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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안내] 안녕이라고 말하는 그 순간까지 진정으로 살아 있어라
고정혁 기자 입력 2009년 06월 19일 14:58분878,532 읽음

지은이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 펴낸곳 | 이레 정가 | 11,000원

◆ 지은이 소개

인간의 죽음에 대한 연구에 일생을 바쳐 미국 시사 주간지〈타임〉이‘20세기 100대 사상가’중 한 명으로 선정한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는 죽음에 관한 최초의 학문적 정리를 남겼을 뿐만 아니라, 삶에 대해서도 비할 바 없이 귀한 가르침을 이야기했다. 그리고 죽음에 이르는 순간까지 그 가르침을 전하며 살았다. 그녀가 살아가는 동안 얻은 인생의 진실들을 담은 책 《인생 수업Life Lessons》을 마지막 저서로, 그녀는 2004년 8월 24일 눈을 감았다.

◆ 책 소개

『인생 수업』의 저자이며, 20세기 최고의 정신의학자인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는 자신만의 방식으로 인생과의 작별을 선택한 사람들의 삶과 투병에 관한 이야기를 그린 『안녕이라고 말하는 그 순간까지 진정으로 살아 있어라』를 통해 그 어느 저서에서보다도 삶과 죽음의 철학을 명료하게 설명하고 있다.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의 통찰력 있는 글, 그리고 6개월간 그와 동행한 사진작가 말 워쇼의 훌륭한 사진들이 담겨 있는 이 책은 죽음을 앞둔 환자들이 죽음을 편안히 받아들일 수 있도록 격려하고 있다. 이 책은 사회에 커다란 공헌을 한 책으로, 베스, 제이미, 루이스, 잭의 이야기에 말 워쇼의 감각적이면서도 사실적인 사진들이 감동을 더하고 있다. 시한부 삶을 사는 모든 환자들과 그들을 걱정하며 불안해하는 가족과 친지들이 반드시 읽어야 할 책이다. 『안녕이라고 말하는 그 순간까지 진정으로 살아 있어라』는 한마디로 삶의 찬가이다.

◆ 책 속으로

그런 환자들을 대할 때 중요한 것은 결코 그들의 분노를 억누르려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우리는 그들이 분노와 광기를 표출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그들은 모든 의학적인 치료와 때로는 ‘사회적으로 용인되지 않은’ 치료법을 동원해서 ‘할 수 있는 짓은 다 해봤다’라고 말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그들이 시도한 치료법이 미국 식약청에서 승인한 것이건 아니건 개의치 않았다. 목숨이 걸린 상황에서 우리는 그들에게 어떤 치료를 하라거나 혹은 하지 말라고 말할 입장이 아니었다.

아무런 미련 없이 편안히 죽음을 받아들이는 사람들의 모습을 지켜본 사람들은 결코 그 광경을 잊지 못한다. 자신의 삶이 쓸모없는 것이었다고 생각하며 절망적으로 죽음을 선택한 사람과, 자신의 삶을 돌아보면서 “그래, 난 정말 후회 없는 삶을 살았어.”라고 말하면서 죽음을 편안하게 받아들이는 사람은 결코 똑같을 수가 없다.

우리는 죽어가는 사람들을 위한 진정한 의미의 ‘살아있는 방’을 꾸미는 방법도 가르쳐 주었다. 환자들의 방은 집 한구석의 침실이 아니라 집 안 한가운데에 꾸며졌다. 거실을 병실로 사용하는 이유는 부엌과 가까워서 수프나 커피 냄새를 맡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정원을 내다보면서 봄이 오고 나무에 꽃이 피는 것을 바라볼 수 있고 집배원이 우편물을 들고 오는 것, 아이들이 학교에서 돌아오는 것을 바라볼 수 있기 때문이었다. 우리는 이 환자들이 침실에 홀로 고립되기보다는 죽는 그 순간까지 진정으로 살아 있기를 원했다. 침대맡 테이블에는 주사기나 모니터 대신 아이들이 꺾어온 꽃을 꽂아두었다.

우리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전체 친구의 75퍼센트가 시설에서 죽음을 맞이하고 있었고 그중 대다수가 집에서 눈을 감기를 희망하고 있었다.

사실 죽음을 앞둔 환자를 집으로 데리고 가기로 결정하는 가족들은 극히 드물다. 죽음에 임박할수록 병원을 떠나선 안 된다는 것이 통념이었다. 그런 생각은 단순한 통념 수준을 넘어서 가족으로써 당연히 해야 할 도리로까지 여겨졌다. 그렇게 해야만 최선을 다한 것으로 여겨졌고, 환자의 죽음이 가까워올수록 최고의 화학 치료나 방사선 치료 장비가 대기하고 이는 병원에 남아 있어야만 비난을 받지 않을 수 있었다. 환자의 병이 치료가 가능한 병인 경우에만 병원에 남아 있는 것이 옳다는 나의 생각은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기존의 통념과 정반대선상에 있는 낯선 개념이었다.

월간암(癌) 2008년 1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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