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문가칼럼
대장암 형광 혈관조영술
고동탄(bourree@kakao.com) 기자 입력 2025년 08월 29일 15:49분91 읽음
글: 김진목 (파인힐 병원장)
대장암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흔하게 생기는 소화기암 가운데 하나이다. 조기 진단, 항암 방사선 치료, 수술기법의 발전으로 다행히 완치율은 높다. 또한 최소 침습수술이 날로 발전하고 있어 수술환자의 상처가 최소화되고 회복은 더욱 빨라졌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국제적으로 치료과정이 표준화되어 있기 때문에 대장암 수술과 그 결과는 서울과 지방 간 차이가 별로 없다. 하지만 여전히 해결하지 못한 문제가 남아있는데, 특히 대장암 수술 후 합병증 발생과 재발은 환자와 가족들을 무척 힘들게 한다.

현재 대장암 수술 후 합병증 발병률은 10~15% 정도 된다. 다양한 합병증이 있지만 가장 심각한 것은 대장을 연결한 부위(문합부)의 파열인데, 수술을 받는 환자가 가진 다양한 요인과 수술 전 항암 방사선 치료 등이 관련되어 있다. 이에 더하여 대장으로 혈액 순환이 원활하지 못했을 땐 피가 흐르지 않는 대장 조직이 차츰 썩어들어가서 조직 허혈과 괴사가 발생할 수 있는데, 이로 인한 문합부 파열과 복막염은 패혈증으로 이어져서 대장암 수술 후 사망에 이를 수 있기에 가장 심각한 합병증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에 개발된 복강경·로봇 수술용 근적외선 형광 카메라는 대장 혈류상태를 수술 중에 정확하게 평가할 수 있다. 인체에 무해한 형광 약물을 이용한 영상으로 대장 절제 부위의 혈류상태를 수술 중에 즉시 알아볼 수 있다. 대장으로 혈류 순환이 부족한 상태, 즉 대장 허혈은 환자 열 명 가운데 한 명에서 발생한다. 이러한 혈관조영기법을 활용하게 되면, 혈류가 양호한 대장을 찾아서 안전하게 연결하게 되며, 따라서 합병증의 위험을 획기적으로 감소시킬 수 있다.

환자의 혈관에 형광 약물을 주사하면, 혈관을 돌아다니는 단백질인 알부민과 결합하여 혈관 안에서 형광을 보여준다. 근적외선 형광 카메라 끝에서 근적외선을 쏘면 그 빛에 형광 약물이 반응해 형광을 발산한다. 이를 다시 카메라로 탐지하여 복강경 수술 화면에 출력되는 영상을 관찰하면 대장에 혈액이 잘 통하는지 아닌지를 실시간으로 알 수 있는데, 이를 대장암 형광 혈관조영술이라고 한다.

뿐만 아니라 형광 이미지 기술을 이용하여 수술 중 대장암의 위치를 정확하게 탐색하면서 대장암 덩어리와 연결된 림프절을 수술 중에 정확하게 찾아낼 수 있다. 그렇게 되면 형광 이미지로 대장암 세포가 림프절 어디까지 연결되어 있는지를 실시간 파악할 수 있어 정확하고 안전하게 림프절을 제거할 수 있다. 이를 대장암 형광 림프절 탐색술이라고 하는데, 이 수술기법을 이용하면 암세포가 있는 림프절을 2배 이상 더 많이 탐지해 내고 제거할 수 있어 암 재발 억제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대장암 수술에서 형광 이미지를 이용하는 형광 혈관조영술과 형광 림프절 탐색술은 현재 복강경 수술과 로봇 수술에서 가능하며, 안전성과 유용성이 확립되어 모든 대장암 환자에게 적용 가능하다. 많은 외과 의사에게 향상된 수술 결과에 도움을 줄 것이며 더 안전하고 정확한 환자 맞춤형 수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손경모 양산부산대병원 교수(대장항문외과)는 2023년 11월 대한외과학회 학술대회에서 최고 연구자 상(Best Investigator Award)을 받았고, 이에 앞서 지난 9월에는 대한대장항문학회 행사(iCRS 2023, international colorectal research summit)에서 최우수 구연상을 받은 바 있다.

2015년 양산부산대병원은 ‘형광 복강경 카메라’(근적외선 카메라)를 도입했다. 혈관에 형광물질 ICG(Indocyanine green)를 집어넣으면, 이 물질이 혈관을 돌아다니는 단백질인 알부민과 결합한다. 알부민에 달라붙은 채 ICG는 혈관을 따라 이동한다. ICG를 관찰하면 특정 혈관 부위에 혈액이 통하는지 아닌지를 알 수 있다. 또 형광빛 밝기를 보면 혈액량을 알 수 있다. 복강경 카메라 끝에서 근적외선(805나노미터 파장)을 쏘면 그 빛에 ICG가 반응해 형광을 낸다. 이게 ICG 혈관조영술이다.

