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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렌치 패러독스가 만들어 낸 착각
고정혁 기자 입력 2013년 08월 30일 19:33분517,110 읽음
‘프렌치 패러독스’라는 말이 있다. 이는 프랑스 사람들이 포화지방산을 많이 섭취하는데도 심장병에 걸릴 확률이 미국보다 낮은 것을 가리키는 말이다.
1990년대에는 프렌치 패러독스의 원인이 프랑스 사람들이 와인을 즐겨 마시기 때문이라는 주장이 제기되었다. 와인에 함유된 ‘레스베라트롤’이라는 성분이 심장병의 위험을 낮추어준다고 해서 한동안 식사에 와인을 곁들이는 것이 유행했다. 우리나라에서 와인 애호가가 급증한 것도 바로 이 무렵이었다.

그러나 거듭된 연구 결과, 와인이 결정적으로 심장병의 발병률을 줄이는 것은 아니며, 약간 효과가 있지만 그것마저도 와인만의 효과가 아니라 다른 술도 적당량을 마신다면 비슷한 효과를 보인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결론적으로 프렌치 패러독스는 포도주 섭취보다는 프랑스 사람들의 전반적인 식생활이 미국인보다 나은 덕분인 것으로 밝혀졌다.

프랑스 사람들은 포화지방을 많이 섭취하지만 신선한 우유나 치즈, 요구르트처럼 질 좋은 지방을 더 많이 섭취하며 일주일에 3회 이상 생선을 먹는다. 또한 튀긴 음식을 잘 먹지 않고, 특히 소다나 설탕이 많이 들어간 음식을 좋아하지 않으며, 스낵이나 인스턴트식품을 잘 먹지 않기 때문에 심장병의 확률이 낮다.

포도의 영양 성분이 매우 뛰어나긴 하지만 프랑스 사람들이 포도주를 많이 먹기 때문에 심장병에 걸릴 확률이 낮다는 것은 잘못된 믿음이었다. 불가리아의 요구르트, 이탈리아의 올리브 오일도 같은 경우다. 어떤 음식에 들어 있는 특정 성분이 어떤 병을 고친다는 믿음은 자칫 잘못된 결과를 불러온다.

물론 특정 상황에서는 특별한 식품이 도움이 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예를 들면 장운동이 저하되어 변비가 자주 나타나거나 장내 독소 때문에 알레르기가 생기는 경우에는 매실 농축액이 장운동을 회복시키고 장내 대사를 원활하게 해준다. 매실 농축액은 매일 먹을 수 있기 때문에 매일 부담 없이 장 청소를 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채소를 생으로 충분히 섭취하기 어렵거나, 충분한 양을 섭취하는데도 장운동이 저조하다면 매실을 다량마른 것을 기준으로 하루 100그램 이상 섭취한다.

일반적으로 암과 성인병을 예방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채소나 과일을 하루 600그램 이상 섭취하는 것이다. 특히 짙은 녹색 채소에는 미네랄과 비타민이 다량 함유되어 있어, 아직까지도 그 효능을 다 밝혀내지 못한 수많은 플라보노이드가 포함되어 있다.

우리가 음식을 통해 섭취하는 영양소에는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등 몸에서 에너지원으로 쓰이는 것들과 이런 영양소가 잘 활용되도록 하는 비타민, 미네랄, 섬유소 등이 있다. 그중에서도 최근 많이 연구되는 분야가 플라보노이드다. 플라보노이드는 식물의 색깔을 만드는 성분으로, 식물의 대사를 조절하고 항염 작용을 하여 외부로부터 식물을 보호하는 기능을 한다.

그러나 아직 그 효과에 대해서는 이견이 많다. 과학이 비약적으로 발전했는데도 플라보노이드의 종류나 효능에 대해서는 밝혀지지 않은 것이 더 많기 때문이다.

‘어떤 질병에는 무슨 영양소’하는 식으로 단정적으로 말하는 것은 무척 조심스러운 일이다. 특정 식품이 어떤 병을 완벽하게 예방하거나 고쳐줄 것이라고 기대하면 위험하다. 올바른 식단은 조화의 아름다움을 갖고 있되, 되도록 인위적인 첨가물은 배제한 것이다. 조미료나 트랜스 지방, 방부제나 농약으로 범벅이 된 음식은 입에는 달콤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몸속에 쌓여 독소가 된다.

