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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 - 밥 한술에 장아찌 얹어 2
고정혁 기자 입력 2010년 03월 25일 09:52분884,013 읽음

이화실 | 안현필 건강밥상 운영(//www.iahp.co.kr) 문의 (02) 853-6094

장아찌라는 말은 장을 의미하는 ‘장아’와 무언가에 짜게 절인 채소를 의미하는 ‘디히’ 혹은 ‘찌’가 합쳐서 만들어졌다. 이처럼 장아찌의 재료는 무궁무진하다. 현재 알려진 것만 해도 200여 종이 넘는다.
먹을 것이 부족하던 시절 무엇이든 제철에 나온 채소를 저장하고 후에 먹기 위해서이다. 하지만, 익히지 않은 생재료를 소금, 간장, 된장, 고추장 등으로 그 자체의 발효를 끌어내어 독특한 맛과 영양분을 만들어내는 발효저장식품의 진가는 갈수록 빛을 발한다.
장아찌는 한여름 지친 입맛을 살리는 이상의 힘을 갖고 있다.

오이 참외 장아찌 장아찌라는 것은 사람이 먹을 수 있는 채소의 잎과 줄기, 뿌리 등을 간장과 된장, 고추장 등에 박아먹기 좋게 간이 배게 만드는 것이다.
그런데 된장이나 고추장에 장아찌를 박으면 재료의 독특한 맛과 그것에서 나오는 수분 때문에 고유의 장맛이 변하게 된다.
그래서 장아찌를 담는 된장과 고추장은 좀 맛없이 만들어진 것, 그리고 무나 오이, 참외 등의 재료도 밭에서 잘 익지 않아 어정쩡하게 뒹구는 것들을 사용해 장아찌로 만든다.
오이의 경우, 씨가 많지 않은 것이 장아찌용으로 좋다. 씨가 많으면 수분이 많아 장아찌로 담아도 물렁물렁하기 때문이다.

▣만들기
① 오이나 참외를 통째로 소금에 절인다.
② 푹 절여 수분이 빠지고 쭈글쭈글해지면 채반에 건져 물기를 바짝 말린다.
③ 잘 먹지 않는 된장이나 고추장에 박아 놓는다.
④ 간이 알맞게 배면 하나씩 꺼내 얇게 썰어서 참기름을 이용한 갖은 양념에 조물조물 맛깔스럽게 무쳐낸다.

풋감장아찌 풋감 장아찌를 담는 감은 너무 풋익어도 안 되고 또 잘 익어도 안 된다. 이 감은 8월경이면 배가 돌기 시작한다. ‘배가 돈다’는 것은 우리 충청도에서 맛이 들기 시작한다는 말이다.
해마다 8월이면 태풍이 찾아와 이제 갓 익어가는 작물들을 엉망으로 만들어 놓곤 하는데 과일들도 예외가 아니어서 과수원의 사과나 배도 많이 떨어진다. 감이 주렁주렁 매달린 감나무 역시 거센 바람에 제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가지가 찢어지기도 하고 낙과가 많이 생긴다.
풋감 장아찌용 감은 이때 떨어진 낙과가 제격이다. 풋감장아찌는 껍질이 억세기 때문에 입안에서 다소 맴도는 느낌이 들지만 육질은 정말 부드럽고 씹히는 맛이 좋다.

▣만들기
① 육질이 단단한 풋감을 반으로 쪼개서 소금물에 담가 절인다.
② 어느 정도 간이 배이면 건져서 채반에 건조시킨다.
③ 수분이 쫙 빠지고 꾸들꾸들해진 감을 고추장이나 된장에 박아 둔다.
④ 3개월 정도 지난 후 장아찌가 다 되면 한 쪽씩 꺼내 얇게 썰어서 참기름과 다진 마늘, 씨앗가루를 넣어 무쳐먹는다.

무청장아찌 이 무청장아찌는 시래기 된장국이나 시래기 볶음처럼 맛이 깊고 구수하면서도 뒷맛이 깔끔하고 개운해 색다른 맛을 느끼게 한다.
무청장아찌는 우리 할머니가 정말 좋아하셨다. 무시래기를 무척이나 귀하게 여기셨던 할머니는 식사 때가 되면 항상 당신 혼자만 따로 무청장아찌를 밥상 위에 놓고 드실 정도였다.

