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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역세포치료와 면역을 올리는 생활습관
고정혁 기자 입력 2013년 06월 30일 18:16분572,129 읽음

김진목 | 부산대병원 통합의학센터 교수 신경외과전문의
저서 <위험한 의학 현명한 치료> <건강한 사람들의 7가지 습관> 등

백혈구는 과립구와 림프구로 구성되어 있다.
과립구는 진균, 대장균, 오래된 세포의 사체 등 커다란 이물질을 먹어 치운다. 이 과립구는 호중구, 호산구, 호염기구로 나누어지는데 과립구의 95%는 호중구이기 때문에 보통 과립구라고 하면 호중구를 말한다고 보면 된다. 과립구가 활동을 끝내면 조직의 점막에서 활성산소가 방출되어 죽게 된다. 과립구에서 나오는 이 활성산소가 암 등의 질병을 일으키는 원흉이다. 강한 산화력을 가진 활성산소가 조직을 파괴해 버리기 때문이다.
이때 과립구의 양이 정상이라면 걱정할 필요가 없지만 과립구가 너무 많으면 활성산소도 많이 발생하여 조직에 궤양이나 염증이 일어나기 쉬워진다. 암도 이 활성산소에서 비롯하는 것임은 말할 것도 없다.

과립구와 나란히 백혈구를 구성하는 림프구는 바이러스 등의 작은 이물질을 공격한다.
이때 체내에 침입한 이물질을'항원'으로 인식하면 항원을 무독화 하는 단백질을 만들어 대응하는데 이것이 바로 '항체'다.
림프구에는 T세포, B세포, NK세포, NKT세포(흉선외분화T세포) 등이 있고, 이상이 생긴 자신의 세포(암세포, 노화세포, 말라리아 감염세포, 바이러스 감염세포 등)를 공격한다. 또한, 외부에서 침입하는 바이러스, 세균, 꽃가루, 벼룩과 같은 작은 이물질도 공격한다.

그런데 백혈구에는 95%를 차지하는 과립구와 림프구 외에도 5%를 차지하는 대식세포라는 세포가 있다. 대식세포는 커다란 이물질을 먹기도 하고, 세포에서 나온 노폐물을 먹기 때문에 탐식세포라고도 한다. 이물질을 먹고 적을 인식한 대식세포는 그것을 과립구와 림프구에 연락한다. 이 연락을 받아 과립구와 림프구는 활성화하여 이물질을 배제하는 작용을 하는 것이다.

대식세포는 혈액 속에만 분포되어 있는 것이 아니다. 혈액 속을 돌아다니며 염증부위를 발견하는 것이 단구(單球)라고 하는 대식세포인데, 폐에는 마크로파지, 간에는 쿠퍼세포, 뇌에는 신경교세포라고 부르는 대식세포가 있다.

이와 같은 협동작용으로 우리의 몸은 암이나 그 외 다른 질병에서 벗어나는데, 이 연계가 무너지거나 그 힘이 떨어지면 병이 생기는 것이다. 이른바 면역력이 저하된 상태가 되는 것이다.
우리의 몸 안에서는 항상 암 세포가 생성되고 있지만, 정상적인 면역체계는 암세포 증식을 억제하여 건강한 상태를 유지시켜 준다. 이런 암 증식을 억제하는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 림프구이며, 대식세포, 수지상세포 등이 암세포를 인식하여 그 정보를 림프구에 전달한다. 정보를 받은 림프구는 활성화하여 암세포를 공격, 파괴한다. 하지만 면역력이 저하되면 체내에서 림프구가 활성화되지 못하고 암세포를 원활하게 제거할 수 없게 된다.

이때 체내에서 림프구가 활성화되는 대신 체외(시험관 내에서)에서 림프구를 활성화, 증식하고 이 활성화된 림프구를 몸속에 주입함으로써 암을 치료하는 것이 면역세포치료이다. 환자 본인에게서 채취한 혈액에서 림프구를 분리하여 특수배양과정을 이용하여 약 2주간 배양한다. 림프구는 인터루킨-2(IL-2)와 항CD3항체에 의해 자극되어 활성화 증식을 시작한다.

면역세포치료의 장점은 환자 본인의 림프구를 다시 주입해주는 것이기 때문에 환자의 신체에 대한 부담이나 거부반응이 적고 화학치료(항암제)과 같은 심각한 부작용을 일으키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면역세포치료는 암 수술 후 암의 재발을 막고, 삶의 질을 개선하며, 암 증식을 지연시키는 효과가 있다. 즉, 수술을 통해 큰 암 조직을 절제한 뒤 항암치료나 방사선 치료와 병행하거나 치료가 끝난 후에 추가적으로 면역세포치료를 시행하면 미세하게 남아있는 잔존 암을 제거하여 재발을 방지하는데 효과적이다.

