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체요법
건강과 장내세균
고정혁 기자 입력 2009년 03월 13일 14:29분880,212 읽음

**성인의 몸을 구성하고 있는 세포는 60조 개,
장 속에 살고 있는 세균은 100조 개

수많은 세균 중에서 인간의 장을 서식 장소로 삼고 있는 것은 약 100종류로 한 사람당 100조 개나 된다. 미크론 단위이므로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장에 도달해 잠복하는 능력을 갖고 있다.
인간의 몸은 입에서부터 항문까지의 소화관이라는 하나의 관으로 연결되어 있으며, 어떤 세균에서는 그 소화관이야말로 아주 좋은 통로이자 서식터이다. 입에서 위나 소장, 대장 등의 내장에 너무도 쉽게 침입해 버린다.
그 중에서도 장 속에 사는 세균을 장내세균이라고 하며, 이는 체내에 있는 세균 중에서 그 수가 가장 많기 때문에 숙주인 인간의 건강과 깊은 관계가 있다.

장내세균의 크기를 직경 1미크론(1,000분의 1mm)로 가정해서 한 줄로 세워보면 이 장내세균의 행렬은 10만Km에 달하며, 지구를 두 바퀴 반 돌 수 있는 길이다. 또 성인의 몸은 약 60조 개의 세포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 숫자보다 장내세균의 숫자가 월등하게 많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

결론적으로 우리는 장내세균과 공생할 수 밖에 없는 숙명을 짊어지고 살아가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작디 작은 동거인의 성격이나 기호, 즉 생태를 잘 파악할 필요가 있으며, 또한 건강하고 젊은 하루하루를 보내기 위해 좋은 동거인을 선택해 행복한 공생 관계를 건설하는 것이 중요하다.

**세균의 침입 경로를 따라가 보자

위나 장은 몸 내부에 있기 때문에 외부와는 차단되어 있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실제로는 소화관의 입구인 입에서부터 항문이라는 출구까지는 구불 구불 꼬인 하나의 관으로 이루어져 있다. 견해를 바꾸어 보면 인간의 몸은 그 자체가 커다란 통처럼 되어 있으며, 그 바깥쪽이 피부이고, 안쪽이 소화관이다.

이러한 이유고 세균의 침입을 허락하기 쉽다. 소화관의 길이는 성인이 약 9m로 신장의 5~6배나 된다. 이 소화관을 세균이 어떻게 통과하는지 그 발자취를 따라가 보자.

먼저 입 속에서는 음식물이 함께 들어오거나, 치아의 표면이나 틈새에 붙어있는 세균이 타액 1ml중 평균 1억 개가 존재한다. 타액에는 분비형 IgA, 락토페린이나 리조팀 등의 항균 물질이 분비되고 있기 때문에 여기서부터 사람과 세균의 공방이 시작된다.
치석은 3분의 1이 세균으로 그 중에는 충치의 원인균도 있다. 이들 세균을 통틀어 구강 세균이라고 부른다.
구강 세균은 우리들이 음식물을 삼킬 때 함께 흘러 들어가 식도에서 점점 더 깊은 곳, 즉 위로 보내진다.

**제1의 방어벽-강한 산성의 위산

위에서는 강한 산을 방출해 세균을 일망타진하려는 소화관 특유의 교묘한 덫이 있다. 위는 강인한 근육과 강한 산에 견딜 수 있는 점막으로 이루어져 있다.
건강한 위에서는 염산, 펩신, 점액을 포함한 위액이 매일 2리터씩 분비된다. 위 내에서는 밤에 잠을 자고 있는 동안에는 pH1~2, 음식을 섭취하면 산성이 약해져서 pH5~6, 소화가 진행되면 pH1~3으로 돌아간다.
이 위산 공격은 타액과 함께 외부의 적으로부터 몸을 보호하기 위한 제1방어벽이며, 세균들에게 있어서는 최대의 난관이 된다.

여기서 대부분의 세균이 사멸하지만 산에 강한 유산간균이나 연쇄구균 등은 살아남는다. 이들은 위 속의 세균이라고도 불리며 위 내용물 1ml당 100~1,000개나 존재한다.
산의 공격에도 지지 않는 세균만이 소장으로 이동이 가능하다. 하지만 무산증인 사람이나 위 수술을 한 경험이 있는 사람은 이러한 방어벽이 효과를 발휘하지 못한다. 그래서 대장균, 프로테우스균, 웰치균, 녹농균 등의 유해 세균을 소장으로 통과시켜 버린다.

**제2의 방어벽-소장의 답즘과 이자액

소장은 직경 3cm,. 길이 약 6m의 가느다란 관으로, 십이지장, 공장, 회장의 세 부분으로 구분한다. 주된 역할은 소화된 음식물에서 영양을 흡수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내벽의 점막에는 수많은 주름이 있고, 그 주름의 표면에는 융모가 빽빽하게 돋아 있다. 그리고 각 융모에는 미세한 융모가 무수히 돋아 있어 영양분을 흡수한다.

이런 복잡한 내벽의 총 면적은 약 200평방미터로 이것을 넓게 펴보면 테니스 코트의 1만분의 1에 달하는 넓이가 된다.
성인의 신체 표피 면적이 남성의 경우 1.6평방미터, 여성이 1.4평방미터이므로 소장은 피부의 100배 이상의 넓이가 된다. 소장 상부의 십이지장은 제1 방어벽인 위산을 돌파한 세균을 맞이하는 제2의 방어벽이다.
여기에서는 2개의 소화액인 담즙(쓸개즙)과 이자액이 활약한다.

담낭(쓸개)에서 분비되는 담즙은 지방을 소화한다. 한편 췌장에서 분비되는 강알칼리성의 이자액은 지방이나 단백질, 당질의 소화를 담당한다. 이 두 가지의 소화액이 더블 공격을 펼쳐 세균이 더 이상 진행되지 못하도록 방해를 한다.
세균들은 소장에 들어오면 위에서 보내진 내용물과 함께 연동 작용에 의해 다음 장소로 보내진다. 세균은 위의 강한 산성 공격을 이겨내고 또다시 강알칼리의 이자액, 담즙의 공격에서 스스로 살아남아 증식해야만 하는 험한 시련을 겪는다.

하지만, 유산간균이나 연쇄구균 등의 세균은 담즙과 이자액의 방어를 돌파한다. 그리고 공장을 통과하고 소장 하부의 회장으로 이동한다.

여기까지 도달한 세균은 체내의 수비 라인을 차례로 돌파하고 그 격전에서 싸워 살아남아 소수 정예 세균이 된다. 이 세균은 회장에서 세력을 확장해 급격히 증가한다. 그래서 공복에도 장 내용물 1g당 1,000만~1억 개의 세균이 검출되게 되는 것이다.

월간암(癌) 2008년 7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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