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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다 쉬다를 반복하는 신경인성 간헐적 파행, 추간공확장술로 치료
고동탄(bourree@kakao.com) 기자 입력 2026년 10월 02일 09:28분114 읽음
그림 : 적색이 추간공 외측, 황색이 추간공 중앙, 청색이 추간공 내측을 표시하는 추간공 단면도
평소 산책을 즐기던 70대 김모씨는 최근 쉬지 않고 한 번에 걸을 수 있는 거리가 눈에 띄게 줄었다. 처음에는 오래 걸으면 종아리가 살짝 뻐근한 정도였지만, 점차 엉덩이와 허벅지까지 통증과 저림이 심해지면서 100미터 이상 걷기가 힘들어졌기 때문이다. 잠시 벤치에 앉거나 허리를 앞으로 숙인 채로 쉬면 증상이 가라앉았지만, 채 몇 걸음도 못가서 비슷한 증상이 반복됐다. 특히 장을 볼 때 쇼핑카트에 몸을 기대면 좀 더 오래 걸을 수 있어 단순한 노화 현상으로 생각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정상적인 생활이 힘들 정도로 보행 거리는 점점 짧아졌다.

이처럼 일정 거리를 걷다 통증과 저림 때문에 멈춰 쉬어야 하는 증상을 ‘신경인성 간헐적 파행’이라고 한다. 척추관협착증 환자에게 흔히 나타나는 대표적인 증상으로, 허리를 꼿꼿이 펴고 오래 서 있거나 걸을 때 심해지고 앉거나 몸을 앞으로 숙이면 완화되는 특징이 있다.

주요 원인은 신경 및 혈관 등이 지나가는 공간의 협소화에 있다. 척추관협착증은 노화와 퇴행 변화로 척추관이나 추간공이 좁아지면서 해당 공간을 지나는 신경 및 혈관 등이 눌려 발병한다. 나이가 들수록 뼈가 웃자라거나 인대가 두꺼워지고 탄력이 줄면서 신경 통로의 여유 공간도 감소한다. 특히 허리를 뒤로 젖히거나 곧게 펴는 동작을 할 때 추간공과 척추관이 더 좁아지므로 증상이 심해진다.

환자에 따라서는 한 번에 100미터도 못가서, 반복적으로 허리를 숙이거나 쪼그려 앉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보행 거리가 짧아질수록 산책이나 장보기 같은 일상생활에도 제약이 커진다. 걷는 속도가 느려지는 것은 물론 절뚝거리며 팔자걸음으로 보행이 불안정해지기도 한다.

다만 파행이 나타난다고 해서 모두 척추관협착증으로 단정해서는 안 된다. 다리로 가는 혈관이 좁아지는 말초혈관질환에서도 비슷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혈관성 파행은 주로 운동량에 따라 통증이 지속적으로 나타나는 반면, 신경인성 파행은 허리를 굽히거나 앉는 등 자세 변화에 따라 증상이 비교적 빠르게 완화되는 경우가 많다.

서울 광혜병원 박경우 대표원장은 “보행 가능 거리와 통증 부위뿐 아니라 어떤 자세에서 증상이 심해지고 완화되는지를 함께 확인해야 한다”며 “특히 영상검사 등을 통해 척추관이나 추간공의 협착 정도와 신경 압박 위치를 정확히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신경인성 간헐적 파행을 동반한 척추관협착증에서는 신경이 지나가는 공간을 확보하는 치료가 필요하다. 추간공확장술은 추간공 외측과 내측을 좁히는 두꺼워진 인대와 척추관 후방부에 위치한 비후된 황색인대를 단계적으로 절제해 신경 주변 공간을 넓힌다.

박경우 대표원장은 “추간공 부위에서는 해당 신경가지의 압박을 줄이고, 척추관 후방에서는 아래쪽으로 갈라지는 신경가지의 압박을 완화하는 물리적 치료가 함께 진행된다. 이어 확보된 공간을 통해 신경 주위의 염증 유발 물질이 배출될 수 있도록 하는 생화학적 치료를 병행한다.”며 “걷다가 반복적으로 앉아 쉬거나 허리를 숙여야만 통증이 줄어드는 상태가 지속된다면 단순한 노화나 근력 저하로 볼 게 아니라 근본 원인을 찾아 해결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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