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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난소암 환자의 체험기
고동탄(bourree@kakao.com) 기자 입력 2021년 12월 29일 15:28분7,860 읽음
만약 감각 중에서 한 가지를 버려야만 한다면 당신은 어느 것을 선택할까? 나의 경우에는 시각과 청각은 꼭 지켜야 할 목록의 가장 위에 있다. 촉각도 그렇다. 촉각에 영향을 미치는 신경장애가 생기면 문자를 보내거나 구두끈을 묶는 것 같은 일상적인 일이 아주 어려울 수 있다. 그래서 남는 것은 후각과 미각이다. 후각은 화재 같은 일로부터 목숨을 구해줄 수가 있고, 나는 시큼한 우유를 맛보는 것보다는 차라리 냄새를 맡고 싶다. 그래서 내 선택은 미각이고, 나는 미각을 포기할 것이다.

나는 난소암 환자이고 항암제로 치료받으면서 실제로 미각을 잃었었다. 병원 침대에서 깨어나서 나의 삶을 영원히 바꾸어버린 그 말을 들었다. 난소암이라는 것이다. 나는 음식을 먹는 것은 꿈도 못 꿀 정도였는데, 원래 먹는 것을 좋아했기 때문에 이것은 나에게는 많은 것을 시사했다.

나는 스트레스를 받으면 아이스크림 1파인트를 통째로 먹었었다. 그러나 그 말을 들은 후에는 얼음같이 차가운 두려움으로 나의 위는 위산으로 가득 차버렸고, 내 몸속의 여성적인 부위를 모두 제거해버린 수술로 인한 통증으로 메스꺼움이 생겼고, 빈틈없는 간호사가 내가 배변을 하는지 확인하기 위해 매일 전화를 걸기 때문에 어머니가 강요하는 서양 자두를 어쩔 수 없이 먹어야만 했다. 나는 정말로 음식을 먹고 싶은 마음이 전혀 없었다. 나의 삶이 회전 그네가 되어버린 것을 생각하면 이게 아마도 지극히 정상인 듯하다.

그러나 나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조언해준 것처럼 항암 치료를 받기 전에 할 수 있는 한 최대로 회복할 필요가 있었다. 건강에 좋은 식품과 물이 도움이 될 것이다. 그래서 나는 홀짝홀짝 마시고 야금야금 먹었다. 암이 생겼기 때문에, 이웃이 주는 것이든 남편이 만들어주는 것이든 무엇이든지 다 먹었고 때로는 디저트도 먹었다. 또 서양 자두도 먹었다.

미뢰는 비교적 빠르게 자라는 세포이다. 정상적인 주기로는 약 10~14일간 살다가 죽는다. 많은 암세포도 빠르게 성장하는데 항암제는 빠른 속도를 보고 암세포를 죽인다. 그런 싸움에서 미뢰가 유탄을 맞아 손상된다.

항암제로 한 차례 치료받은 후 하루 이틀 뒤에 나는 맛이 이상하게 느껴지는 것을 알아차렸다. 일주일 만에 미뢰가 많이 사라졌다. 나는 여전히 맛을 느낄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찾아내기 위해 모든 것을 먹어보기 시작했다. 살라미 소시지는 맛을 좀 느낄 수가 있었기 때문에 이태리식 샌드위치를 먹었다. 그 다음에는 소금의 맛을 느낄 수가 있었기 때문에 영화관에서 파는 팝콘을 사먹었다. 의심스러운 음식으로 배를 채운 후에는 틀림없이 메스꺼웠다. 나는 이런 식으로 먹어보는 것을 권하지 않는다.

케이크나 브라우니 같은 초콜릿 음식은 혀가 약간 얼얼한 느낌이 들었고 초콜릿 맛은 느껴지지 않았다. 푸딩이나 촉촉한 팬케이크 같은 바닐라가 듬뿍 들어간 음식은 여전히 맛을 느꼈다. 친구가 세퍼드 파이를 가져왔을 때 나는 약간의 부드러운 향신료와 크림 같은 치즈의 맛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러나 많은 음식이 마분지 같은 맛이 나서 욱신거리는 혀를 얼얼하게 만들었다.

