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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 -> 국내암정보AI와 방사성 치료를 결합한 고형암 새 치료 전략 개발 나서구효정(cancerline@daum.net) 기자 입력 2026년 09월 30일 11:12분298 읽음
- 기존 항암제가 잘 듣지 않는 암, 그 이유 중 하나는 암세포 자체보다 암을 둘러싼 '주변 환경'에 있다. 위암, 대장암, 췌장암, 유방암처럼 장기 안에 덩어리 형태로 자라는 암을 '고형암'이라고 부르는데, 이런 암은 암세포 혼자 존재하는 게 아니라 주변의 섬유아세포, 면역세포, 혈관 등이 뒤엉켜 일종의 '요새'를 형성한다. 이를 '종양미세환경'이라 부른다.
문제는 이 요새가 꽤 견고하다는 점이다. 특히 섬유질로 딱딱하게 굳은 종양미세환경은 항암제가 암세포까지 파고드는 것을 물리적으로 방해하고, 치료에 대한 저항성을 키운다. 그 결과 표준 치료를 받아도 충분한 효과를 보지 못하는 '치료 불응성 고형암' 환자들은 선택할 수 있는 치료법이 많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서울아산병원 연구팀이 이 요새를 무너뜨리기 위해 미국 연구진과 손을 잡았다. 소화기내과 명승재 교수를 비롯해 핵의학과 오승준, 종양내과 유창훈, 병리과 정병관, 유방외과 손병호 교수로 구성된 연구팀은 보건복지부의 '2026년도 연구중심병원 한미혁신성과창출 연구개발사업'에 선정돼 새로운 치료 전략 개발에 착수했다. 이 사업은 국내 연구중심병원과 미국의 우수 연구기관이 공동연구를 통해 첨단 의료기술을 확보하고, 국제 특허와 임상연구, 기술사업화 등 성과를 만들어내도록 지원하는 국가 연구개발 사업이다.
서울아산병원이 그동안 쌓아온 대규모 임상·병리 데이터에, 미국 에모리대학교의 AI 기반 디지털 병리 분석 기술, 케이스 웨스턴 리저브 대학교와 유니버시티 호스피탈스 클리블랜드 메디컬센터의 병리·임상 연구 역량을 더해 치료제 개발부터 환자 선별, 치료 효과 예측까지 하나로 연결된 정밀 의료 체계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
이번 연구는 크게 두 갈래로 진행된다. 첫 번째는 암세포와 종양미세환경을 동시에 공격하는 방사성 치료 기술이다. 방사성의약품이란 방사선을 내는 물질을 암세포까지 정확히 배달해, 그 자리에서 방사선으로 암세포를 파괴하는 치료법이다. 일반 방사선 치료가 몸 밖에서 방사선을 쏘는 것이라면, 방사성의약품은 약물처럼 몸속에 투여돼 암세포를 찾아가 안에서부터 공격한다는 차이가 있다.
연구팀은 두 가지 표적을 동시에 노린다. 하나는 암세포 표면에 많이 나타나는 단백질(CLDN18.2)이고, 다른 하나는 암을 둘러싼 요새, 즉 종양미세환경을 이루는 섬유아세포에서 늘어나는 단백질(LRRC15)이다. 암세포뿐 아니라 암을 지키는 방어막까지 함께 공략하겠다는 전략인 셈이다. 연구팀은 이 두 표적에 방사성동위원소를 결합한 치료 후보물질을 개발한 뒤, 암을 얼마나 정확히 찾아가는지, 치료 효과와 안전성은 어떤지를 검증할 계획이다.
두 번째 갈래는 이 치료가 잘 들을 환자를 미리 가려내는 AI 기술이다. 같은 치료라도 환자마다 효과가 다를 수 있는 만큼, 치료 전에 적합한 환자를 정확히 선별하는 것이 중요하다.
연구팀은 암 조직을 고해상도로 스캔한 디지털 병리 영상, 암 조직 안에서 유전자와 단백질이 어느 위치에 얼마나 분포하는지를 지도처럼 보여주는 공간오믹스 데이터, 환자의 임상정보, 그리고 동물실험 등 전임상 단계의 치료 결과까지 AI로 한꺼번에 분석한다. 이를 통해 암세포와 종양미세환경이 얼마나 치료 표적을 많이 갖고 있는지를 수치화하고, 이 방사성 치료에 잘 반응할 환자를 미리 예측하는 기술을 개발한다는 구상이다.
치료제 개발과 환자 선별을 하나의 체계로
이번 연구의 핵심은 새로운 치료제를 만드는 데서 그치지 않고, 그 치료제가 누구에게 효과적일지를 함께 찾아낸다는 데 있다. 방사성 치료제 개발과 AI 기반 환자 분류, 치료 반응 예측을 하나로 연결해 임상 개발 과정의 효율을 높이고 실패 위험을 줄이는 것이 연구팀의 목표다.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명승재 교수가 전체 연구를 총괄하며, 동아앱티스, 지니너스, 에디스바이텍 등 국내 기업들도 함께 참여한다.
명승재 교수는 "이번 연구의 차별점은 새로운 방사성의약품을 개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AI를 이용해 어떤 환자에게 치료 효과가 높을지를 함께 예측하는 데 있다"며 "암세포뿐 아니라 종양미세환경까지 공략하는 새로운 치료법과 정밀한 환자 선별 기술을 결합해 치료 선택지가 제한된 고형암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 기회를 제시하겠다."라고 말했다.월간암(癌) 2026년 9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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