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세이
[시] 암을 노래함
고정혁 기자 입력 2008년 12월 12일 19:09분877,727 읽음

癌을 노래함


서지숙 | 아호 옥합. 서울 출생, 중앙총회신학 졸업, 전도사. 유방암으로 투병 중.

 

 

나는 암(癌)쟁이에요
두 번 수술에 단감 같은 가슴 다 들어내고

된장을 담그면서도
내년에 이 된장을 먹게 될지

새 옷을 좀 사볼까 하다가
이 옷을 얼마나 입을는지
망설이다 돌아서고

귀할 것도 없고
급할 것도 없고

오늘이 내일 같고
내일이 또 오늘 같고

잃은 것 많지만
그보다 얻은 것 더 많아

시간의 소중함
생명의 귀하고 덧없음
나 아닌 다른 생명들과 더불어
삶의 의미를 가르쳐 줬으니

같이 살아야지요
내 몸 안에 살겠다고 들어온 녀석

그저
다독다독 다독이면서
사이좋게 살다 보면
그 녀석도 제 있는 곳
아낄 줄 아는 날이 오겠지요

그래 탈만 부리지 말고
구순하게 지내만 다오

암 그렇지 그렇고말고.

월간암(癌) 2008년 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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