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16대 대통령 링컨은 1865년 4월14일 극장에서 연극을 관람하던 중 암살당했다. 의사들과 아마추어 역사학도들은 링컨이 저격을 받았을 때 이미 병으로 죽어가고 있었다는 결론을 내리고 있다. 그렇다면, 그는 어떤 병을 앓고 있었을까?

미국의 의사인 소토스는 자신이 쓴 책에서 링컨의 사진을 모두 분석하고 그의 건강에 대한 목격자들의 역사적인 기록을 바탕으로 “링컨은 희귀한 질병을 앓고 있던 희귀한 사람이었다”고 기술하고 있다.

미국에는 전직대통령에 대한 연구가 활발한데 특히 전직대통령들이 앓았던 병에 대해 연구를 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은 취미삼아 그런 연구를 하는데 이들이 과거로 소급해서 내린 전직대통령의 건강진단은 다음과 같다. 조지 워싱턴은 집권 마지막 10년 동안 치매를 앓았던 것으로 추정되고, 제임스 매디슨은 발작증을 앓았고 칼빈 쿨리지는 아들이 폭음으로 사망한 후 우울증을 앓았고, 프랭클린 피어스는 간경화로 사망했다.

그러나 전직대통령 중 단연 흥미를 끄는 사람은 링컨이다. 1962년에는 링컨이 키가 크고 사지가 길어서 마르팡 증후군이란 유전질환을 앓았을 것이란 추측이 제기되었고, 그 후 엘러스-단로스 증후군이나 스틱클러 증후군을 앓았을지도 모른다는 또 다른 주장들이 제기되었다. 또 어떤 사람들은 링컨이 우울증이나 심한 피로증을 앓았다는 주장을 펴기도 했다.

소토스는 의사로서 링컨이 어떤 질병을 앓았는지 오랫동안 그 수수께끼를 푸는데 몰두했다. 그 결과 2007년도에 링컨에 관한 의료자료를 수집하던 중 전혀 관련이 없는 갑상선암에 관한 논문을 읽어보게 되었다. 즉 “제2B형 다발성 내분비 선종”(MEN 2B)의 결과 생기는 치명적인 갑상선에 관한 논문을 읽게 되었는데 링컨의 많은 증상이 이와 일치하는 점을 알게 되어 링컨이 “제2B형 다발성 내분비 선종”으로 인해 생긴 갑상선암을 앓고 있었을 것이란 생각을 하게 되었다고 한다.

“제2B형 다발성 내분비 선종”은 악성이 강한 갑상선암을 유발하며 그로 인해 링컨의 손과 발이 호리호리하고 만성적인 변비에 시달리고 눈은 쳐지고 턱은 비대칭이고 입술에는 작은 혹이 생긴 것으로 설명하고 있다. 또 이런 증상 때문에 암살당하기 몇 달 전부터 링컨의 건강상태는 나빠지고 있었다고 한다. 이게 사실이라면 링컨의 사망은 갑작스럽고 충격적인 것은 아니었던 것으로 소토스는 추정하고 있다.

소토스의 주장에 대해 미국의 의료계는 의견이 갈라져 있다. 일부 의료전문가들은 소토스의 주장이 매우 설득력이 있다는 견해를 밝히고 있지만 다른 의료전문가들은 링컨이 “제2B형 다발성 내분비 선종”을 앓았다는 점에 대해 부정인 견해를 가지고 있다.

소토스는 링컨대통령의 건강상태만 연구한 것이 아니다. 그는 43명의 모든 미국 대통령의 병력을 상세하게 연구했고 거의 30년 동안 관상동맥경화증을 앓고 있는 체니 부통령의 병력까지 자세하게 연구를 했다. 또 윌리엄 태프트 대통령은 심한 수면무호흡증을 앓았다는 진단을 내리고 윌리엄 태프트의 체중증감을 그래프로 작성하기도 했다.

심장병전문의인 소토스는 캘리포니아주 공군방위군 대령으로 수석 항공수술의로 TV 쇼에 의료고문으로도 활약하고 있다. 이 사람은 호기심이 너무 많아서 다트머스대학에서 수학을 공부한 후 죤즈홉킨스대학에서 의학을 전공하고 스탠퍼드대학에서 인공지능을 공부했다. 나이가 50인데도 미혼이며 주변에는 부자 친구들이 많다고 한다. 독서량도 엄청나서 매일 2시간씩 스탠포드 디시란 오솔길을 책에 코를 박고 산책을 하는데 가끔 뱀을 밟기도 한다고 한다.

어쨌든 링컨대통령이 암살을 당하지 않았더라도 질병으로 곧 사망했을는지 여부는 DNA 표본을 분석해보면 알 수가 있다. 그러나 링컨은 콘크리트로 매장했기 때문에 DNA 표본을 추출할 수가 없고 또 살아있는 후손도 없기 때문에 후손의 DNA도 추출할 수도 없다. 다만, 피묻은 천 조각이 남아있어서 천에 묻어 있는 혈액에서 DNA를 추출할 수가 있다.

링컨이 과연 갑상선암을 앓았을까? 아직까지는 수수께끼로 남아있다.

출처:
Dr. John Sotos (2007), The Physical Lincoln Sourcebook, Mt. Vernon Bo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