수술은 암 조직을 제거하는 가장 효과적인 치료 중 하나다. 그러나 수술을 통해 눈에 보이는 큰 암 조직과 전이가 의심되는 주변 조직을 절제하여도 실제 눈에 보이지 않는 암세포가 잔존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남아있는 작은 암세포가 후일 재발의 원인이 되는데, 경우에 따라 암이 발생한 부위가 아닌 몸 속 다른 곳에 숨어있을 수 있습니다. 이때 면역세포치료를 통해 전신의 미세암을 제거하면 재발 방지에 도움이 된다.

또한, 면역세포치료는 수술로 인한 면역력 저하를 신속하게 복구해 준다. 수술 전이나 수술 후에 혈액을 채취하여 수술 후 언제든지 면역세포치료를 받을 수 있다. 수술 전에 미리 채혈을 시행하고 수술 후 조기에 면역세포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매우 유리하다. 또한, 표준 치료와 병행하여 더욱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면역세포치료를 통해서 조기 암(I기 ~ II기)의 경우에는 암의 재발과 전이의 위험을 줄여주고, 또 다른 암을 예방해 줄 수 있으며, 진행 암(III기 ~ IV기)의 경우에는 암의 진행을 늦추고 환자의 삶의 질을 개선시킬 수 있다. 화학항암치료(항암제) 전이나 항암제 휴약 기간 중 백혈구 수가 회복되었을 때 혈액을 채취하여 항암치료와 면역세포치료를 병행할 수 있다.

항암제는 빠르게 증식하는 암세포에 효과가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항암제에 저항성이 있는 암세포는 살아남게 된다. 이때 모처럼 항암제에 의해 암세포가 약해져 박멸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지만, 항암치료로 인해 몸의 면역력도 떨어져 있어서 완벽한 암세포의 박멸이 어렵다. 이때 면역세포치료를 시행하면 항암제에 저항성이 있는 암세포와 약해진 암세포를 효과적으로 제거할 수 있다.
또한, 면역세포치료는 항암치료로 인해 저하된 면역력을 신속하게 복구하여 항암제로 인한 부작용을 줄여주거나 부작용에서 회복되는 기간을 줄여준다.

방사선치료는 수술과 달리 치료를 위해 장기 등에 손상을 가하지 않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장기 보존(모양 및 기능)이 가능하다. 항암치료가 전신적인 치료이면서 전신적인 부작용을 일으키는 반면, 방사선치료는 부분적인 방사선 조사를 통해 치료 효과를 얻는 국소 치료로 전신적인 부작용을 일으킬 가능성이 더 적다.

방사선치료를 통해 암세포를 사멸시키는 치료를 하지만 죽지 않은 암세포와 방사선치료로 약해진 암세포를 최종적으로 처리하는 것은 면역세포로 알려져 있다. 면역세포치료를 병용하는 것으로 암 세포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항원 인식이 높아져 방사선치료의 효과를 더욱 높이는 것을 기대할 수 있다.

일반적인 치료(수술, 항암제 투여, 방사선 조사)와 함께 어느 시기에서든 면역세포치료를 행할 수 있으며 높은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있지만, 모든 암에 적용하는 것은 아니고 더욱 효과적인 치료 효과를 얻기 위해서 암의 상태에 따라 치료방법에 차이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전문가와 면밀히 상담할 것을 권한다.

면역을 올리기 위한 생활습관
자신이 암에 걸렸다는 것을 알았다면 우선 자신의 생활을 고쳐야 한다. 해결되지 않는 고민, 흡연, 폭음, 폭식, 운동부족 등과 같은 자신의 잘못된 생활습관을 반성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암은 그 사람이 그 때까지 어떤 생활을 해왔느냐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 스트레스나 고민, 불규칙적인 생활 등이 암 발생을 가속시키게 만드는 것이다.
이럴 때 면역력을 높이는 활동을 해야 한다. 부교감신경이 우위를 점하면 림프구가 증가하여 혈류의 흐름이 좋아지므로 면역력이 높아져 암에 대한 저항력이 강해진다.

현대인은 너무 많은 일을 한다. 지금부터 일의 양을 줄이고, 충분한 수면을 취하고, 천천히 휴식을 취하며 취미생활을 즐겨야 한다. 그것만으로도 암이 진행될 확률은 현저히 줄어든다. 또한 고민을 가능한 한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현대사회를 살아가면서 스트레스를 제로로 유지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일 테지만 조금이라도 줄이려고 노력하고 마음의 부담을 줄이는 것도 암을 악화시키지 않는 방법이다.

