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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지수(Glycemic index)와 당부하(Glycemic load)
구효정(cancerline@daum.net) 기자 입력 2025년 06월 30일 13:41분96 읽음
글: 김진목 (파인힐 병원장)
당지수 (Glycemic index, GI)는 음식을 섭취한 후 소화과정에서 얼마나 빠른 속도로 포도당으로 전환되어 혈당치를 높이는지를 수치로 표시한 것이다. 포도당 50g을 섭취한 후의 혈당을 100으로 보고, 다른 탄수화물 식품 50g을 먹은 2시간 후의 혈당치를 비교한 수치이다. 보통 당지수가 55 이하일 때 당지수가 낮은 식품, 70 이상일 때 당지수가 높은 식품으로 분류한다. 예를 들어 두부는 42로 낮고, 쿠키는 77로 높은 식품에 속한다.

그런데 식품별 당지수를 맹신할 수 없는 것이, 같은 식품이라도 종류나 상태에 따라 당지수는 크게 변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생고구마는 당지수가 55이지만, 찐 고구마는 70으로 15의 차이가 있고, 감자의 경우 찐 감자는 93, 구운 감자는 78, 감자튀김은 41, 감자전은 28이다. 놀라운 것은 감자튀김과 감자전의 당지수가 찐 감자보다 더 낮다는 것인데, 이는 탄수화물과 지방이 섞이면 소화가 천천히 되기 때문이다. 즉, 당지수는 어떤 식품 속의 탄수화물이 얼마나 빨리 소화되어 혈당을 올리느냐인데, 그 식품 속 탄수화물의 총량이 얼마냐에 따라 다르고, 그 탄수화물이 얼마나 빨리 소화되느냐에 따라 당지수가 변하게 된다.

예를 들어 수박 속의 탄수화물은 7.5%이기 때문에 꽤 많이 먹어도 탄수화물의 총량이 얼마 되지 않으니, 당지수는 낮은 편이고, 라면 1봉지 550g 속에 탄수화물은 75g 정도이니 총량의 14%밖에 되지 않고, 기름과 합쳐져서 혈당을 늦게 올리게 되어, 우동이 85인데 비해 오히려 73으로 더 낮게 된다. 결국 당지수는 학문적으로는 도움이 되는데, 현실에 반영하려니 그 음식 안에 탄수화물이 얼마나 있는지, 또 소화에 영향을 주는 다른 성분들과의 조합이 어떻게 되는지 등을 신경 써야 하므로 모든 식품의 당지수를 외우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고, 복합당은 당지수가 낮고, 단순당은 높다. 정도로 이해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통밀빵은 50이고, 바게트빵은 93이 되는 것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다이어트의 기본은 흰밥과 빵을 줄이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일일이 당지수 낮은 음식을 찾기란 너무 어렵기 때문이다. 아무튼, 당지수의 현실 반영이 어렵다는 단점을 보완한 것이 당부하 (Glycemic load, GL)이다. 1회 섭취 분량 음식 내 탄수화물 양(g)에다 당지수를 곱하고, 이걸 100으로 나눈 값이다. 당부하는 실제 우리가 먹는 음식의 탄수화물의 양과 혈당이 올라가는 당지수를 같이 반영한 지표로 1회 섭취량만큼 먹었을 때 혈당이 어느 정도 오르는지를 나타내 준다. (당부하는 20 이상이면 높음, 10-20은 중간, 10 이하는 낮은 걸로 본다)

당지수는 같은 양의 당질을 섭취한 후 혈당치를 비교하지만, 당부하는 1회 분량을 기준으로 혈당치를 비교한 값이다. 각 식품마다 1회 분량에 함유된 당질의 함량이 다르므로 실생활에 적용할 때는 당지수뿐 아니라 당부하도 고려해야 한다.

감자는 당지수 85, 당부하 26으로 둘 다 높고, 쌀밥도 당지수 64, 당부하 33으로 둘 다 높다. 수박은 당지수는 72로 높지만, 수박에는 수분이 많아서 100g의 수박 속에 당질은 6g밖에 안 되기 때문에 당부하는 4밖에 되지 않으니 웬만큼 먹어서는 혈당치를 올리지 않음을 알 수 있다. 바나나는 당지수 52, 당부하 14로 다이어트 식품에 속하지만, 많이 먹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

설탕은 당지수 68, 당부하 8인데, 그러면 당부하가 낮은 설탕을 많이 먹어도 되나? 설탕은 1회 제공량을 1 테이블스푼 (1 밥숟가락, 12.5g 정도) 로 계산할 때 당부하가 8이 된다. 설탕은 '포도당+과당'인데, 혈당을 올리는데 기여하지 않는 과당은 빼야 하는데, 실제 과당도 건강엔 해롭지만, 설탕에서 탄수화물 무게의 절반인 과당은 빼고 계산하는데, 1회 제공량인 12g으로 계산하고, 50%인 과당도 빼면 8 정도가 나온다.

설탕의 당부하가 적게 나오는 것은 1회 제공량이 적게 설정되어 있고, 거기에다 과당까지 뺐기 때문이지, 당부하가 낮다고 많이 섭취해도 좋은 식품은 아니라는 사실을 잘 이해하기를 바란다. 이렇듯 당지수와 당부하가 각각 따로인 식품들이 있으니, 당지수와 당부하 둘 다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1회 제공량의 기준이 모호해서 콘플레이크는 30그램으로 되어 있지만, 실제로 30그램을 그릇에 담아 보면 턱없이 적은 양이라는데 놀랄 것이다. 실제로 우리가 먹는 1회 섭취량은 2~3배가 되니 제시된 당부하 수치에 2~3을 곱해야 실제 정확한 값이 된다는 사실도 잘 알아야 한다.

다이어트 중인 사람이나 당뇨 환자들은 물론이고, 식이 조절을 시도하는 모든 분은 당지수와 당부하를 잘 이해하길 바란다.
월간암(癌) 2025년 6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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