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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역력을 올려주는 미슬토 주사요법
고정혁 기자 입력 2011년 05월 31일 17:51분886,886 읽음

미슬토를 우리는 보통 '겨우살이'라고 한다. 겨우살이는 다른 나무에 기생하여 겨우겨우 살아가기 때문에 그렇게 불러왔다. 마치 체내에 기생하는 암처럼 살아가는 나무다. 식물세계에서 암 같은 존재를 인간세계의 암 치료제로 사용한다니 신기하지 않은가?

미슬토는 유럽에서 오래전부터 크리스마스트리 장식으로 애용한 축복의 나무다. 미슬토를 신의 선물로 생각한 것이다. 지금도 유럽 사람들은 새해에 미슬토가 평안과 건강, 행운을 가져다준다고 믿는데, 연인들이 미슬토 장식품 아래를 지나갈 때에 서로 입을 맞추면 좋은 부부가 되어 자손에게 복을 내린다는 풍습이 있다.
이런 미슬토에서 뽑아낸 주사제가 유럽에서는 보편화되어 있으며, 우리나라의 인삼만큼이나 흔히 사용한다.

미슬토는 서양은 물론 동양에서도 신성한 식물로 여겨왔다. 치료제로서 미슬토는 역사가 몇 천 년이나 되었다. 이미 기원전에 히포크라테스는 미슬토는 해독제로 사용했다. 지난 2세기 동안 미슬토는 종양치료 외에도 관절염, 피부병, 고혈압, 동맥경화, 당뇨, 천식, 간질, 신경통, 생리불순에 사용되었다.

미슬토 주사제는 독일 정신과학의 일종인 인지학이 기초가 되어 약품으로 개발되었다. 인지학은 인간을 초감각적인 세계와 연관지어 이해하려는 루돌프 슈타이너의 이론이다. 슈타이너는 미슬토 추출물에 종양치료 물질이 들어 있다고 1916년에 처음으로 언급했다. 그리하여 그의 이론을 존중하던 주위의 의사들이 미슬토 주사약제인 이스카도르를 개발했고, 1926년에 이스카도르라는 이름으로 판매하기 시작했다. 오늘날에도 슈타이너 의학에 관심이 있는 의사들이 여러 병원에서 미슬토 주사제를 연구하고 있다.

슈타이너는 악성종양을 인체에서 자라나는 기형으로 인식했다. 그는 종양의 성질이 숙주나무에 기생하는 미슬토의 모습과 흡사하다는 점을 보고 연구를 시작하게 되었다고 한다. 미슬토는 성장하는데 필요한 영양분을 대부분 숙주나무에서 섭취한다. 그러니 식물 영역에서는 일종의 종양 같은 존재다.
처음 이런 정신과학적 논리는 현대의학으로는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었다. 이것이 의사들이 미슬토 주사제를 종양치료제로 투여하는 데 소극적인 이유다. 그러나 미슬토 주사제 성분이 현대의학적인 관점에서 연구되어 왔고, 암치료할 때 여러 가지 면에서 도움이 된다는 것이 밝혀지면서 정신과학적인 논리가 설득력을 얻게 되었다.

오늘날 독일에서 미슬토 주사요법은 생물학적 치료 기준에 따라 사용된다. 이 방법은 보조요법뿐 아니라 단독으로 대증요법차원에서 사용하거나 방사선치료 또는 항암치료와 함께 사용된다. 비전통적인 암치료법 가운데 미슬토 주사제가 가장 많이 사용되는 처방법이다.

미슬토주사치료의 가장 중요한 목적은 삶의 질을 높이고, 진통제 사용을 줄이며 종양의 고통 약화, 식욕 촉진, 체중증가 유도, 면역력 증강, 전염성 감소, 항암제 부작용 감소에 있다. 미슬토 주사제는 유럽의 10여 개 회사에서 약품으로 개발했고, 스위스의 루카스 병원과 독일의 웨셀브론 병원을 포함한 수많은 병원에서 연구하고 있으며, 오랜 임상경험을 바탕으로 환자들에게 사용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1994년경에 처음으로 미슬토 주사제를 사용하기 시작하였으며, 지금은 많은 대학병원과 암클리닉에서 사용한다.

<미슬토 주사요법>, 김태식·한현수, 중앙생활사

월간암(癌) 2011년 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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