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체요법
몸살 나면 약먹지 말고 앓아라
고정혁 기자 입력 2009년 01월 15일 19:28분881,806 읽음

몸살이란 몸이 살기 위해서 우리에게 보내는 강렬한 신호다. 몸살은 앓아야 한다. 몸살은 보일러 감지기와 같다. 기름이나 물이 없으면 보일러 감지기에 불이 켜진다. 자동차에도 운전석 앞에 경보등이 있다. 역시 연료나 윤활유가 없거나 엔진에 이상이 생기면 경보등에 불이 들어온다. 신호를 받은 대로 문제를 처리해주면 경보등에 불이 꺼진다. 어떤 이들은 경보등에 불이 들어오면 스스로 처리하려고 한다. 그러다가 해결하지 못하면 경보등에 검은 테이프를 붙인 채 운전하기도 한다.
사람에게도 그러한 장치가 있다. 우리가 병원에 가서 몸살 난 감각을 없애주는 ‘아픈 곳을 잊게 하는 약(진통제)’를 먹거나 주입하는 것은 경보등에 검은 테이프를 붙이는 것과 마찬가지다.

몸에 이상이 생겼을 때 신호가 오는 것은 사람마다 다르다. 몸에 신호가 오는 것부터가 잘못이다. 우리 몸은 부위마다 이름이 있다. 그 부위를 아무 감각 없이 모르고 사는 이가 제일 건강한 사람이다. 평소에는 눈이 있는 줄 모르다가 눈곱이 끼거나 눈 속에 티가 들어가면 눈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이것이 잘못이다. 눈이 있는 것을 느끼는 것이 잘못됐다. 우리 몸이 있는 줄 아는 사람은 불행한 사람이다.
몸이 있는 것을 느끼도록 고행을 자처하다가 해탈하는 이들이 있다. 이런 이들을 길사람[道人], 참사람[眞人], 거룩사람[聖人], 그렇지 못한 사람을 속인(俗人)이라고 한다. 속인이란 아직 뜻을 깨닫지 못한 사람이라고 한다.

우리는 거룩사람처럼 자처해서 6년 고행, 9년 면벽은 못할지언정 몸이 스스로 알도록 감지해줄 때 바로바로 처리할 줄이나 알고 살았으면 한다. 본인이라면 모두 알 수 있다. 의사보다 본인이 더 잘 알고 있다.
무엇인가 먹고 싶다는 것은 몸에서 그 성분이 필요하다는 뜻이요, 지나치게 그 음식만 먹고 싶은 것은 중독이 되었다는 신호다. 배가 고프다는 것은 네 시간 이상 연료가 보충이 안 되었으니 몸에 활력소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입맛이 없다는 것은 몸에 음식이 그만 들어오라는 신호요, 임종 때 음식이 먹기 싫은 것은 100년간 먹었으니 그만 먹으란 뜻이다. 임종 전에 미음을 끓여 계속해서 숟가락으로 떠 넣어주면 빨리 죽지 말고 더 고생하면서 죽으라는 뜻이다.
잠이 온다는 것은 여덟 시간 움직였으니 쉬어주라는 신호다. 게을러서 못 일어나는 것은 쉬는 데 중독이 되었다는 뜻이다. 죽음이란 100년 동안 움직이고 과로했으니 편히 쉬라는 뜻으로 신께서 인간에게 선물로 준 것이다. 조금 피곤하면 몸살을 앓게 되고, 많이 피곤하면 병이 나고, 더 많이 피곤하면 죽게 되는 것이다. 반대로 잠은 왜 오느냐. 병나지 말고 쉬라고 온다. 병은 왜 오느냐. 죽지 말라고 오는 것이다.

<먹기 싫은 음식이 병을 고친다>중에서, 임락경, 들녘

월간암(癌) 2008년 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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