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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발전소 인근의 소아암 발생률
고정혁 기자 입력 2011년 09월 19일 11:30분880,088 읽음

스위스, 1985년 이후 출생한 모든 아이 15년간 추적 연구하다

스위스에서 대규모 종단연구를 해본 결과 핵발전소 인근에서 출생한 어린아이들이 암 발생 위험이 더 크다는 증거가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스위스 베른대학의 사회예방의학 연구소(ISPM)는 스위스 소아암 등록청과 스위스 소아종양학 그룹과 협력해서 CANUPIS(스위스의 소아암과 핵발전소)란 연구를 실시했다.

핵발전소 인근에 거주하는 사람들의 건강에 어떤 위험이 있을까? 이 문제는 20년이 넘는 기간 동안 논란이 되고 있다. 성인들보다 방사선에 더 예민한 어린아이들의 암 발생 문제가 특히 걱정스러운 문제였다. 2007년에 발표된 독일의 환자-대조군연구에서는 핵발전소의 반경 5킬로미터 이내에 살고 있는 어린아이들의 백혈병 발생 위험이 더 멀리 떨어진 곳에 거주하는 어린아이들보다 2배 이상 더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런 연구결과가 스위스 사람들의 우려를 자아내게 했고 그로 인해 스위스 의회에서 토론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런 이유로 스위스의 연방 공중보건성(FOPH)과 스위스 암 연맹은 베른 대학의 사회예방의학 연구소에 연구를 실시하도록 요청했다. 이런 요청을 받아들여 2008년 9월부터 2010년 12월까지 CANUPIS 연구가 실시되었고 그 결과가 지난 7월12일 국제 역학잡지를 통해 발표가 되었다.

이 연구에서 연구진은 핵발전소 인근에서 출생한 어린아이들과 멀리 떨어진 곳에서 태어난 아이들의 백혈병과 여타 암의 발생 위험을 비교해보았다. 이 연구에는 1985년 이후에 출생한 스위스의 모든 어린아이들이 포함되었다. 나이가 0~15살인 어린아이들의 수는 130만 명이 넘고 이들 어린아이들을 1985년부터 2009년까지 추적 연구한 것이다. 또 스위스를 4개 구역으로 구분했는데 핵발전소로부터 5킬로미터 이내의 지역은 제1구역, 5~10킬로미터 떨어진 지역은 제2구역, 10~15킬로미터 떨어진 지역은 제3구역, 나머지 지역은 제4구역으로 구분했다. 소아암 발생 위험은 각 구역별로 계산했고, 그런 후 제1구역, 제2구역, 제3구역의 암 발생건수를 제4구역의 암 발생 예상 건수와 비교해보았다.

핵발전소 인근 아이들 소아암 발생건수 차이 없어
이렇게 비교해본 결과 핵발전소 인근에서 출생한 어린아이들이 소아암에 걸릴 위험성이 통계적으로 의미가 있을 정도로 증가하거나 감소한 증거를 찾을 수가 없었다. 즉 핵발전소 인근에서 태어난 아이들의 소아암 발생건수가 핵발전소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 출생한 어린아이들의 소아암 발생건수와 대동소이한 것으로 드러난 것이다.

스위스에는 핵발전소가 5개가 있고, 전체 전력의 약 40%를 핵발전소가 생산하고 있다. 인구의 약 1%가 핵발전소 반경 5킬로미터 이내에 살고 있고 약 10%가 핵발전소 반경 15킬로미터 이내에 살고 있다. 핵발전소 이외에도 로잔대학과 바젤대학, 폴 쉐러연구소 및 중간 보관시설에 4기의 연구용 원자로가 있다.

스위스에서 1985년 이후에 태어난 모든 어린아이들을 15년간 추적하면서 연구한 결과이기 때문에 이번 연구결과는 신뢰도가 매우 높은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나 핵발전소의 시설이나 안전 관리가 나라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나기 때문에 스위스의 연구결과가 다른 나라의 경우에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을는지는 의문이다. 또 핵발전소가 건강에 해가 되지 않더라도 후쿠시마 원전사태에서 볼 수 있듯이 단 한 번의 천재지변으로 핵발전소가 대재앙이 될 수도 있는 점을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출처:
1. W. Hoffmann et al., Childhood Leukemia in the Vicinity of the Geesthacht Nuclear Establishments near Hamburg, Germany. Environ Health Perspect (2007) 115(6):947-52
2. B. D Spycher et al., "Childhood cancer and nuclear power plants in Switzerland: a census-based cohort study" Int. J. Epidemiol. (2011) doi:10.1093/ije/dyr115

월간암(癌) 2011년 8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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