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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미조 건강칼럼 - 젊을 때 고생은 사서라도 하라!
고정혁 기자 입력 2010년 03월 05일 16:04분879,255 읽음

젊을 때 고생은 사서도 하라는 말이 있다. 대부분 사람들은 이 말이 좋다고 말하지만 실상 자기의 자녀들은 고생시키지 않으려고 한다. 완전히 이 말을 부인하는 것과 같다.

하지만, 성장할 때 고생은 사서라도 하는 것이 맞다. 식물에서 몇 가지 예를 들어 보겠다.
호박의 다수확법이 있다. 호박이 2m 정도 자랐을 때 그 호박의 밑줄기 부분을 잡고 뿌리를 잡아당긴다. 그러면 뿌리 끝이 끌려 올라오면서 ‘부지끈’하는 소리가 난다. 뿌리가 끊어지는 소리이다. 이렇게 해두면 호박은 보통 때보다 2~4배나 많이 열리게 된다고 한다. 보통 호박은 아무렇게나 심어 놓아도 줄기가 무성하게 담장을 타고 가면서 가을이 되면 주렁주렁 열매가 열린다. 이른 봄에 땅속 깊이 구덩이를 파고 똥오줌과 거름을 넣고 씨를 뿌려 놓으면 무성하게 잘 자라는 게 호박이다. 호박은 동맥경화를 방지하는 특수한 기능을 가진 식품이기 때문에 요즘 호박을 많이 먹고 있으며 호박으로 떡을 만들 때 호박 우거지를 넣어 만들면 그 달달한 맛이 감치게 좋다.
이렇게 잘 자라는 호박도 성장의 절정기에 ‘뿌리는 뽑는 것’과 같은 방식을 취하면 보통보다 훨씬 많은 호박을 거둘 수 있다는 것이다.

사과를 잘 기르는 사람은 사과밭에 기왓장을 넣어준다고 한다. 기왓장은 사과가 많이 열리게 할 아무런 조건이 없다. 오히려 사과밭에 땅을 파고 뿌리부분에 넣었던 기왓장이 사과만 작게 열리게 할 것이 아닐까 하는 두려움이 있다. 그런데 그렇지 않다. 기왓장이라는 장애물이 생겼을 때 사과나무는 더 맹렬히 과실을 맺는다.

사과를 300평당 36그루 심었을 때와 18그루 심었을 때와 그보다도 더 작게 8그루 심는다고 하자. 어느 쪽이 더 많이 사과가 열릴까? 일반적인 셈법으로는 당연히 많은 나무를 심었을 때이다. 하지만, 놀랍게도 300평당 36그루 심었을 때보다는 그 반을 심었을 때가 많이 열리고 그것보다도 더 절반을 심었을 때가 더 많이 열린다.

또 한 가지 예를 더 들어보자. 소를 기를 때 소에게 충분한 음식을 주고 편안하게 자리를 마련해주기만 하면 소는 무럭무럭 자라기만 할 뿐 임신을 하지 않는다. 그러나 들판에 내쫓으면 마음대로 쏘다니고 먹이를 찾아다니느라 말라버린 소가 어느새 임신하는 것을 볼 수 있다.

가지를 심을 때 보통 사람들은 해가 질 무렵에 가지 모를 심어놓고 충분히 물을 준다. 그러나 그렇게 심지 않고 낮에 해가 쨍쨍 내리쬘 때 가지 모를 심어 놓고 물도 주지 않은 채 흙으로 잎까지 덮어버리고 나면 가지 모가 더 잘 자란다.
이처럼 환경을 열악한 쪽으로 바꾸는 것이 가지 모가 잘 자라게 되는 것이다. 가지가 잘 자라도록 하려면 연약한 가지 모가 죽을까 싶어 해질녘에 심는 것이 아니고 오히려 생각을 바꾸어 가지 모에 힘든 때인 해가 날 때 심는다.

사람은 역경을 겪을 수 있는 환경의 변화가 있는 곳에서 잘 자란다. 소도 마찬가지이다. 사육장에서 길러지는 소는 넉넉한 배합 사료를 먹고 살은 찌지만 그 소는 임신을 못한다. 환경을 바꾸어 초지에 쫓아버리고 나면 소는 초지의 풀이 넉넉지 못하더라도 임신을 하게 된다.
사과나무도 마찬가지이다. 기왓장이 사과가 자라기에 알맞은 양분을 제공해 주는 것이 아니지만 놀랍게도 사과는 많이 열린다. 환경의 변화는 자람을 빠르게 한다. 성장을 튼튼하게 한다. 젊었을 적 고생은 사서라도 해야 한다는 비유와 모두가 통하는 것이다.

아이들은 영양식으로 먹이게 되면 비만이 된다.
호박의 뿌리를 뽑아 놓은 것은 이 비만을 막아 버린다. 호박잎과 줄기만 무성하고 열매가 많지 않은 것보다는 뿌리를 뽑아 놓은 호박은 잎이 무성하지 않았지만 오히려 열매는 2~4배 많이 열렸다.
사과밭에 기와조각을 넣어 놓았더니 잘 자라지 않고 사과도 적게 열린 것이 아니다. 오히려 그쪽에서 더 많이 열렸다. 20평당 한 그루의 사과를 35평당 한 그루로 싶어 놓았으니 환경이 크게 변화된 것이다. 환경을 바꾸는 것이 중요하다.
가지도 마찬가지이다. 환경이 바뀌었다. 잎은 땅에 묻혔고 햇볕은 쨍쨍 쬔다. 이 위기에서 심어놓은 가지는 오히려 생명력이 충만하게 솟아난다. 들판에 나간 소는 임신을 한다. 환경이 바뀐 탓이다.

요즘의 아파트 안은 인간이 살아가기에 너무나 좋은 환경이다. 덥고 춥고를 가릴 수가 없다. 인간은 바깥온도와의 차이가 5℃ 이상이면 자율신경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한다. 조절작용을 하지 못한다. 땀구멍은 땀을 흘려 체온조절을 하고 신장은 물을 조정하게 해 주지만, 아파트 안은 이 일을 하지 못하도록 좋은 환경을 주어 마치 무성하게 자라는 가지나 소와 같이 잎만 무성했지 튼튼한 소와 사과와 호박이 되지 못하게 만든다. 튼튼하고 생명력 강한 인간이 되지 못하는 것이다.

곡식을 기를 때 비료와 농약과 온갖 영양만을 제공하면 수확이 늘어난다고 얘기하며 농사를 지어 왔지만 이 생각을 달리해 볼 필요가 있다. 이러한 농사법은 착취농법이고 생명농법이 아니다. 인간은 어느새 생명농법이 착취농법으로 전락하고 최악의 농법이 되고 말았다.

농사는 생명농법이어야 한다. 생명농법에 따라 지은 농산물은 생명체를 살리고 착취농법에 따라 지은 농산물은 생명체를 죽인다. 그런데 이러한 비생명농법에서 자란 음식물을 먹고 자연의 기를 받아들이지 못한 상태에서 자라기 때문에 질병에 허덕이게 되었고 조로가 오게 되었다. 비만을 만들었다. 성인병을 만들었다. 성인병이 옛날 같으면 40대 이후에야 왔는데 오늘날은 10대에 와서 30년 단축되었다.

환경을 바꿈으로 건강해질 수 있다. 어릴 적 고생을 겪어야 건강하게 자랄 수 있다.

월간암(癌) 2009년 8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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