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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 호흡 명상을 위한 자세
고동탄(bourree@kakao.com) 기자 입력 2018년 04월 23일 14:23분6,606 읽음

호흡법을 통한 명상이나 기도 등을 할 때 결가부좌나 기마 자세 등 정해진 자세를 갖추는 일이 중요합니다. 특히 스스로가 초보라고 생각한다면 자세에 신경을 써야합니다. 올바른 자세는 마음을 가다듬게 하고 또 오랜 시간 동안 같은 자세를 유지해도 몸이 불편하지 않게 됩니다. 예를 들어 참선 수행을 하는 분들은 결가부좌를 취하는데 지난 수천 년 동안 누구나 사용하는 자세입니다.

처음 결가부좌를 취하면 일분도 못 견디고 다리를 푸는 사람들이 대부분입니다. 몸의 유연성 때문일 수도 있는데 아이들은 그 자세를 취해도 아무런 불편함을 느끼지 못하고 오랜 동안 앉아서 장난을 칩니다. 아이들의 명상은 떠들고 장난치는 것이니까요. 어른이 되어 명상이나 기도를 한다고 이 자세를 취하면 하체에서 쏟아지는 통증이 처음으로 접하는 커다란 관문이 됩니다.

명상 수행을 통해서 어느 정도 효과를 보는 분들의 공통적인 말은 결가부좌를 해야 마음은 고요해지고 집중이 잘 된다고 합니다. 또 보통 삼매라고 불리는 정신 상태에 더 빨리 도달할 수 있다고 합니다. 번뇌가 있어야 번뇌가 사라지고 고통이 있어야 고통도 사라집니다. 이 자세를 익히기 위해서는 처음 1분을 시도해보고 그 다음 날은 2분, 3분 이런 식으로 1시간 정도까지 연습을 통해서 시간을 늘려 나갑니다.

고통에서 비롯되는 온갖 생각이 떠오릅니다. 빨리 풀고 싶은 욕구, 다리가 잘못되는 되는 건 아닐까, 너무 아프다 등등 많은 생각이 떠오르지만 어느 시점이 되면 이런 생각들이 사라지고 자연스럽게 결가부좌 자세를 취할 수 있게 됩니다. 보통 1시간을 기준으로 그 시기가 옵니다. 즉 결가부좌 자세를 1시간 정도 할 수 있다면 이제 이 자세가 주는 고통에서 어느 정도 해방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런 연습은 수행의 과정입니다. 마음속에서 떠오르는 갖가지 유혹을 물리치고 다리에서 생겨나는 통증에 집중하다가 이제 그 고통에 무뎌졌기 때문에 더 이상 고통이 아니게 됩니다. 마음은 더욱 강해지고 일상에 일어나는 일들에 더 큰 자신감과 성취감이 생깁니다. 행여 결가부좌에 거부감이나 고통스러움이 없다면 이미 큰 진전을 이루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축하드립니다.

결가부좌는 왼발은 오른쪽 허벅지에, 오른발은 왼쪽 허벅지에 올려놓는 자세입니다. 이렇게 하면 허리가 곧게 펴지고 앉은 채로 자신의 발바닥을 살펴볼 수가 있습니다. 고통이 심하게 느껴져서 더 이상 참을 수 없다고 판단되면 크게 심호흡을 합니다. 심호흡을 몇 번 했음에도 불구하고 고통을 참지 못하겠다면 잠시 다리를 풀어 봅니다. 이때 자리에 계속해서 앉아 있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다시 시도합니다. 이렇게 매일 연습을 하다 보면 1시간 목표치에 빨리 접근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어느 순간 고통은 저 멀리 가 있을 것입니다.

요가 수행을 하면서도 호흡법을 사용합니다. 아주 어려운 자세를 취하면서 통증이 극대화되었을 때 호흡법을 통해서 그 과정을 지나게 되며 그러한 연습이 반복되면서 요가 수행이 이루어집니다. 호흡은 모든 수련의 근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또 외국에서 많이 하는 자세로는 기마자세가 있습니다. 말 그대로 말 위에 앉아 있는 모습입니다. 등받이 없는 의자에 걸터앉아서 허리를 꼿꼿이 세우고 발바닥은 지면 위에 자연스럽게 맞닿게 합니다. 그리고 편안한 자세에서 수행을 시작합니다. 서양 사람들은 소파나 식탁생활을 하는 문화이기 때문에 바닥에 앉는 것을 싫어할 뿐더러 바닥에 앉았다 해도 오래 있지 못합니다.

이 자세는 그리 어렵거나 통증이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으며 몸을 축 늘어뜨리는 이완법과 같은 수련을 할 때 많이 사용합니다. 아니면 아예 누어서 호흡명상을 할 수도 있습니다. 가장 편안한 자세가 필요할 때 많이 사용하는데 최면과 같은 심리적인 요법에서 이러한 자세를 취합니다. 주로 도움을 주는 진행자가 있어서 그 사람의 말에 귀 기울이면서 진행됩니다.

걷기도 하나의 자세가 될 수 있습니다. 호흡 명상의 일반적인 규칙은 자신의 들숨과 날숨을 알아채는 것인데 걷기 중에 리듬감 있게 들숨과 날숨을 하면서 스스로의 호흡을 관찰합니다. 매우 쉽고 유용하며 많은 사람들이 선택하는 명상법이 아닐까 합니다. 베트남 출신의 틱닛한 스님은 많은 사람들이 걷기 명상을 할 수 있도록 대중화했습니다.

호흡을 통한 수행법은 스스로의 들숨과 날숨에 집중하는 것입니다. 그러면 잡념이 사라지고 생각은 자신에게 집중됩니다. 자신의 참모습을 보고 느끼는 일이야 말로 깨어있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호흡에 집중하는 간단한 방법만으로도 우리는 온전히 깨어있을 수 있습니다.
월간암(癌) 2018년 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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