나는 우리 집의 제과사로 휴일에는 여전히 많은 쿠키를 만들었다. 삶이 확실히 정상이 아니어서 정상적인 것에 매달리려는 마음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내가 만든 오레오 볼을 한 입 먹었을 때 울기 시작했다. 흙 같은 맛이 났기 때문이다.

미친 소리 같지만 치료를 받은 후 3~6일째 되는 날은 구역질이 나는데도 모든 요리책과 조리법을 뒤적이면서 내게 좋은 것을 찾아내려고 애썼다. 하지만 그런 것은 없었다. 약품이 메스꺼움을 느끼는 것을 막아주었지만 나는 그냥 배가 고프지 않았다.

나는 항암치료로 입과 목에 궤양이 생겼다. 이런 일이 모든 사람에게 생기는 것은 아니다. 며칠 뒤에는 입을 벌리기가 힘들었다. 입 가장자리가 갈라져서 피가 나고 아팠다. 또 이빨의 신경이 (항암치료로) 내가 흡수하는 신경독으로 인해 아팠다. 그래서 오트밀을 먹었다. 아주 많이 먹었다.

나는 갈색 설탕은 맛을 느낄 수 있었는데 그것이 내가 찾아낼 수 있는 맛있는 것이었다. 친구들과 함께 이태리식 식당에 간 것이 기억난다. 웨이터가 무엇을 주문할지 물었다. 나는 제일 부드러운 음식이 무엇인지를 물었다. 그는 당황한 표정이었다. 나는 항암치료를 받고 있어서 입이 아파 부드러운 국수 같은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음…, 아마도 라자냐가 좋겠다’고 말했다. 나는 ‘그걸로 주세요’라고 말했다.

물론 피자는 먹을 수 없었다. 사과도 씹으면 아파서 먹을 수 없었다. 어차피 그런 것은 먹어도 맛을 느낄 수가 없었다. 나는 카리브해의 해적에 나오는 저주받은 해적처럼 완벽한 허니크리스프 사과를 간절히 원하면서 바라보고, 즙이 많은 사과를 다시 깨물어먹을 수 있기만을 바랄 것이다. 이전에는 당연한 것이었다.

다음과 같은 것이 나에게는 효과가 있었다.

- (식탁용) 금속 제품이 주석 같은 맛이 난다면 은제품 대신에 플라스틱 제품을 사용하라.

- 만약 (항암제를) 주입받을 때 입에서 느글거리는 맛이 느껴지면 단단한 캔디를 빨아먹어라.

- 입을 아프게 하지 않는 부드러운 음식을 찾아라. 오트밀, 국수, 수박, 스무디 같은 것이다.

- 만약 궤양이나 입에 염증이 있으면 고산성 식품은 피하라.

- 부드러운 구강 린스나 입술 보습제나 구강건조를 막아주는 치약으로 입을 축축하게 유지하라.

- 맛이 지독한 액체 약품을 먹어야만 한다면 (웬일인지 나는 여전히 그런 맛을 느낄 수 있었다) 빠르게 마시고 혀를 물로 씻거나 물로 입을 헹궈라. 느글거리는 맛에 관한 한 나는 엄청 겁쟁이이고, 변해버린 미뢰가 도움이 되지 않았다.

- 내 눈물은 짜지가 않다. 아니, 눈물이 짰지만 나는 소금의 맛을 느낄 수가 없었다. 어떤 이유 때문인지 그것은 나를 매우 화나게 만들었다. 눈물에서 소금을 제거하니까 심지어 내가 올바르게 울지도 못하는 것만 같았다. 그래서 나는 샤워를 하면서 울었는데 어쨌든 내 눈물의 맛을 느끼지 못했다. 나는 샤워를 많이 했다. 따뜻해지는 열기가 좋았고 애들이 들을 수 없는 곳에서 울 수가 있었기 때문이다.

- 당신에게 좋은 어떤 것이든 (서양 자두처럼) 구역질나게 만든다면 먹지 말아라. 동일한 효과가 있는, 건강상 좋은 다른 것을 찾아라. 당신은 치료 중이든 치료 후이든 언제든지 영양사에게 물어보고 의논할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해라. 유능한 영양사는 당신에게 더 효과가 있거나 도움이 되는 다른 음식 찾는 것을 도와줄 수 있다.

