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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증상 완화에 한약을 써야하는 이유
고동탄(bourree@kakao.com) 기자 입력 2024년 06월 20일 16:44분1,921 읽음
글 : 장성환 한의학박사, (사) 대한통합암학회 부회장, 대한암한의학회 부회장,
의료법인 명원의료재단 파인힐병원 한방원장, 통합의학 센터장

암 환자는 암의 전이, 침윤, 염증 유발 사이토카인으로 인한 암 자체 증상 및 암 표준치료인 수술, 항암화학요법, 방사선치료, 호르몬 요법의 부작용에 의해 전신권태, 피로감, 식욕부진 등의 전신증상이나 통증, 불면·불안, 설사, 변비, 복부 불편감, 골수 억제로 인한 백혈구 감소, 혈소판 감소, 빈혈 등 다양한 개별 증상을 겪게 된다. 이러한 다양한 증상에 대응하여 대학병원 등 암치료 병원에서는 증상을 완화하는 다양한 양약을 처방하고 있다.

이러한 암 관련 증상이 잘 완화되면 문제가 없겠으나 만약 증상 완화가 잘 되지 않는다면 환자들은 고통을 겪게 될 것이다. 게다가 항암중 치료의 부작용이 심하여 항암제의 중지나 휴약이 계속되면 결국 치료 자체를 중단하게 되어, 암 축소 효과가 있는 항암치료를 받을 수 없게 될 수도 있다.

일본 암치료 의사들의 92.4%가 한약처방중
우리나라에서는 의학과 한의학이 법적으로 엄격히 분리되고 있어 의사들이 한약을 사용할 수 없다. 그러나 일본의 경우 의사들이 법적으로 한약을 투여할 수 있어 2010년 기준 일본 전역의 암치료 병원 124곳 근무 의사들의 92.4%가 한약처방 경험이 있으며 그중 73.5%에서는 암치료와 관련된 목적으로 한약을 처방하고 있다고 보고되었다1).

일본 도쿄 의대와 국립암센터의 공동 연구에 따르면, 2011년 기준 일본의 핵심 암치료병원 완화의학과와 집중치료실에 근무하는 의사 311명을 대상으로 전국 조사를 실시한 결과 한약은 암 완화치료 의사 중 64.5%(n=200)의 높은 비율로 처방되었으며, 암환자의 증상이나 항암요법의 부작용을 조절하는 유효한 수단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되었으며, 완화의료 의사들은 한약의 효능을 인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발표되었다2).

의과에서 치료하기 어려워하는 암 관련 증상들
그렇다면 일본 암치료 의사의 92.4%, 4기 암이나 말기암 호스피스 환자치료를 주로 하는 암 완화의료 의사들의 64.5%의 높은 비율로 한약을 처방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 이유는 바로 의과 치료만으로 암 관련 증상들을 완벽히 치료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실제로 일본의 완화의료 의사들에게 암 관련 증상 중 치료하기 어려운 증상이 무엇인지 물었을 때 의사들은 무감각/감각저하(77.2%, n=240), 나른함/피로(72.3%, n=225), 통증(46.9%, n=146), 식욕부진/체중감소(45.0%, n=140)라고 보고하였다2).

일본 암 완화의료 의사들의 한약 처방 빈도
조사에 의하면 의과에서 치료하기 어려운 암 관련 증상 가운데, 항암 부작용으로 인한 말초신경장애로 인한 감각이상과 암성피로, 식욕부진/체중저하 등에 대해 이를 보강하기 위한 한약을 사용하는 빈도가 높게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일본 암 완화치료 의사들이 한약을 처방하는 빈도가 가장 높은 증상은 저림/감각 저하(49.5%, n=95)였으며, 그 다음으로 변비(마약성 진통제 원인이 아닌)(38%, n=76), 식욕부진/체중저하(36%, n=72), 근육경련(35.5%, n=71), 나른함/피로(32%, n=64), 변비(마약성 진통제 사용이 원인)(24%, n=48), 복부 불편감(23%, n=46), 설사(22.5%, n=45), 섬망(20%, n=40), 통증(19%, n=38), 부종(15.5%, n=31)의 순으로 조사되었다2).

일본 암 완화의료 의사들이 한약을 처방하는 이유
암 완화의료 의사들이 한약을 처방하는 이유는 크게 3가지였다. 첫째, (한약을 사용시) 약물치료 옵션이 더 크다(72%, n=144). 둘째, (양약 등) 다른 치료법의 효과가 없음(64.5%, n=129).
셋째, 다른 적절한 치료법의 사용이 불가능하기 때문(63.5%, n=127).

