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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암과 베체드병, 두 개의 아픔이 희망으로 바뀌다
고동탄(bourree@kakao.com) 기자 입력 2021년 03월 10일 16:04분6,852 읽음
김도희(61세) | 폐암 충남 당진거주

나는 충남 당진에서 태어나 지금껏 살고 있다. 건강한 체질이었지만 결혼 전 젊은 시절 화학물질을 취급하는 업체에서 근무하면서 어쩔 수 없이 유독물질에 노출되는 시간이 많았었다. 혈기 왕성한 나이인지라 건강에 대해서 큰 관심이 없었지만 일 년 정도 근무하면서 숨소리가 쌕쌕거리기 시작했고 피부도 많이 나빠졌다. 이런 증상들은 사라지지 않고 시간이 지나면서 천식이 되었고 베체트병이라고 하는 자가면역질환으로 발전하였다. 그리고 어느 순간부터 병원을 단골집 들락거리듯 다니게 되었고 스테로이드제를 비롯한 온갖 약을 달고 살았다. 베체트병 뿐만 아니라 고지혈증, 내당능장애(당뇨 전단계), 불면증과 같은 질환이 생겼으며 복용하는 약도 점점 늘어만 갔다.

결혼을 하고 남편과 같이 타일 대리점을 운영했다. 잠시나마 단란했지만 IMF가 터지면서 우리 가게는 말 그대로 완전히 망했다. 남편은 절망에 빠져 술을 달고 살았으며 알코올의존증이 생겨 결국 간경화로 세상을 먼저 떠났다. 혼자 남은 나는 슬퍼할 새도 없이 어린 아이들과 함께 살아야했다. 당시 큰 아들은 대학에 막 입학했고 작은 아이는 중학교에 들어갔을 때였다. 나는 무슨 일이든 악착같이 해내야했다. 생활이 우선이었기 때문에 건강을 돌볼 겨를도 없었으며 하루가 어떻게 지나는지, 계절이 언제 바뀌는 줄도 모르고 살았다.

처음에는 보험이나 정수기 판매와 같은 영업직을 주로 했었는데 이런 일들은 한 달에 들어오는 고정 수입이 없어서 생활하기에는 여러 가지 고충이 많았다. 고심하다가 사회복지사와 보육교사 자격증을 공부해서 취득하고 월급이 고정적으로 들어오는 일을 찾았다. 지금은 건강가정지원센터에서 아이들 돌보는 일을 하고 있다. 시골이기 때문에 돌봄이 필요한 아이들이 많고 일에 보람도 있다.

오래 전부터 구내염을 비롯한 각종 염증, 손가락 마디에 통증, 피부에 포진 등 알 수 없는 증상이 있었는데 결국에는 생활하기에 너무 불편해서 병원을 방문했다. 2014년도에 그렇게 베체트병 진단을 받았고 스테로이드 치료를 시작했다. 하지만 증상을 억제할 뿐 나아지지는 않았다. 오랜 기간 스테로이드 치료를 하면서 부작용이 생겼고 기존에 갖고 있는 병에다가 부작용도 늘어가고 있었다.

온몸이 항상 부어있었는데 얼마나 심했는지 하루는 거울에 비친 내 얼굴이 부풀어서 정말 보름달처럼 둥글게 보였다. 뱃속은 항상 거북했으며 복부팽만증이 심했다. 부작용으로 너무 힘들어서 스테로이드제를 잠시 끊으면 다시 원래대로 돌아왔지만 피부가려움이나 다른 염증들은 더 안 좋아졌다. 결국 스테로이드를 하다 안 하다를 반복하면서 지낼 수밖에 없었다. 몸은 늘 아팠고 잠을 못자서 피곤하여 삶의 질은 점점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었다. 항히스타민제도 오랜 기간 복용하였는데 그나마 잠을 자기 위해서는 없어서는 안 되는 약이었다.

