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야초
풍습을 제거하고 통증을 완화하는 봉선화
고정혁 기자 입력 2011년 06월 24일 12:14분887,871 읽음

글: 전동명

뿌리, 꽃, 종자, 줄기 모두 약용하는 봉선화
봉선화(鳳仙花)는 봉선화과에 속하는 일년생 초본 식물이다. 봉선화, 금봉화, 지갑화, 봉사, 봉새 등으로 불린다. 인도, 말레이시아, 중국이 원산으로 지금은 전 세계에 널리 재배되고 있으며 우리나라도 오래전부터 가정에서 원예 식물로 재배하고 있다. 봉선화는 외래종이지만, 우리나라에 산이나 계곡 습지에 자생하는 물봉선은 순수 토종 식물이다.
봉선화와 물봉선의 변종 및 가짓수를 보면 가야물봉선, 검물봉선, 노랑물봉선, 물봉선, 미색물봉선, 봉선화(봉숭아), 제주물봉선, 처진물봉선, 흰물봉선, 흰봉선화 등이 있다.

봉선화(鳳仙花)란 이름에 유래에 대하여 1621년 중국의 군방보(郡芳譜)에서는 이렇게 알려주고 있다. "머리와 날개 꼬리와 발이 우뚝 서 있어서 흡사 펄떡이는 봉황새의 형상과 같다 하여 봉선화라고 한다."
봉선화의 학명은 Impatiens balsamina라고 하는데, in(없다)+patiens(인내), 즉 익은 삭과는 건드리기만 해도 쉽게 터져 씨를 쏟아 버려 참을성이 없다는 뜻에서 유래하였고, balsamina는 발삼유을 만들기 때문에 생긴 이름이라고 한다. 영어로는 "Touch me not"으로 건드리기만 하면 터지는 열매를 보고 붙인 이름이다.
중국에서는 종자를 급성자(急性子)라고 부르는데 쉽게 터지는 열매를 두고 붙인 별명이다. 실제 봉선화는 종족 번식을 위해서 씨앗을 폭발적으로 튀게 하여 작은 씨앗들을 분산시킨다.

봉선화의 전초를 봉선(鳳仙), 뿌리를 봉선근(鳳仙根), 꽃을 봉선화(鳳仙花), 종자를 급성자(急性子), 건조한 줄기를 투골초(透骨草)라고 하여 모두 약용한다.

병마를 막아주었던 봉선화물들이기
아프리카 봉선화에는 원주민들이 잎, 줄기를 삶아 졸여서 소금을 얻는 종류도 있다고 전해진다. 봉선화에는 뱀이나 벌레들이 싫어하는 물질이 들어 있어 병충해 예방을 위해 수박밭이나 참외밭에 곳곳이 심기도 하며 장독대 옆에도 분꽃과 함께 심기도 한다.

봉선화로 손톱에 물들이는 풍습이 전해지고 있는데, 손톱을 아름답게 물들이기 위한 것보다는 옛날에 의학이 발달하지 못하여 소아의 사망률이 높아 남녀의 구별 없이 아이들의 손톱에 봉숭아로 물들여서 병마가 침범하지 못하도록 건강을 지키고자 하는 뜻에서 물을 들였다고 한다. 봉숭아물들이기는 오늘날 매니큐어에 밀려나 그 사용법이 잊혀 가고 있다.

봉선화의 활용
봉선화는 여름과 가을에 채취한다. 맛은 맵고 쓰며 성질은 따뜻하다. 봉선화에 대해 허준이 기록한 동의보감에서는 '매 맞아서 난 상처를 낫게 한다. 뿌리와 잎을 함께 짓찧어 붙인다.'라고 적고 있다.

북한에서 펴낸 <약초의 성분과 이용>에서는 이렇게 기록하고 있다.

여문 씨를 모아 말린다. 씨 달인 액은 자궁수축작용, 피임작용(배란 억제)이 있다. 동의치료에서는 씨를 독풀이, 월경 불순에 쓴다. 또한 줄기는 아픔멎이약, 염증약, 통경약으로 류머티즘, 타박상, 폐경에 쓴다. 민간에서는 씨가 물고기 뼈를 무르게 한다고 하여 뼈에 찔렸을 때 씨를 물과 함께 삼킨다. 이때 이에 닿지 않도록 해야 한다. 또한 물고기를 삶을 때 몇 알의 씨를 넣으면 뼈가 물러진다고 한다. 씨가루를 벌레 먹은 이에 뿌리면 이가 뽑기 쉽게 흔들리게 된다. 소화기암에는 씨 30~60그램을 달여 먹는다.

