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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편지 - 행복한 한해가 되기를 기원합니다.
고정혁 기자 입력 2012년 01월 09일 16:43분850,450 읽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는 국내총생산(GDP)을 대체할만한 새로운 국가지표로 행복지수(The Better Life Index)라는 것을 발표합니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조지프 스티글리츠와 빈곤, 분배 연구자 중한 한 사람인 아마르티아 센 등 세계적인 석학들이 머리를 맞대어 개발한 지표입니다.
행복지수에는 주거환경, 소득, 직업, 공동체생활, 교육, 환경, 정치참여도, 보건, 삶의 만족도, 사회 안전, 직업과 삶의 균형 등 총 11개의 세부지표로 만들어집니다.

올해는 5월에 행복지수가 발표되었는데, 1위는 오스트레일리아가 차지했으며, 그 뒤를 이어 캐나다, 스웨덴, 뉴질랜드, 미국, 노르웨이, 덴마크 순입니다. 총 34개의 OECD 회원국 가운데 우리나라는 26위를 차지했습니다. 하위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교육, 직업, 사회 안전, 정치참여도 등 4개의 항목은 OECD 나라의 평균값보다 높게 나타났습니다. 특히 교육 분야는 최상위권에 있습니다. 그러나 직업과 삶의 균형, 소득, 환경, 보건, 삶의 만족도, 주거환경 등은 OECD보다 다소 낮으며 특히 공동체 생황 부분은 OECD 국가 중 꼴찌 수준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수치의 의미는 우리가 어려움에 처했을 때 도와줄 사람이 주변에 아무도 없다는 뜻입니다. 우리 사회가 급변하였다는 반증입니다. 전통적인 우리의 정서는 대가족을 형성하고, 같은 동네에 사는 이웃들과도 화목하게 지내는 사회였지만 지금에 와서는 내가 당장 어려움에 처했을 때 이웃이나, 친지들조차도 나를 아무도 도와주지 않는 사회로 변했습니다.

이 수치는 우리나라가 자살률 세계 1위라는 오명을 수년째 안겨주고 있으며, 이혼율이 급증하고, 소득분배가 제대로 되지 않아서 자괴감에 허탈한 마음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아졌다는 해석이 가능합니다. 어쩌다 우리는 이 지경이 되어 삭막하고, 퍽퍽한 멋없는 사회가 되었을까요?

과거 이삼십 년 전과 비교해보면 많이 변했습니다. 경제가 발전하면서 우리는 돈을 얻는 대신 많은 것들을 잃었습니다. 올해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은 2만 3천 달러를 넘는다고 합니다. 수치로만 본다면 우리는 예전에 비해서 많은 돈을 벌고 있음에는 틀림이 없습니다. 2만 3천 달러를 우리 돈으로 환산하면 약 이천육백만 원 정도입니다. 3인 가족 기준으로 일 년에 팔천만 원 정도를 벌면 딱 평균이 됩니다. 그러나 평균도 못하는 사람들이 우리 사회에는 많이 있습니다. 국내총생산(GDP)만으로는 어느 한 나라의 전체적인 모습을 그릴 수 없습니다. 그래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국내총생산이 아닌 행복지수라는 새로운 지표를 만들어서 그 나라의 전체적인 모습을 수치로 만들었습니다.

우리나라의 행복지수는 하위권에 머무릅니다. 행복을 느끼기 위해서는 가장 기본이 의식주의 해결인데, 3인 가족이 팔천만 원 정도를 일 년 동안 벌어야 기본적인 의식주가 해결되는 나라에 살고 있는데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 정도의 벌이가 안 되기 때문에 모두 생존을 위해서만 살아야 하니 마음이 여유가 없어 주위는 물론 자신의 마음도 살피기 어려워지지 않았나 싶습니다.

이런 이유 때문인지 지금 우리 사회는 이기적인 가치가 널리 퍼져 있습니다. 우리 개개인의 이기적인 마음이 모여서 이기적인 사회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기적인 사람이 매력이 있는 문화가 만들어졌으며, 방송드라마나 토크쇼와 같은 텔레비전 프로그램들은 우리에게 그러한 문화적인 패러다임을 세뇌시킵니다. 이런 마음으로 살아가는 우리는 옆 사람의 불행을 돌아볼 겨를이 없으며, 행복지수의 세부지표 중에 하나인 "공동체 생활"이란 지표는 OECD국가 중에서 꼴찌가 되었습니다.

예수님이 태어난 날을 크리스마스라고 하지만 그날은 사실 예수님보다 더 유명한 산타할아버지가 오는 날입니다. 산타클로스는 성직자였던 니콜라우스라는 실존인물에서 유래합니다. 그는 남몰래 어려운 이웃을 많이 도와주었다고 전해집니다. 한겨울 엄동설한이면 매스컴에서 안타까운 뉴스를 심심치 않게 접합니다. 특히나 요즘처럼 독거노인을 비롯해서 혼자 사는 사람들이 많을 때는 더욱 안타까운 일들이 많이 일어납니다. 홀로 사는 어려운 이웃들에게도 사랑의 손길을 내밀어 주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우리가 행복해지기 위해서 근본적으로 노력해야 하는 일의 시작은 누구나 산타클로스가 될 수 있다는 믿음에서 출발할 수 있습니다. 우리의 내면으로부터 만들어지는 그런 마음이 하나둘씩 모여서 따뜻하고 정감 있는 사회를 만들어 갈 것입니다. 돈이나 물질보다는 내면에서 우러나오는 행복을 느끼는 일이 필요합니다. 돈의 속성 중의 하나는 더 많은 돈을 요구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누구나 부자가 되려하고, 맞벌이를 하고, 좋은 교육을 받아서 돈을 많이 버는 직장에 가려합니다. 돈은 우리의 내면에서 많은 부분을 차지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사람에게 있어 기본적인 욕구가 충족되고 나면 돈은 그 자체로 아무런 의미를 갖지 못합니다. 행복의 능력은 외부에서 오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이제 새해가 밝았습니다.
새해에는 많은 사람들이 행복해졌으면 좋겠습니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의 소망입니다. 우리의 삶이란 결국 주변에서 같이 사는 모든 사람들과 같은 시대를 살다가 떠나는 것입니다. 행복을 느끼기에 우리 사회는 아직 많은 면에서 부족한 면이 있습니다. 더구나 암과 같은 병과 투병하면서 행복하기는 어렵겠지만, 주위를 돌아보고 나보다 더 어려운 이웃을 보고 도울 수 있는 마음이 있다면 행복도 그리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암과 투병하면서 행복의 조건은 훨씬 간단하고 오직 한 가지 일뿐입니다. 암으로부터의 해방. 건강을 회복하는 일이니까요. 한 해 동안 이 한 가지의 소망만을 품고 열심히 살아봅시다. 분명 좋은 끝은 있습니다.

월간암(癌) 2012년 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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