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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의칼럼] 암 환자의 장이야기 (설사편 I)
고동탄(bourree@kakao.com) 기자 입력 2021년 06월 16일 10:44분6,431 읽음
▲김원남 소람한방병원 암의학연구소장

설사는 하루에 세 번 이상 묽은 변을 긴급하게 배출을 하는 것으로 암환자가 암 자체 또는 치료받는 과정에서 흔히 겪는 불편한 증상이다. 치료받지 않으면 장 손상, 탈수, 그리고 몸에 필수인 전해질 손실로 이어져 불편함 이상으로 심각한 징후가 되거나 장기화돼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설사는 왜 하게 될까. 설사와 관련된 암종에는 일반적으로 신경내분비종양, 대장암, 림프종, 갑상선 수질암, 췌장암 등이 있다. 결장암, 직장암, 위암 등에 사용되는 항암제인 플루오로피리미딘(fluoropyrimidine) 계열(5-FU, Xeloda) 또는 이리노테칸(irinotecan) 또는 캄프토사(Camptosar)과 이를 포함하는 복합화학요법이 설사를 부작용으로 유발하는 대표적인 화학요법이다.

5-FU를 사용한 환자의 약 10%는 유당 분해효소(lactase) 발현이 감소해 유당불내성이 생겨 삼투성 설사가 나타나게 된다. 이리노테칸(irinotecan)의 경우 초기에는 급성 콜린성 증후군(복통, 설사, 땀, 침이나 눈물의 과분비 등)이 나타나 설사를 수 시간 내 일으키고 후기에는 장관내 독성, 분비 기능 이상, 장 운동 이상 등 다양한 원인으로 설사가 발생한다.

복부, 요추 부위, 대동맥 주위 림프절, 또는 골반에 대한 방사선 치료와 방광, 전립선, 대장 등의 암 수술로 설사가 종종 유발된다. 항생제 등 기타 치료약의 사용으로 장내 미생물군이 변화해 감염을 일으켜 경련과 설사가 나타나게 된다. 수술로 음식을 소화시키는 위 및 췌장의 효소 생성이 낮아져 설사를 경험할 수 있다. 이외에도 불안과 스트레스 등 정신적 요인과 당뇨, 갑상선 항진증, 염증성 장질환 등 동반 질환으로 설사가 나타난다.

대처법은 무엇일까. 우선 처방된 설사약(Loperamide, Octreotide)을 복용한다. 배변의 양과 빈도를 기록한다. 설사가 시작되면 맑은 유동식(물, 복숭아 주스, 맑은 국물, 죽 등)으로 전환해 손실된 체액을 충분한 수분 섭취로 보충한다. 하지만 영양 보충이 충분히 이뤄질 수 없어 72시간 후에는 맑은 유동식은 멈춰야 한다.

설사로 체내 주요 전해질인 염분과 칼륨의 부족을 야기할 수 있어 이들이 풍부한 바나나, 감자, 복숭아, 스포츠 음료 등을 섭취한다. 유당불내성이 설사의 일부일 수 있어 우유 및 유제품은 피해야 한다. 설사가 개선되면 소화하기 쉬운 섬유질이 적은 부드러운 음식(밥, 바나나, 감자, 계란 등)을 하루 5~6회 자주 소량으로 나누어 식사를 한다.

소화하기 힘든 견과류, 씨앗류, 곡물류, 콩류, 과일, 채소 등 섬유질이 많은 식품은 피해야 한다. 소화관을 자극할 수 있는 매운 음식, 튀긴 음식, 기름진 음식, 카페인이 든 커피, 술, 담배 등은 피해야 한다.

설탕의 대체 식품인 당알콜(솔비톨, 만니톨, 자일리톨 등)을 함유한 캔디류, 과자류, 케이크 등은 소화와 흡수가 완전하지 않아 위장장애와 설사 등을 일으킬 수 있어 피해야 한다. 잦은 묽은 변으로 항문 부위의 피부가 자극될 수 있고, 청결관리 부족으로 가려움증을 일으킬 수 있다. 배변 후에 자극성이 낮은 비누나 물티슈 등으로 씻은 후 잘 말려야 하며, 국소 부위에 아연화 연고, 크림 등을 도포해 관리를 해야 한다.

만약 하루에 6회 이상 화장실을 찾게 되거나, 혈과 변이 섞여 나오거나, 항문주위에 출혈, 38℃ 이상의 고열, 하루 이상 지속되는 복통과 설사로 체중 감소 등이 나타날 경우 전문 의료인의 도움이 필요하며, 특히 항암치료 중일 경우 담당의사에게 알려야 한다.

설사는 암 치료를 위한 화학요법이나 방사선치료로 발생한 부작용 가운데 삶의 질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다. 이러한 부작용을 해결하기 위해 한방치료에 대한 암환자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어 다음 칼럼에서는 설사를 완화할 수 있는 한방치료들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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