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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환자가 잘못 알고 있는 식품 - 첫번째
구효정(cancerline@daum.net) 기자 입력 2021년 07월 28일 15:39분11,980 읽음
글: 메디플러스솔루션 임상영양사 이소연

암을 치료를 하고 난 후에는 먹는 음식이 신경 쓰이기 마련입니다. 특히 여러 매체에서 암 환자가 절대 먹지 말아야 할 음식, 꼭 챙겨먹어야 하는 음식 등 식품에 대해 혼재된 여러 가지 정보를 접하다보면 혼란이 오는데요. 내가 이런 음식들 때문에 아프게 된 것은 아닐까 죄책감마저 들면서 음식을 무조건 제한하게 되는 경우가 생기기도 합니다. 과연 안 좋다고 하는 음식인데 먹어도 되는 건지 또 먹어도 된다면 얼마나, 어떻게 먹어야 하는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 밀가루
밀가루는 암에 나쁘다고 무조건 먹지 말아야 한다는 정보를 듣고 밀가루 음식을 과연 먹어도 되는지 궁금하실 수 있습니다. 밀가루 음식인 국수, 빵, 과자 등은 밥, 고구마, 옥수수, 감자 등과 같은 곡류군의 탄수화물 식품으로 에너지원이 되는 열량 급원 식품입니다. 밀가루가 암을 유발한다고 생각하여 밀가루 음식을 제한하는 경우가 있는데요.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밀가루 섭취는 암 발생 위험과 연관성이 없습니다. 다만 밀가루 음식을 과도하게 섭취하였을 경우 체지방과 체중 증가로 이어져 일부 암(유방암, 전립선 암, 대장암 등)의 유발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알맞은 양으로 건강하게 섭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렇다면 밀가루 음식을 건강하게 섭취하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밀가루 음식은 여러 가지 반찬들과 같이 먹는 밥과 달리 단일 식품(면이나 빵 등)으로 먹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므로 균형 있는 식사가 이루어지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균형 있는 식사를 위해서 밀가루 음식을 드실 때에도 고기, 생선, 두부, 계란 등과 같은 단백질 반찬과 채소반찬을 곁들여 섭취하시기 바랍니다. 예를 들면, 빵을 드실 때에 단백질 식품인 계란이나 닭고기와 양상추 등의 채소를 곁들여 샌드위치의 형태로 드신다면 건강하게 섭취하실 수 있습니다.

간혹 사람에 따라 밀가루 음식이 소화가 안 된다고 호소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것은 일부 사람의 경우 밀가루의 글루텐 성분의 소화능력이 저하되어 있거나 빵이나 과자류에 첨가되어 있는 지방이나 유제품으로 인해 나타날 수 있습니다. 또 면류의 경우에는 잘 씹지 않고 빨리 넘기게 되어 소화가 잘 안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와 같이 밀가루 음식의 소화능력은 개인마다 차이가 있으므로 꼭꼭 씹어서 천천히 먹고, 지방 함량이 낮은 밀가루 음식을 드시는 것이 필요합니다.



▪ 설탕
암 환자라면 한 번쯤은 암이 단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단 것을 먹으면 암세포가 자란다는 이야기를 들어보셨을 것입니다. 다만 설탕과 암과의 직접적인 연관성은 보고된 바가 없습니다. 밀가루 음식과 마찬가지로 과다하게 섭취하여 체지방이 늘어나면서 비만해질 경우 비만과 관련된 일부 암(유방암, 전립선 암, 대장암 등) 발생에는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설탕의 과다한 섭취는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렇다면 설탕을 얼마나 먹어야 할까요? 세계보건기구(WHO)의 권고사항은 설탕과 같은 단순당의 섭취를 하루 권장 섭취열량의 10%미만으로 권고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1일 권장 섭취 열량이 2000kcal인 경우, 하루에 설탕은 50g 미만으로 섭취하도록 권장됩니다.

만약 치료 기간 동안 설탕을 과도하게 제한할 경우에 식욕저하로 인해 섭취량 감소 및 체중 감소를 초래하여 치료 중에 회복이 지연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음식을 조리할 때에 양념으로 사용하는 것까지 제한할 필요는 없습니다. 적절히 사용하여 음식을 맛있게 먹고 섭취량을 유지하는 것이 오히려 회복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 소금
소금이 암을 일으키지는 않는지 의문이 들 수 있습니다. 지나치게 짠 음식을 오랜 기간 섭취하는 경우 위 점막에 자극을 주어서 위암의 발생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위암을 제외한 다른 암들과 소금 섭취와의 관련성은 보고된 바가 없으므로 소금의 섭취를 제한할 필요는 없습니다.

수술 후나 항암치료 중에는 충분한 영양섭취를 통해 체력을 유지하고 빠르게 회복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영양섭취가 중요한 시기에 지나치게 소금을 제한하면 식욕이 저하되어 영양상태가 불량해지고 회복이 지연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수술 후 또는 치료 기간 중에는 적절히 간을 하여 맛있게 드시는 것이 권장됩니다.

그래도 싱겁게 먹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하실 수 있는데요. 과도하게 소금 사용을 제한하기 보다는 먼저 소금 함량이 높은 음식의 섭취를 줄이는 접근이 필요합니다. 특히 한국인의 나트륨 섭취에 기여하는 음식은 김치류, 찌개류, 면류, 젓갈 및 장아찌 등으로 이러한 식품의 섭취를 줄이는 것이 더 효과적입니다.

예를 들어 소금 섭취를 줄이기 위해서 찌개보다는 맑은 국을 선택하고 국물보다는 건더기 위주로 먹습니다. 또한 김치나 젓갈, 장아찌 등의 염장 식품의 섭취를 줄이고 나물이나 샐러드, 쌈과 같은 신선한 채소 반찬을 조리하여 섭취한다면 음식의 선택만으로도 소금 섭취를 대폭 줄일 수 있습니다.



▪ 조미료
조미료, 즉 MSG(Monosodium glutamate)는 아미노산의 한 종류인 글루타민산 나트륨염으로 맛과 풍미를 증가시키기 위해 사용되는 식품첨가물입니다. MSG는 짠맛, 쓴맛, 신맛은 완화시키고 감칠맛을 나게 하는 특징이 있습니다.

MSG의 주성분인 글루타민산은 토마토, 고기, 완두콩, 피망 등의 식품에 천연에 존재하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MSG는 무조건 먹으면 좋지 않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또한 일부 사람들은 MSG가 많이 함유된 음식을 먹고 과민반응으로 홍조, 숨 가쁨, 흉통 등을 호소하는 경우가 있으나 이것은 일시적인 반응일 뿐 암과의 연관성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렇다면 MSG는 얼마나 먹을 수 있는지 궁금하실 텐데요. MSG는 1일 섭취허용량(ADI)이 정해지지 않은 식품입니다. 1일 섭취허용량(ADI)이란 사람이 평생 섭취해도 관찰할 수 있는 유해한 영향이 나타나지 않는 1일 최대 허용 섭취량입니다. 국제 전문 기구인 식품첨가물 전문가 위원회(JECFA)의 독성평가결과에 따르면 MSG는 1일 섭취허용량(ADI)을 별도로 정하지 않는 품목으로 안전한 첨가물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조미료를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조미료를 사용하지 않고도 맛있게 음식을 드실 수 있다면 전혀 문제가 되지 않겠지만, 조미료 없이는 음식의 맛이 나지 않아 충분히 음식을 드실 수 없다면 음식의 맛을 살리기 위한 약간의 조미료는 사용하여도 괜찮습니다.
월간암(癌) 2021년 7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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