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세이
[시] 유리창을 닦으며
고정혁 기자 입력 2009년 06월 10일 14:30분878,596 읽음

문정희

누군가 그리운 날은
창을 닦는다

창에는 하늘 아래
가장 눈부신 유리가 끼워 있어

천 도의 불로 꿈을 태우고
만 도의 뜨거움으로 영혼을 살라 만든
유리가 끼워 있어

솔바람보다도 창창하고
종소리보다도 은은한
노래가 떠오른다

온몸으로 받아들이되
자신은 그림자조차 드러내지 않는
오래도록 못 잊을
사랑 하나 살고 있다.

누군가 그리운 날은
창을 닦아서

맑고 투명한 햇살에
그리움을 말린다.

월간암(癌) 2008년 1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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