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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환자를 위한 운동
고정혁 기자 입력 2011년 05월 23일 11:45분881,420 읽음

일주일에 3회, 한 시간의 운동을 하라

우리가 고안한 운동 프로그램은 심장병 환자에게 효과적이라고 밝혀진 프로그램에 기초하고 있다. 우리는 모든 환자에게 일주일에 3회, 한 시간의 프로그램을 시작하라고 권한다. 한 시간이라는 점이 중요하다. 많은 연구들이 더 짧은 시간의 운동은 유효한 효과를 내지 못한다고 말하고 있다.

침대에 누운 채 거의 움직이지 못하는 상태라면 신체 운동에 참여하고 있는 자신을 시각화해보라. 이로써 신체적 고통의 완화에 대한 기대가 생기고, 신체의 니즈를 인식하는 데 관심을 기울이게 된다. 팔이나 다리를 움직일 수 있다면 침대에서 하는 운동을, 방이나 집 안을 걸어 다닐 수 있는 정도라면 산책을 권한다.

걷지 못한다면 자신이 좋아하는 운동을 하는 모습을 그려라

백혈병 환자를 예로 들어보자. 그는 현재 병원에서 화학 치료를 받고 있다. 마취제가 필요할 정도로 격심한 고통에 시달리며 정맥 주사를 통해 영양을 섭취한다. 그의 유일한 활동은 부축을 받아 화장실에 가는 정도다. 이 환자가 운동 프로그램을 시작한다면, 그 첫 단계는 운동 시간을 정하는 것이다. 방해가 덜한 시간을 운동 시간으로 하는 것이 중요하다. 간호사들이 교대하는 3시에서 4시 사이를 운동 시간으로 정했다고 가정하자.

그는 침대에 누워 4~5분 동안 심한 통증을 유발하지 않는 한도 내에서 손과 발을 움직이는 것으로 운동을 시작해서(손가락이나 팔에 주사가 꽂혀 있는 경우에도 충분히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다) 머리를 베개에서 들었다 다시 눕히는 동작을 한다. 다음은 심상을 이용해 테니스, 수영, 기분 좋은 속도로 숲 산책하기 등 자신이 좋아하는 운동을 하는 모습을 그린다. 어떤 활동이든 신체의 움직임이 있고 재미있어야 한다.

5~10분간 그런 활동을 하는 자신을 그리고, 다시 4~5분간 처음의 신체 운동을 반복한다. 다리와 팔과 머리 등을 움직인다. 다시 5~10분간 자신이 좋아하는 운동을 하는 모습을 그린다.

신체 활동(4~5분)고 시각화(10분)의 조합을 4회 반복하고 간호사를 호출해서 화장실에 다녀온다. 이로써 환자는 한 시간의 운동을 한 셈이다. 이 프로그램을 정맥 주사가 필요 없어질 때까지 일주일에 3회 반복한다. 이때부터 신체 활동의 양을 늘릴 수 있다.

운동의 가장 중요한 요소는 규칙성이다

병원에서 퇴원할 때 환자는 이미 적절한 활동으로 구성된 일주일에 3회, 한 시간의 규칙적인 운동 스케쥴을 가지고 있다. 활동의 내용은 한 시간 동안의 걷기, 이후에는 걷기와 뛰기의 조합으로 바꿔간다. 이 프로그램은 환자의 신체 상태에 따라 그때그때 조정된다.

완전한 보행이 가능해졌지만 운동을 해본 적도 없고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모르는 경우, 앞에서 언급한 연구는 일주일에 3회 한 시간 동안 걷기와 뛰기를 혼합한 운동을 권한다. 아마도 전반적인 운동으로는 최선의 형태일 것이다. 하지만 운동의 형태보다 중요한 것은 규칙성이다. 좋아하는 운동을 선택했다면 규칙적으로 실천할 확률이 더 높아질 것이다. 따라서 수영과 테니스를 좋아하고 신체적으로는 가능하다면, 수영과 테니스를 선택할 것을 권한다. 물론 '안전한' 활동이라는 전제가 따라야 한다.

운동의 강도는 대화가 가능한 정도가 안전하다

'안전한' 활동을 판단하는 최적의 기준으로 우리가 찾아낸 것은 심장병 환자에게 적용되는 기준이다. 신체 활동의 상한선은 맥박수가 10초당 24~26, 분당 144~156회가 되는 지점이다. 대부분의 경우, 특히 운동을 할 때는 자신의 맥박수를 체크하기가 어렵다. 그래서 우리는 운동 도중에 약간은 끊기더라도 대화가 가능한 정도가 안전하다는 경험칙을 만들었다.

침대에서 운동을 하든 걷거나 뛰는 운동을 하든 숨이 차서 대화가 유지되지 않으면 활동의 수준을 낮춰야 한다. 뛰고 있다면 속도를 줄이고, 걷고 있다면 멈춰 서거나 앉는다. 대화를 유지할 수 있는 능력은 보통 10초당 맥박수가 26회 정도에 이르기 전에 중단된다. 때문에 이 규칙으로 안전한 한계를 지킬 수 있다.

우리는 이 운동 프로그램이 신체적·정신적 건강에 기여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 그러나 부상이나 과로로부터 자신을 보호할 책임은 자신에게 있음을 명확히 해두고 싶다. 안전한 활동의 기준에 주의를 기울인다면 부상이나 과로로 해를 입을 이유가 없다. 자기 자신의 행동에 대한 책임을 인정하고 적당한 정도로 운동하기를 바란다. 우리는 환자들에게 이 운동 프로그램에 대한 책임을 받아들이도록 요청한다. 따라서 그들이 상해를 입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암 환자가 되어도 신체 활동 능력은 떨어지지 않는다

우리의 경험에 따르면, 암 환자들은 일반인들이 보통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뛰어난 신체 활동 능력을 가지고 있다. 팀의 경우를 생각해 보라. 2년 동안이나 거부해온 운동이 그의 건강을 증진시키고 통증을 감소시키는 데 도움을 주었다. 암이 뼈까지 광범위하게 전이된 환자가 미니마라톤(10킬로미터)을 완주한 적도 있고, 최근에는 수술 불가능한 골반암 환자가 하프마라톤(약 21킬로미터)을 완주했다.
환자이면서 상담 직원으로 일하는 한 심리학자는 우리와 함께 42.195킬로미터를 완주했다. 그는 신장암이 폐로 전이된 지 4년이 지난 상태였다. 그러나 레이스 도중에 호흡 곤란 증세는 전혀 없었다. 사실 레이스가 끝난 뒤 우리가 자러 간 사이 그는 저녁 식사를 하기 위해 외출을 했다. 우리가 아는 한 암 환자가 마라톤을 완주한 첫 사례였다.

규칙적인 운동 프로그램이 삶의 질을 높인다

가장 놀라운 결과는 우리가 연구하는 환자들(모두가 의학적으로 치유 불능 판정을 받은) 가운데 절반 이상의 활동성이 암 진단 이전과 100퍼센트 일치하는 정도로 유지된 것이다. 삶의 질이 개선되자 회복할 수 있다는 믿음과 생활에 전념하는 정도도 높아졌다. 삶의 질을 개선하는 원인으로 우리 프로그램의 어떤 단일한 요소를 꼬집어 말할 수는 없지만, 규칙적인 운동 프로그램이 그 일부라는 것은 확실하다.

우리의 경험은 규칙적인 신체 운동으로부터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따라서 신체 상태에 관계없이 지금 당장 운동 프로그램을 시작할 것을 권한다. 신체적·심리적 효과가 곧 드러날 것이다.

월간암(癌) 2010년 10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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