봉선화의 전초(봉선)는 여름과 겨울에 채집한다. 맛은 맵고 쓰며 성질은 따뜻하다. 잎은 맛이 달고 쓰며 매우며 독이 조금 있다. 풍을 제거하고 혈을 잘 순환하게 하며 부기를 가라앉히고 통증을 완화시킨다. 관절 풍습통, 타박상, 독사에 물린 데, 생선 가시가 목에 걸린데, 모든 부스럼, 변비, 오래된 궤양, 습으로 발등이 붓는데, 종기 등을 치료한다. 하루 12~20그램, 신선한 것은 40~80그램을 물로 달여서 복용한다. 외용 시 찧어서 붙이거나 달인 물로 씻거나 김을 쐰다. 봉선화 줄기나 잎을 달인 물로 목욕하면 몸이 냉한 사람은 몸이 더워진다.

봉선화의 뿌리(봉선근)는 맛은 달면서 쓰고 매우며 독이 조금 있다. 혈액 순환을 촉진시키고 경락을 통하게 하며 단단한 덩어리를 연하게 하고 부기를 가라앉힌다. 풍습성 관절통과 근육통, 수종, 타박상으로 붓고 아픈 데를 치료한다. 뿌리를 가루 내어 먹거나 술에 담가 사용한다. 외용 시 찧어서 붙인다.

봉선화의 꽃(봉선화)은 맛은 달고 약간 쓰며 성질은 따뜻하다. 풍을 제거하고 혈을 잘 순환하게 하며 부기를 가라앉히고 통증을 완화시킨다. 풍습으로 인한 반신불수, 독사에 물린 상처, 허리 아픈데, 어깨 아픈데, 이뇨, 손발톱무좀, 월경 중지로 인한 복통, 산후 어혈 등에 항균 작용이 있다. 하루 2~4그램씩, 신선한 것은 4~12그램을 물로 달여서 복용한다. 또는 가루 내어 쓰거나 술에 담가 복용한다. 외용 시는 찧어서 즙을 귀에 떨어뜨리어 넣거나 찧어서 붙이거나 달여서 김을 쐬거나 씻는다. 손톱에 봉선화 물을 들이면 수술할 때 마취가 잘 안 된다고 한다.

주의 사항으로 허약한 사람이나 임신부는 복용하지 말아야 한다. 많이 복용하면 인후를 자극한다. 봉선화의 종자는 독성이 있어 30개 이상을 먹으면 사망할 수도 있다고 하니 조심해야 한다.

중국의 <왕연사(汪連仕)의 채약서(採藥書)>에서는 "봉선은 흰 꽃이 피는 것을 투골백(透骨白)이라고도 하는데 풍을 구축하고 기(氣)를 발산시킨다. 꽃이 붉은 것은 투골홍(透骨紅)이라 하는데 엉긴 혈을 흩어지게 하고 낙태시킨다"라고 기록한다. 또한 <본초강목>에서는 말하기를 "봉선은 집에서 재배하고 잘 자라며 2월에 심고 5월에 다시 심을 수 있다. 든든한 줄기를 따서 뜨거운 물에 데워 상추처럼 먹는다. 좋은 술에 하루 저녁 담갔다가 먹어도 된다. 그러나 이 풀은 벌레나 진딧물이 생기 않고 벌이나 나비도 가까이 가기 싫어하는데 이것으로 보면 독이 없지는 않을 것이다"라고 알려준다.

필자도 어릴 때 충청북도 시골 고향 길에 봉숭아꽃이 피고 난 뒤 볼록하게 튀어나온 종자 주머니를 두 손가락으로 살짝 누르면 씨앗 주머니가 벌어지는 동시에 오그라들면서 씨앗이 튀어나오는 것이 재미가 있어 봉숭아 종자 주머니가 보이면 두 손가락으로 눌러 보고 흥미를 느낀 것이 아직도 기억이 생생하다.

모든 국민이 집안에 텃밭이나 화단이 있다면 봉숭아를 화단에 가꾸어 염색용, 관상용, 약용 및 가정상비약으로 잘 활용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월간암(癌) 2011년 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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