암은 도둑이다. 암이 훔치는 것 중에 하나는 당신의 자제심이다. 난소암이라는 말을 듣고 갑자기 내 인생은 급전직하하기 시작했다. 나는 (주사바늘에) 찔리고 진찰을 받고 검사를 받았다. 의사들은 약품을 주었고, 그 약품들은 내 몸을 내가 알아볼 수 없도록 바꾸어버렸다. 이전에 하던 일들을 할 수가 없었고 그런 일을 다시 할 수가 있을지 걱정을 해야 했다. 운전하기가 힘들었고 3명의 아이를 보살피는 것도 힘들었다. 아플 때마다 도대체 내 피부 밑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궁금했다. 한마디로 두려웠다.

그러다가 항암치료를 마쳤는데, 더 이상 매주 한 번씩 의사를 만나지 않기 때문에 여전히 두려웠다. 스스로 모든 것을 이겨내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제대로 작동되지 않는 새로운 몸뚱이로 모든 것을 이겨내야만 했다. 나는 다시 사태를 장악할 필요가 있었다.

미뢰가 되돌아오자 느글거리는 느낌은 사라졌고 지속적인 입과 목구멍의 궤양도 나았다. 나는 먹는 것부터 통제했다. 홀푸드 식품점에 가서 녹색과 밝은 색깔의 과일과 야채를 모두 샀다. 계피가 항염 성질이 있어서 단맛이 나는 모든 것에 계피를 뿌린다. 강황도 괜찮다. 더 많은 영양소를 섭취하기 위해 야채와 과일로 주스를 만들어 먹었다. 그러나 지금은 섬유질도 필요해서 스무디를 만들어 먹는다.

환경 워킹 그룹은 다량의 농약 잔류물이 들어있는 식품의 목록을 매년 발표한다. 이 환경 단체는 ‘오염된 12개 식품’이라고 부른다. 여기에 속하는 과일과 야채는 유기농으로 사거나 혹은 껍질을 벗겨서 사용한다. 그래도 환경 워킹 그룹은 여전히 야채와 과일이 건강에 아주 좋다고 말하고, 심지어 상업용으로 재배한 야채와 과일을 먹는 것이 비록 유기농은 아니지만 전혀 먹지 않는 것보다는 더 낫다고 한다.

나는 할 수 있는 한 확실하게 씻고 껍질을 벗겨낸다. 참고로 2021년도의 오염된 12개 식품은 다음과 같다.

(1) 딸기 (2) 시금치 (3) 케일/콜라드/겨자채 (4) 천도복숭아 (5) 사과 (6) 포도 (7) 체리 (8) 복숭아 (9) 서양배 (10) 파프리카/고추 (11) 셀러리 (12) 토마토

항암치료를 끝낸 후 미뢰는 정상으로 되돌아왔다. 나는 여전히 오트밀과 차이티라테에 계피를 뿌리고 할 수 있는 한 유기농으로 구입하려고 노력한다. 고기에 들어있는 질산염이나 의사가 건강에 나쁘다고 말하는 것은 무엇이든지 피한다.

어쩌면 내 나이가 50살이기 때문이거나 아니면 아마도 몇 달 동안 항암치료를 받았기 때문에 그럴 수도 있지만 (설탕과 지방이 많이 들어있는) 건강에 좋지 않은 음식을 먹으면 즉시 몸이 처지는 것을 느낀다. 그러면 재빨리 오이를 먹는다. 그리고 나면 몸이 훨씬 더 좋아지는 것을 느낀다.

이전에는 음식이 내 몸에 그렇게 빨리, 또 강하게 영향을 미치지는 않았다. 암이란 진단을 받으면서 나는 정신이 번쩍 들었고, 보다 더 건강하게 음식을 먹으려고 한다. 그러나 나는 여전히 서양 자두는 먹지 않는다.

참조:
WebMD, Oct. 27, 2021
월간암(癌) 2021년 1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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