생활 습관을 바꾸지 않으면 절대 병도 달라지지 않는다. 우리 몸은 영양소 섭취뿐만 아니라 운동과 생활 습관이 달라져야 변화를 보여준다. 어떤 식품이나 영양소에 집착할 게 아니라 신선한 채소와 과일을 충분히 먹어 되도록 가공식품을 제한하며 운동을 병행하는 것이 현명한 치료법이다.

항염증제 역할을 하는 식사 습관

조미료가 들어간 음식을 먹지 않는다
만성통증, 특히 섬유성근통에 조미료가 들어간 음식은 독이다.
여기에는 인스턴트식품, 일부 식당에서 파는 음식, 패스트푸드 등도 포함된다. 최대한 자신이 직접 만든 음식을 먹도록 한다. 또한 플라스틱 대신 유리 용기를 사용해야 하며, 비닐봉지에 음식을 오래 담아두어도 안 된다.

신선한 채소와 과일을 많이 먹는다
한 알의 비타민을 채소로 섭취하려면 적어도 300그램을 먹어야 한다. 하지만 비타민 한 알이 체내에서 얼마나 흡수되는지 그 효능은 알 수 없다. 채소만 넉넉히 먹어도 인체에 필요한 비타민 B군과 C군은 충분히 섭취할 수 있다. 특정 식품에 어떤 성분이 들어가 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여러 가지 채소가 지닌 파이토케미컬을 섭취하는 데 의의를 두고 끼니때마다 다양한 채소를 밥상에 올린다.

값비싼 영양제나 보약보다 신선한 채소나 과일이 훨씬 좋은 약이다. 채소와 과일은 색깔별, 종류별로 다양하게 섭취해야 하며, 부드럽고 맛이 좋은 채소만 많이 먹는 식의 방법은 좋지 않다. 아침, 점심은 가급적 채소, 특히 엽채류를 많이 섭취해 다음 날 아침, 몸속에 남아 있는 찌꺼기를 함께 배출할 수 있게 해주면 좋다. 반드시 친환경 식품을 선택한다.

염증 유발 식품을 피한다
대표적인 염증 유발 식품으로는 버터, 옥수수기름, 우유, 아이스크림, 마가린, 쇼트닝 등이 있다. 완전히 피할 수 없다면 최대한 자제하고, 대신 영양 섭취를 위해 오메가 3가 많은 올리브 오일이나 연어, 고등어 등을 많이 섭취한다. 심각한 통증 환자가 아니라면 아침, 점심에 엽채류를 충분히 섭취하고 저녁에는 좀 더 융통성 있게 식단을 구성하는 것도 괜찮다.

매끼마다 일정량의 채소를 섭취한다
전신적인 통증 환자라면 아무리 치료가 잘되었더라도 소화 장애가 심해지면 다시 증상이 시작된다. 그러므로 일정량의 채소를 끼니때마다 섭취해야 한다. 처음부터 많은 양을 섭취하기 어려우면 2~3일 간격으로 10~20퍼센트씩 양을 늘려나간다.

되도록 다양한 맛을 경험한다
채소는 색깔이나 맛 등에 따라 각기 다른 영양성분을 갖고 있다. 우리 몸에는 시거나 쓴맛이 나는 채소도 곡 필요하다. 고수나 당귀처럼 쓰고 향이 강한 채소가 건강에는 오히려 큰 도움이 된다. 갖가지 채소를 색깔별, 종류별로 섭취하고 밥이나 밀가루 같은 탄수화물의 섭취는 되도록 줄인다.

하루 세끼 규칙적으로 식사한다
비타민 같은 조효소, 무기질, 섬유질 그리고 아직도 알지 못하는 수만 가지의 플라보노이드 등은 하루 세 번 이상 공급되어야 한다. 아침, 점심은 생채소 위주의 식단을 구성하고 저녁에는 탄수화물, 단백질 등의 영양소를 섭취하는 것이 좋다. 채소는 소화되면서 위장관에 적절한 운동을 일으키고, 소화 흡수된 뒤에는 항산화 효과를 내며 염증 치료에 도움을 준다.

도서안내: <통증박사 안강입니다>, 안강, 김영사
월간암(癌) 2013년 8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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