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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김영숙 - 제 3라운드
고정혁 기자 입력 2008년 10월 15일 18:31분877,595 읽음

김영숙_시인. 1992년 월간문학 등단. 시집 <슬픔이 어디로 오지?> <고통을 관찰함> <흙되어 눕고 물되어 흐르는>이 있음. 유방암 투병 중.

운명이 자꾸만 나한테 싸움을 건다.

열다섯
내 부모가 나를 떠났다.

서른다섯
돈이 날 버리니 이름 석 자, 세상에서 잊혀졌다.

오십이 가까운 때
목숨을 달라 한다.

어디 한 번, 덤벼보라지!

 

잘 해낸 줄 알았는데,
굽이치는 파도는 다 넘은 줄 알았는데
이거, 만만치 않은 싸움인 걸 또 한 번 확인합니다.
칠십이 넘어 팔십을 바라보는 크린트 이스트우드는 순박하고 어수룩한 그러나 불꽃의 투지를 지닌 웨이트리스 노처녀를 훌륭한 투사로 조련해냅니다. 영화 <밀리언달러 베이비>에서처럼 그는 자신의 인생도 <밀리언달러 베이비>와 <이오지마에서 온 편지> 두 편의 영화로 과거 배우의 명성에 손색없는 감독으로서 강렬한 인상으로 자리매김합니다.
바라건대 내 인생의 조련사인 그분께서 나를 이 긴 싸움의 끝에 잘 훈련된 밀리언달러 아줌마로 이겨내게 하시기를.

월간암(癌) 2007년 10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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