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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미 잡곡밥을 맛있게 먹는 방법
김진하 기자 입력 2012년 12월 29일 14:36분695,978 읽음

흰쌀밥에 익숙한 사람들은 대체로 현미밥을 좋아하지 않는다. 이런 사람들이 현미밥을 먹으려면 첫째, 과학적인 근거에 의해 현미밥이 건강에 좋다는 확신을 가져야 하고 둘째, 건강한 삶 또는 질병의 치유를 위해서 반드시 현미밥을 먹어야 되겠다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이런 결심이 생겼을 때 가족들이 함께 현미밥을 먹기로 합의했다면, 물론 밥을 짓는 사람이 현미밥을 맛있게 만드는 방법을 알아야 좋을 것이다.

현미밥을 싫어하는 이유는 거친 느낌, 딱딱한 느낌과 현미 고유의 맛 때문이다. 이 세 가지 문제를 해결하려면 흰쌀밥처럼 부드럽게 만들면 좋다. 그래서 현미밥은 130℃ 이상 고열로 가열하는 압력솥을 사용하고 찹쌀이나 잡곡과 함께 사용하는 것이 좋다. 잡곡혼합의 비율을 잘 맞추면 맛뿐 아니라 영양가도 훨씬 높아지고 색깔도 조화를 이룬다.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 한다. 채식만으로는 단백질이 부족하지 않느냐고 말이다. 물론 샐러드 같은 것만 먹고는 단백질이 부족하다. 그러니 채식을 할 때 현미를 먹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 현미에는 7%의 단백질이 들어있고 좁쌀, 수수쌀 등에는 10%의 단백질이 있으며 팥과 강낭콩에는 20%, 검은콩에는 40%의 단백질이 있으므로 혼합비율을 잘 맞추면 고기나 생선, 달걀, 두부 등을 단백질로 식단에 포함시키지 않아도 된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현미나 현미잡곡밥을 지어서 먹는다면, 고기를 비롯한 동물성 식품을 먹지 않아도 절대로 우리 몸의 단백질이 부족해지지 않는다. 나는 다음과 같은 비율을 추천하고 싶다.

메현미 30%
찰현미 30%
차좁쌀 또는 차수수 20%
강낭콩 또는 팥 10%
검은콩 10%

매끼 밥을 지을 때마다 잡곡류의 혼합비율을 맞추기란 매우 번거롭고 어렵기 때문에 아예 곡식을 살 때, 가게에서 비율을 맞추어 용기에 담아서 보관해 둔다. 물론 이 비율을 수학 공식처럼 맞출 필요는 없다.

미리 쌀을 가족 수에 알맞게 덜어내어 깨끗이 씻은 후 전기압력솥에 넣고 시간 맞춰 예약버튼을 눌러 놓으면, 별도로 물에 불리지 않아도 되고 알맞게 뜸이 든 맛난 현미잡곡밥을 먹을 수 있다. 저녁에 미리 압력솥밥 예약을 해 놓고 다음날 아침에 먹어 보도록 한다.

가끔 현미밥을 끝내 못 먹겠다고 고집을 부리는 사람이 있다. 이처럼 습관을 바꾸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이런 사람은 현미밥이 익숙해질 때까지, 내 몸을 치유하는 '약'이라고 생각할 필요가 있다. 원래 건강에 좋다는 음식은 입맛으로 먹는 게 아니라 머리로 생각하며 판단하고 먹고 즐기는 것 아니겠는가.

특히 건강을 잃고 몸을 회복하기 원하는 이들은 명심해야 한다. 현미밥은 약 중의 약이고 영양 중의 영양이므로 약 먹듯이 해야 하나, 약에는 비할 수 없으리만큼 좋은 영양성분이 함께 갖춰져 있기 때문에 약으로 낫지 않는 병도 현미잡곡밥으로는 나을 수 있다. 내 몸의 고통스런 증상과 질병이 현미잡곡밥만 먹으면 나을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지면서 점차 익숙해지면 맛이 있어지고 더 나아가서 즐길 수 있게 된다. 기본적으로 식생활은 습관이기 때문이다.

원래 맛있는 음식이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다. 우리나라에서 즐겨 먹는 것을 외국 사람들이 다 좋아하는 것이 물론 아니다. 음식의 기호가 순전히 민족적인 특성이라고 생각하는 것도 꼭 맞는 이야기는 아니다. 한국인의 자녀가 미국에서 태어나서 자라면, 우리처럼 매운 것을 좋아하기란 쉽지 않은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지역뿐 아니라 세대에 따라서도 입맛은 다르다. 요즘 청소년들이 좋아하는 파스타니 피자니 하는 것을 좋아하는 노인들은 별로 없다.

식사는 주변 환경의 영향을 받게 되고, 또 그로 인한 습관에 길들여지면서 자신의 입맛이 형성되는 것이다. 현미잡곡과 채식이 맛이 없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잘못된 환경과 습관으로 인해 잘못된 입맛이 형성되었을 뿐이다. 입맛은 지역과 세대에 따라 변하지만, 원래 변하지 않는 참맛은 자연 그대로의 식품에 있다는 점을 아는 것이 현명하다. '자연 그대로의 맛'에 길들여질 때, 이것보다 맛있는 것은 또 없다고 생각하게 될 것이다.

현미밥은 잘 씹어 먹어야 한다. 무슨 음식이든지 잘 씹지 않고 대충대충 우물우물 하다가 삼켜버리면 음식덩어리가 깨어지지 않는다. 그러면 식품 속에 들어 있는 각종 영양소들이 제대로 나오지 못하고 덩어리째 큰 창자를 통과하면서 썩게 되고, 이런 상태로 배설된다. 결국 먹은 만큼의 영양소가 다 이용되지 못하고 소화기관에 부담만 주게 된다.

잘 씹고 씹고, 또 씹고 씹고, 또 잘 씹어 먹으면 뇌운동이 촉진되어 호르몬 분비량이 높아지고 치매와 건망증이 예방되는 효과가 있다. 또한 천천히 잘게 씹는 과정을 통해 혈당을 '서서히' 높여주기 때문에 당뇨 증상이 개선된다.

현미밥을 잘 씹지 않으면 현미 낱알 한 귀퉁이에 붙어있는 좁쌀크기만한 배아(씨눈)가 씹히지 않아서 그대로 통과해버린다. 배아 속에는 현미 한 알이 우리 몸 속에 들어가서 피와 살을 만들고 힘과 열을 내기까지 꼭 있어야 할 비타민과 무기질들이 빠짐없이 갖추어져 있기 때문에 잘 씹히지 못하면 터져 나오지 못하게 되어 모처럼 어렵사리 먹은 현미의 효능을 100% 발휘하지는 못하게 된다.

도서안내 및 출처: <송숙자박사의 자연치유 식이요법>, 송숙자, 오블리제

월간암(癌) 2012년 1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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