영상의학과가 하는 혈관조영술에 비해 ICG 혈관조영술은 장비가 작고, 사용법도 간단하다. ICG 조영술을 이용해 혈류 분석 연구에서 가장 앞선 그룹은 프랑스 스트라스부르 대학교 대학병원 그룹(미셀레 디아나 교수)이다. 일본 도쿄대학교도 잘한다. 손경모 교수는 두 대학교 그룹이 자신과 경쟁하는 연구자들이라고 했다. 손 교수는 2015년 장비가 양산부산대병원으로 들어온 뒤 연구를 시작했고, 첫 논문은 2018년에 학술지(Annals of Laparoscopic and Endoscopic Surgery)에 실었고, 2022년에는 한국로봇외과학회지(Annals of Robotic & Innovative Surgery)에도 발표했다.

손 교수는 모든 대장암 환자 수술에서 복강경 형광카메라를 사용하고 있다. 그로 인해 그는 대장암 수술 후 발생하는 합병증 발생 비율이 10%에서 1~2%로 뚝 떨어졌다고 자랑했다. 서울의 빅5 병원의 명의라고 하는 선배 의사들이 4% 합병증이라고 하는데, 이보다 낮은 수치다. 서울에서도 대장암 수술후 합병증 발생률은 일반적으로는 10%다. 그렇다면 손 교수가 국내 최저 합병증 성적을 보이고 있는 것인가? 그는 “양산부산대병원이 대장암 평가 1등급 병원이라는 성적이 나오나, 의사 개인별 합병증 관련 통계는 없다”라며, “말하기 조심스럽지만, 혈류 관련해서 발생하는 합병증에서는 국내에서 가장 낮다”라고 말했다. 합병증의 다른 원인으로 혈류 외에도 환자의 영양 상태, 빈혈(적혈구 부족), 장 연결 방법 등이 있다.

그리고 림프절 전이 연구를 했다. 암 수술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게 암 세포를 다 제거하는 거고, 완치시키는 데 중요한 게 암 세포가 전이된 림프절 제거인데, 형광물질 ICG로 보면 림프선이 다 보인다. 이때 ICG는 내시경으로 장에 직접 주입한다. 장 점막에 넣으면 림프선으로 흘러 들어간다. 그러면 흘러 들어가는 경로가 형광으로 다 보인다. 림프선을 염색한 거다. “그런데 형광물질을 어떻게 주입하고 어떻게 검사를 하는 게 가장 좋다고 하는 표준화된 방법이 없었다. 형광물질은 얼마를 주입하는 게 가장 좋은가를 우리가 먼저 연구했다. 전에는 50mg을 썼다. 그런데 형광 카메라로 보니, 0.5mg이면 충분했다. 기존 사용량의 100분의 1이면 됐다. 이 연구에 4년 걸렸다.”고 말했다.

장의 림프절은 100개 넘게 있고, 전체적으로 D1, D2, D3해서 세 개 구역으로 분류한다. 대장에서 가까운 게 D1이고, 대동맥에 가까운 게 D3 구역이다. 암 수술할 때 림프절을 12개 이상을 제거하는 게 안전하다고 한다. 12개 이상을 떼어내야 암세포가 퍼진 림프절을 제거할 확률이 안정권이더라는 연구가 있었다. 정확히 어디에 있는 12개를 떼어내라는 건 없다. 손 교수는 ICG 혈관조영술을 이용해 D3구역에 있는 림프절을 들여다봤다. 림프절이 생각보다 깊은 데까지 있었다. 그리고 암세포에 전이된 림프절을 잘 찾아낼 수 있다는 걸 보였다. D3구역의 림프절까지 암세포가 전이됐다는 건 암이 온몸으로 퍼지기 직전이거나 퍼지기 시직한 경우다. 때문에 더 강력한 항암 치료를 해야 한다. 손 교수는 “항암 치료 전략을 더 세분화하고 정교하게 할 수 있는 근거를 제시한 연구다”라고 말했다.

대장암 수술 후 합병증을 줄이고, 수술의 성공도를 높이기 위해 형광 혈관조영술과 형광 림프절 탐색술을 활용하는 정보를 전달하였다.
월간암(癌) 2025년 8월호
추천 컨텐츠
    - 월간암 광고문의 -
    EMAIL: sarang@cancerline.co.kr
    HP: 010-3476-16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