우리나라 의대에서는 아쉽게도 한약을 교육하고 있지 않다. 그러나, 일본의 경우 2001년부터 모든 의대에서 한약을 교육하고 있으며, 매년 의사들을 대상으로 학회에서 암 완화, 내과, 외과, 산부인과 등 대부분의 의과치료 영역에 한약치료를 교육하고 있다.

이렇듯 의과대학교에서의 한약 교육과 학회의 교육을 통해 일본 암치료 의사들은 암환자의 증상이나 항암요법의 부작용을 조절하는 유효한 수단으로 한약을 활용하고 있으며, 암 완화의료 의사들 역시 한약의 효능을 인지하고 있는 것이다2).

의사들이 인정하는 암 한약의 효과
일본 의대교수들은 함께 모여 한약의 과학적 근거를 연구하여 가이드를 발표하는 일본 동양의학 근거중심의학(EBM) 위원회를 발족하여 감염증, 암, 빈혈, 대사·내분비질환, 정신질환, 신경계 질환, 안이비인후 질환, 순환기, 호흡기, 소화기, 피부, 근골격계 질환 등에 대한 한약 연구들(RCT)을 지속적으로 발표하고 검증하고 있다3).

암치료 영역도 예외가 아니며 항암중 부작용 완화 한약, 생존율 향상 한약, 항암 효능 향상 한약 등에 대한 여러 연구들을 검증하는 EBM 위원회가 동양의학회 산하에 있다.

그림) 일본 동양의학회 EBM 1기 위원회 (오카베 테츠로 위원장(도쿄의대 교수) 등)

일본 의사들이 암환자들에게 가장 많이 처방하고 있는 한약(사용 빈도 %)은 소화기암 수술후, 장폐색을 예방, 치료하는 한약인 대건중탕(70%)이었으며, 그 다음으로는 항암제 부작용으로 인한 손발저림 예방효과가 보고된 우차신기환(50%), 항암제 유발 오심, 구토 예방 및 식욕부진을 완화하는 육군자탕(48.5%), 항암제 유발 근육통, 암성 통증을 완화하는 작약감초탕(48%), 암성피로 완화 및 골수보호, 면역부활 효과가 있는 십전대보탕(42%), 섬망 증상을 완화하는 억간산(30.5%), 항암제 유발 설사, 소화불량, 점막염을 완화하는 반하사심탕(27%), 기타(12%) 순서였다.

의사들이 인정한 한약(Physician-recognized effectiveness of Kampo medicine)의 효과(사용 빈도 %)로는 항암제 유발 설사와 구역에 반하사심탕(53.4%), 피로에 보중익기탕(56.3%), 식욕부진에 보중익기탕(48.9%), 육군자탕(50%), 구역에 육군자탕(43.9%), 피로에 십전대보탕(56.8%), 항암 또는 방사선 유발 부작용에 십전대보탕(46.6%), 섬망에 억간산(63.3%), 불안에 억간산(30%)이었다.

이렇듯 높은 빈도로 암 증상 완화 목적과 항암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 일본 암치료 전문의들과 대학병원 교수들은 한약을 사용하고 있다. 무엇보다 한약의 효능을 이해하고 있으며, 매년 학회를 통해 발표하고 교류하고 있다. 올해(2014년) 5월 31일~6월 2일에는 제74회 일본동양의학회 학술대회가 오사카 국제회의장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현재 우리나라 대학병원 암센터의 대부분은 암환자들에게 한약을 절대 복용하지 말라고 주의를 주거나 지침서를 내고 있는 안타까운 실정이다.

과연 누가 옳은 것인가
한약을 체계적으로 배우고 과학적으로 검증하여 환자에게 보다 도움이 되는 한약치료가 있다면 무조건 반대만 할 것이 아니라 구분하여 가이드해야 하지 않을까?

참조
1) A. Ito, etc. First Nationwide Attitude Survey of Japanese Physicians on the Use of Traditional Japanese Medicine (Kanmpo) in Cancer Treatment. Evid Based Complement Altenat Med. 2012:957982)
2) Satoru Iwase, etc. The clinical use of Kampo medicines (traditonal Japanese herbal treatments) for controlling cancer patients’ symptoms in Japan: a national cross-sectional survey. BMC Complement Altern Med. 2012;12:222)
3) 일본동양의학회
월간암(癌) 2024년 5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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