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종로구에 위치한 도반한방병원이 보건복지부로부터 ‘첨단 재생의료 실시기관’ 지정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는 국내 한방병원으로서는 최초 사례로, 기존 한방 항암치료의 한계를 넘어 한의학과 첨단의학 융합이라는 새로운 가능성을 입증한 의미 있는 성과다.

그간 대부분의 한방병원에서는 항암 치료의 보조적 접근에 집중해 왔다. 항암제나 방사선 치료로 인한 부작용을 줄이기 위한 한약 처방, 면역력 증강 목적의 침 치료, 약침 등 체질 기반의 관리가 주된 치료 범주였다. 이는 암 환자의 삶의 질을 개선하는 데 일정 부분 이바지해왔으나, 환자 개개인의 면역세포를 직접 다루는 정밀 치료나 세포를 활용한 재생의료 등 고난도 치료는 법적으로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그 이유는 줄기세포, 세포치료, 유전자치료 등 고위험·고난도의 재생의료 시술은 보건복지부로부터 ‘첨단 재생의료 실시기관’으로 지정이 된 의료기관에만 허용되기 때문이다.

이 국가 지정 자격은 환자의 생명을 다루는 만큼 까다로운 기준과 심사를 통과해야 하며, 환자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한 인프라, 전문 인력, 임상 관리 체계를 모두 갖춘 의료기관에만 부여된다. 실제로 국내 7만 8천여 개 병의원 중 현재까지 해당 지정을 받은 기관은 약 100곳에 불과하며, 한방병원으로는 도반한방병원이 최초다.

도반한방병원이 이 같은 엄격한 심사를 통과할 수 있었던 데에는 오랜 준비와 과학적 기반 확립이 뒷받침됐다. 병원은 연구의 윤리성과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기관생명윤리위원회(IRB)를 설치했고, 세포 채취부터 가공, 보관, 투여까지의 전 과정을 안전하게 관리할 수 있는 GMP(우수 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 Good Manufacturing Practice) 수준의 체계를 구축했다. 이 시설은 면역세포의 배양과 활성화, 정제 과정을 오염 없이 수행할 수 있도록 설계돼, 고도의 세포치료를 실현하는 핵심 인프라로 평가받는다.

이번 첨단 재생의료 실시기관 지정으로 도반한방병원은 면역세포 기반의 맞춤형 항암 치료, 자가 세포를 활용한 조직 재생, 환자 유래 세포를 이용한 종양 억제 기술 등 기존 한방 의료 체계에서는 시도할 수 없었던 첨단 치료법을 본격적으로 시행할 수 있게 됐다. 특히 환자 개개인의 체질 및 면역 특성에 기반한 정밀한 치료가 가능해짐에 따라, 난치성 암 환자에게 더욱 실질적인 치료 대안을 제시할 수 있을 전망이다.

도반한방병원은 췌장암, 대장암, 갑상샘암, 위암 등 다양한 난치 암 분야에서 이미 면역항암 치료의 전문성을 인정받아 왔다. 수많은 임상 경험과 치료 성과를 바탕으로 축적된 노하우는 이번 실시기관 지정과 함께 더욱 강력한 치료 체계로 확장될 예정이다. 첨단 재생의료 실시기관 지정은 단순한 명칭 부여를 넘어, 도반한방병원이 독자적인 세포치료 기술을 더욱 자유롭고 안전하게 시행할 수 있는 법적·제도적 기반을 마련했다는 데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또한 향후 제약사, 연구 기관 등과의 공동 연구 및 임상시험 진행이 가능해지며, 환자에게는 더욱 다양하고 혁신적인 치료 기회를 제공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됐다.

정현재 도반한방병원 대표원장은 “그동안 한방 의료는 암 치료 과정에서 조력자의 역할에 머물러야 했지만, 이제는 환자의 면역세포를 활용해 암세포를 직접 억제하는 정밀 치료를 실현할 수 있는 단계에 왔다”라며, “한의학적 진단과 맞춤형 접근 위에 첨단 세포치료 기술을 더해, 진정한 환자 중심의 통합 항암치료를 구현해 나가겠다”라고 밝혔다.

앞으로 도반한방병원은 협력사인 도반바이오케어와 함께 NK세포(자연살해세포)를 활용한 치료 기술 고도화는 물론, 한의학의 체질 분석 기법을 기반으로 한 ‘정밀 면역치료’ 개발에도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도반바이오케어는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의 까다로운 기준을 충족해 세포 처리시설 적합성 허가를 받은 고차원의 기술력을 자랑하는 기업이다.

이번 도반한방병원의 첨단 재생의료기관 지정은 기존 한방 의료가 가질 수밖에 없었던 구조적 한계를 극복하고, 한의학이 과학적 기반 위에서 새롭게 진화할 수 있음을 보여준 중요한 사례다. 도반한방병원의 도전과 성과는 향후 한방 항암치료의 지형을 바꾸는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