이 무청장아찌도 조금 억세기 때문에 콩잎 장아찌처럼 밥할 때 투가리에 담아 솥 속에 넣고 밥물로 익혀서 먹기도 했다.
그런데 이처럼 우리 어머니와 할머니들이 각종 먹거리를 솥 안에 넣고 넘치는 밥물로 익혀서 조리를 한 이유가 있다. 그 때는 요즘처럼 몇 가지의 음식을 동시에 조리할 수 있는 가스렌지가 없었고 아무리 큰 집도 부엌에는 아궁이가 밥을 하고 국을 끓이는 두 개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밥과 국이 아닌 다른 반찬의 조리는 투가리에 담아 밥솥에 넣고 밥물로 조리한 것인데, 그 반찬마다 밥물이 들어가서 더 맛있고 영양도 풍부했으니 이것이 우리 조상들의 지혜가 아닌가 싶다.
요즘 무시래기밥이 인기를 끌 정도로 옛날 먹거리에 대한 관심이 큰데 무청 장아찌를 담가 건강식으로 먹어보자. 무청장아찌 재료는 늦가을 김장을 할 때 나오는 무시래기 가운데 속꼬뱅이를 추려서 사용한다.

▣만들기
① 무청을 소금에 살짝 절인 다음 채반에 넣어 물기를 빼고 말린다.
② 양조간장에 마늘채와 생강채, 말린 홍고추, 건다시마, 유기농설탕을 넣고 끓인 후 식힌다.
③ 꾸들꾸들하게 말린 무시래기를 항아리에 담고 양념간장을 부어 뜨지 않도록 돌멩이로 눌러 놓는다.
④ 10일 정도 지나면 간장물을 따라 한 번 끓여 식힌 후 다시 붓는다.
⑤ 3~4개월 저장한 후에 조금씩 꺼내 쫑쫑 썰어 갖은 양념을 해서 무쳐 먹는다.

고들빼기장아찌 사람들은 이 고들빼기를 데쳐서 나물로 해 먹거나 김치를 담글 줄은 알아도 장아찌를 만들어 먹는 것은 잘 모르는 것 같다. 하긴 사시사철 온갖 먹거리가 넘치다 보니 신경을 잘 안 쓰는 것인지 모르겠다.
산 아래에 있는 우리 친정집 뒷논과 밭의 논두렁 밭두렁에도 씀고들빼기가 천지다. 특히 우리 친정집은 큰길에서 떨어져있기 때문에 사람들의 손을 타지 않아 더 많은 것이다.
나는 해마다 이 고들빼기를 캐서 나물과 김치, 장아찌의 재료로 요긴하게 쓰고 있다. 이 고들빼기는 캐고 또 캐어도 그 이듬해 봄에 보면 또 지천으로 뿌리를 내리고 있다. 고들빼기 잎은 수분이 많으므로 뿌리만 장아찌를 담는다.

▣만들기
① 고들빼기 뿌리를 다듬어서 깨끗이 씻은 후 소금물에 담근다. 이 때 뿌리들이 뜨지 않도록 돌멩이로 꼭 눌러 놓고 20일 정도 삭힌다.
② 쓴 물이 빠지고 삭혀진 뿌리를 바구니에 걸러 물기를 쪽 뺀다.
③ 양조간장에 마늘채와 생강채, 건 홍고추채와 유기농 설탕을 약간 넣고 대파는 어슷썰기로 해서 양념간장을 만든 후 준비된 고들빼기 뿌리는 항아리에 담아 양념장을 붓고 돌멩이로 꼭 눌러 시원한 곳에 보관한다.
④ 맛있게 양념이 배려면 20일 이상 숙성시킨다.
⑤ 먹을 만큼씩 꺼내 별다른 양념 없이 깨가루와 참기름만으로 무쳐 상에 올린다.

월간암(癌) 2009년 8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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