이제 암은 불치병이 아니다. 부교감신경을 활성화하는 생활을 하면 설령 암에 걸렸다 해도 극복할 수 있다. 조금도 당황하거나 서둘 필요는 없다.

나는 환자를 진찰할 때 가능한 한 시간을 들여 천천히 하려고 노력한다. 그러면 환자의 평소 생활, 사회적 인간관계, 일의 내용, 고민 등을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렇게 함으로써 생활에 관련된 조언도 할 수 있다.
그것이 환자에게는 마음에 품은 스트레스를 제거하는 계기가 된다. 주사 한 대 보다는 10분간의 대화가 더 좋은 치료효과를 올린다. 그렇게 하면서 환자 자신이 '나는 나을 수 있다'라는 미래지향적인 의식을 가질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의사들의 의무라고 생각한다. 치료의 중심은 어디까지나 환자이며, 우리 의사는 그것을 도와줄 수 있을 따름이다.

부교감신경을 우위에 서게 하는 방법은 일상생활 가운데서도 어렵지 않게 실천할 수 있다. 그 몇 가지를 소개하기로 하자.

우선 식사이다. 균형 잡힌 좋은 식사는 컨디션을 유지하는 데 아주 중요한 요소이다. 고기 등 지방분이 많은 식사는 가능한 한 피하고 현미밥, 채소, 과일, 해조류, 버섯류 등을 골고루 섭취하는 것이 좋다. 식물성 섬유질은 장의 연동운동을 활발하게 해주고 부교감신경 우위의 상태를 조성하여 면역력을 높여준다. 동시에 장내의 유익균을 활성화시키는 효과도 있다.

현대인의 생활은 운동부족에 빠지기 쉽다. 가벼운 운동으로도 혈액 순환이 좋아지고, 기분전환의 효과로 스트레스도 발산시킬 수 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격렬한 운동이 아니라 적당한 페이스의 걷기, 빨리 걷기 등 자신에게 맞는 운동을 선택하는 것이다. 그렇게 하면 부교감신경이 자극받아 면역력이 높아진다. 그 반대로 과격한 운동은 교감신경을 자극하며 오히려 활성산소를 생성하는 결과를 낳는다.
가능하다면 일주일에 5회 이상, 하루에 30분 정도 운동을 계속하는 것이 좋은데, 결코 무리할 필요는 없다.

보다 간단한 부교감신경의 자극법이 있다. 그것은 호흡이다. 스트레스가 많거나 병에 잘 걸리는 사람은 호흡이 대체로 얕다. 복식호흡은 교감신경의 긴장을 풀어주고, 혈관을 확장시켜 혈류를 원활하게 하여 몸을 편하게 해준다.
호흡법에도 여러 가지가 있는데 어렵게 생각할 필요는 없다. 배가 터지도록 힘껏 숨을 들이쉬었다가 배가 홀쭉해질 때까지 숨을 뱉어내면 그만이다.

이 외에도 약간 미지근한 욕탕에 들어가는 것도 몸과 마음의 긴장을 푸는데 좋다. 물의 온도가 40도를 넘어서면 교감신경이 자극되므로 오래 들어가는 것은 좋지 않다. 목욕 후에는 충분한 수분을 섭취하는 것도 잊어서는 안 된다.

또 하나, 웃음도 면역력을 높이는 데 효과가 있다. 크게 웃은 후에 NK세포 등 면역력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는 이미 수많은 논문에서 밝혀져 있다.

건강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이상적인 백혈구 수는 혈액 1cc당 과립구 3,500~3,600개, 림프구 2,300~2,600개이다. 림프구는 2,000개 이하로 내려가면 면역력이 저하되어 감염에 취약해 진다.
암을 치유하는데 필요한 림프구 수는 2,000개 이상이다. 다만 림프구가 많다고 해서 그냥 좋은 것이 아니다. 림프구의 상한은 3,000개 정도이며 그 이상 증가하면 부교감 신경이 너무 힘을 발휘하게 된다. 그렇게 되면 체내에 발암물질이나 독소 등이 쌓이기 쉬워져 발암을 촉진하게 된다.

암은 불치병이 아니다. 그리고 암을 치료하는 주체는 의사도 아니고 약도 아닌, 환자 자신이다. 암에 걸렸다고 해서 비관할 필요는 없다. '반드시 낫는다', '개선된다'라는 자신감을 가지고 편안한 마음으로 치료를 하는 태도가 중요하다. 그럴 때 비로소 좋은 결과가 나타나는 것이다.

월간암(癌) 2013년 5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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