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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편지 - 봄이 왔습니다.
고정혁 기자 입력 2012년 02월 29일 23:47분832,066 읽음

삶은 우리의 의지와 별개로 시작되었습니다. 우리는 각자 태어난 모습과 환경은 다르지만 자신의 숙명을 정해놓고 세상에 나옵니다. 영혼이 존재해서 태어날 때 부모와 형제들을 자신이 스스로 선택했다는 의미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삶을 살아가다 보면 태어나서 가장 가까운 부모와 형제에 대한 원망이 커져갑니다. 엄마의 뱃속을 나오면서 자신의 영혼이 선택한 상황이나 설정들을 잊어버렸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삶은 진화를 위한 삶입니다. 육체적인 진화뿐만 아니라 영혼 또한 진화를 갈구합니다. 그래서 어떤 사람들은 '진리 탐구'에 심취해서 이생을 바치기도 합니다. 이 삶에서 어떤 숙제를 해야 하는지 알고 그 숙제를 완수한다면 성공입니다.

사실 우리는 너무 복잡한 세상에서 좋은 머리를 갖고 살아서 그런지 진리를 어렵고 복잡한 영역으로 생각하기도 합니다. 너무 복잡한 나머지 도외시하고 관심 밖으로 밀어냅니다. 문득 진리에 대한 열망이 생기지만 불안전한 현실에 갇혀서 하루를 삽니다. 복잡하고 치열한 현실은 우리를 한가로이 지낼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주지 않습니다.

그러나 봄이 왔습니다.
아직 겨울의 매서운 바람이 남아 있지만 낮에 비춰지는 따사로운 햇살은 봄이 한 발자국 앞에 왔음을 알려줍니다. 봄볕은 우리를 노곤하게 이완시키고 살아 있음에 감사함을 느끼게 합니다. 몸과 마음을 그런 노곤함 속에 푹 내맡긴 채로 반나절만 의자에 앉아서 꾸벅꾸벅 졸수 있으면, 그래서 좋은 꿈을 꾸고 행복하고 나른함에 푹 빠졌으면 좋겠습니다.

뮈쎄의 시는 진리에 대한 새로운 생각을 들게 합니다.

명상 – 뮈쎄

농부가 씨를 뿌리고, 밭을 일굴 때
보이는 것은 낟알, 소, 이랑 뿐
자연은 말없이 신비로운 작업을 완수하고
농부는 쟁기에 기대고 수확을 기다린다.
황혼녘에 집으로 돌아온 농부에게 아내가
임신의 소식을 알릴 때 그는 아이를 기다린다.
노쇠하신 아버지에게 죽음이 엄습할 때,
그는 머리맡에 꿇어 앉아 임종을 기다린다.

우리는 이보다 무엇을 아는가?
인간의 지혜가 찾아낸 것이 또 있단 말인가?
광대한 우주에서 진리는 계속 되었다.
수천 년간 인간의 지혜가 추구했던 것이 이것 아닌가?

이 시에 나온 것처럼 우리의 삶이 간단하고, 명료해진다면, 몸과 마음의 모든 아픔이 치유될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듭니다.

새봄! 몸과 마음에 치유를 기다리는 모든 분에게 행운이 있기를 기대합니다.

월간암(癌) 2012년 3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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