 경계를 늦추지 말아야 한다.

7. 반드시 항암치료와 병행을 하여야 한다.

앞에서도 말한 바와 같이 현재까지 완벽하게 암을 치료하는 약이 개발되지도 않았으며, 기능성 식품의 경우에도 암을 완벽하게 치료하는 제품은 개발되지 않았다. 따라서 암을 치료하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전문의와 상담을 하고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기능성 식품은 암을 치료하는 직접적인 방법이라기보다는 항암치료를 도와주는 보조적인 수단으로 생각을 하여야 한다. 예를 들어 방사선 치료나 항암제를 투여하였을 때 환자들이 겪는 고통을 완화한다거나, 항암치료 효과를 증대시키는 등의 목적으로 섭취를 하여야만 한다. 만일 병원에서도 더 이상 손쓸 수 없는 경우라고 판정하더라도 정기적으로 검진을 받아서 몸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암이 완치되는 미래를 기원하며

아직까지 암 치료에 대한 명쾌한 해결방법은 개발되지 않았지만, 암이 치료되는 경우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 그래서 현재는 암이라는 질환을 불치병이 아닌 난치병으로 분류하고 있다. 암을 불치병이 아닌 난치병으로 여기고 희망을 갖고 나을 수 있다는 신념을 버리지 말자.

월간암(癌) 2007년 6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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