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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 한마디] 암환자의 통증과 진통제
고정혁 기자 입력 2009년 07월 02일 12:59분881,202 읽음

암을 진단 받은 환자의 28%, 항암 치료 중인 환자의 50~70%, 진행성 암환자의 64~80%가 심한 통증을 호소한다. 통증의 원인은 암 자체(61%), 근육의 경련 등 암과 연관된 것(12%), 외과적 절제 치료 등과 연관된 것(5%) 관절염과 동반된 질환(22%)이다.
암 환자들은 흔히 통증 치료에 대하여 잘못된 생각을 가지고 있다. “진통제를 자주 사용하면 습관이 생겨 중독된다”, “통증이 아주 심해질 때를 대비하여 진통제를 아껴두는 것이 좋다”, “진통제의 부작용이 나중에 심하게 나타나므로 통증은 참을 때까지 참는 것이 좋다”, “지금 진통제를 사용하면 나중에 사용할 약이 없다”는 등의 잘못된 생각으로 치료를 받지 않고 고통을 참는 환자가 많다.

통증은 환자의 기분과 신체 기능에 많은 영향을 주며 통증이 가시지 않으면 삶의 질이 낮아진다. 일상생활이나 대인관계가 원만하지 않게 되고, 스트레스가 많이 쌓이며, 먹고 자고 생각하는 기본적인 것들에도 나쁜 영향을 미친다. 고통의 심한 정도와 조직의 손상과는 상관 관계가 없다(고통이 심하다고 하여 조직의 손상이 더 큰 것이 아니다). 그러나 환자들은 고통이 심할수록 암이 진행되는 것 같아 더 걱정을 하고 불안, 우울, 공포에 쉽게 빠져 치료를 포기하기도 한다. 따라서 통증이 없어지면 잘 먹고 잘 자며 불안이나 우울 상태에 빠지는 것을 막을 수 있고 즐겁게 생활하는 것 등이 가능해진다.

환자가 통증을 느끼는 정도는 피로, 우울증, 분노, 공포와 두려움, 도움을 얻을 수 없고 희망이 없는 느낌 등의 많은 요인에 영향을 받는다. 적절한 치료를 하면 통증의 80~90%는 완전하게 없어지거나 참을 만한 정도로 증세가 완화된다.

통증 치료를 위해서는 통증의 원인을 알아내는 것이 중요하다. 따라서 통증의 병력을 자세히 기록하여 의사에게 알려주는 것이 그 원인과 신속한 치료에 도움이 된다. 우성 통증이 얼마나 심한지, 통증 부위는 어디인지 그리고 어디로 퍼져가며 아픈지, 통증의 성격은 어떤지(찌르는 듯한, 누르는 듯한, 갉아대는 듯한, 조이는 듯한, 저린 듯한, 쑤시는 듯한, 욱신거리는 듯한, 화끈거리는 듯한 등) 알려준다.

그리고 통증을 일으키는 요인이 있는지, 편하게 만들어주는 요인이 있는지, 하루 중 언제 아픈지, 얼마나 아픈지, 이전에 사용했던 진통제가 있다면 효과나 부작용 등은 어떠했는지 등에 대한 내용을 알려주는 것이 좋다.
암성 통증을 완화하기 위해 마약성 진통제를 복용하더라도 중독되지 않으며(실제 중독은 1만 명에 1명꼴이다), 나중에 통증이 심해져도 사용할 수 있는 용량의 제한이 거의 없고 사용할 약이 충분하다. 진통제는 정해진 시간에 규칙적으로 복용하는 것이 통증을 조절하는 데 효과적이다. 통증이 없어져도 복용을 중단하면 안 된다. 그러나 진통제의 규칙적인 복용에도 통증이 발생하면 주치의와 상의하여 효과가 빨리 나타날 수 있는 약제를 복용할 수 있도록 처방받아야 한다.

통증을 조절하는 약은 크게 세 가지다.
첫째, 비마약성 진통제로 잘 알려져 있는 아스피린, 아세트아미노펜(상품명: 타이레놀 등), 이부프로펜 등이 여기에 속한다. 이 약제로도 통증 조절이 잘 되지 않으면 다음 단계로 마약성 진통제를 사용한다.

둘째, 약한 단계의 마약성 진통제가 투여되고 조절이 잘 되지 않으면 강한 마약성 진통제가 투여된다. 여기에는 코데인, 모르핀, 옥시코돈, 옥시콘틴, 하이코돈, 하이드로모르핀 등의 약제가 있다. 또한 피부에 붙여 약이 스며들게 하는 패치제(펜타닐 패치 등)가 있으며, 좌약이나 주사제 등이 있다.

셋째, 진통보조제가 있다. 이는 진통제로 개발된 약이 아니고 다른 의학적인 문제에 사용하기 위해 만든 약제다. 그러나 진통제와 함께 사용하면 암에 의한 통증을 덜어주는 데 효과가 있다. 여기에는 항우울제, 항경련제, 스테로이드제, 벤조디아제핀계 약물, 페노티아진계 약물이 있다.

통증 조절에는 방사선조사, 신경블록요법, 신경외과적 절제술 등이 있다. 최근에는 특수 펌프가 달린 약물 주입기를 이용하여 진통제를 척수를 싼 튼튼한 섬유질 막인 경막외강, 정맥 내, 피하 등에 주입하는 방법도 있다.
약을 복용하면서 통증 일기장을 기록해 주치의에게 보여주는 것도 주치의가 진통제를 선택하는 데 도움을 주는 좋은 방법이다. 통증의 강도는 숫자, 말, 그림으로 표현한다.

<폐암 가이드북>, 양동규, 국일미디어

월간암(癌) 2009년 3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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