그렇게 지내면서 2017년 8월 직장에서 건강검진을 받았다. 어느 날 아침 회의를 하고 있는데 보건소 직원에게서 전화가 왔다. 뭔가 이상한 것이 보이니 빨리 와서 다시 검사를 해보잔다. 나는 불길함을 예감하고 보건소에 가서 재검을 받았는데 폐암이 의심되니 큰 병원으로 빨리 가보라는 것이었다. 서울에 있는 병원으로 향하면서 온갖 생각이 머리를 어지럽게 했다. 여태 힘들게 살았는데 이렇게 끝날 수도 있겠구나 하는 불안감이 엄습했고 기절할 정도로 정신은 혼미했다.

검사 결과 비소세포성 폐암으로 완두콩만한 종양이 좌측 폐에 자리를 잡았는데 다행스럽게도 다른 곳으로 전이되거나 전이하려는 혈관 같은 것도 없다면서 수술만 하면 될 것 같다는 것이었다. 정말 불행 중 다행이라는 생각으로 수술 날짜를 잡았다. 좌측 폐를 부분 절제했으며 초기이기 때문에 항암치료는 필요 없다는 의료진의 의견을 듣고는 한편으로 안심이 되었다.

내 건강도 문제였지만 세살 터울의 언니도 20년 넘게 유방암 투병을 해왔는데 삼중음성유방암(TNBC)으로 변이되어 병원에서 시한부 선고를 받은 터였다. 나보다는 언니가 더 걱정이었다. 언니와 함께 기능병원 등을 다니며 여러 가지 도움이 되는 요법들을 같이 했다. 고주파온열요법, 비타민C요법, 구충요법 등 몸에 좋다는 많은 것들을 찾아서 실행했으며 어느 정도 도움이 되었지만 확실한 무언가가 필요했다. 그러한 요법들은 건강에 도움이 되지만 병을 호전시키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갖고 있는 여러 가지 질병과 언니의 유방암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무언가를 찾아야 했다.

언니는 친정과 시댁 그리고 주변에서 많은 일을 하였으며 없어서는 안 될 소중한 버팀목이자 기둥이었다. 그런 언니를 위해서 건강에 도움이 되는 많은 자료를 찾고 언니에게 소개했다. 그러나 언니는 의구심이 많은 성격이라서 쉽사리 믿음을 갖고 무언가를 시도하지는 않았다. 그런 언니를 위해서 인터넷에서 암을 잘 관리해주고 치료해 줄 수 있는 병원을 검색하였다. 그러다 ‘티시바이오’라는 회사가 눈에 띄었고 쏠투비운모가루를 알게 되었다.

언니는 처음 들어 보는 이름이라면서 꺼려했다. 우선 그 약에 대하여 나와 있는 여러 가지 학술자료부터 알아보고 실제 복용하고 있는 사람들의 사례들을 접했다. 암환자들에 대한 정보도 있었는데 이 약은 한약으로 허가 받은 생약이었기 때문에 암에 어떤 작용을 할지는 알 수 없었지만 여러 자료를 보면서 한 번 시도해 볼만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2020년 12월 12일. 언니를 설득하여 한의원에서 약을 처방 받았다. 가격이 만만치 않아 함께 2주치만 처방 받고 2주 후에 계속할지 여부를 판단할 작정이었다. 쏠투비운모가루를 복용하고 하루가 지났을 무렵 낮에 졸음이 쏟아졌다. 여태 살면서 약에 의지하지 않고는 잠들기가 어려운데 낮에 졸리더니 그대로 나도 모르게 잠이든 것이었다. 그리고는 정말 편안하게 낮잠을 한 시간 정도 잤다. 그날부터 밤 열시만 되면 저절로 졸려서 잠자리에 들어야 될 지경이 되었다. 평소에는 약을 먹고 잠이 들어도 자다깨다를 반복했는데 불과 며칠 만에 잠 드는 약이 필요 없어졌고 밤이 되면 잠이 쏟아졌다. 그동안 밤에 잠을 깨는 가장 큰 이유는 피부가려움 때문이었는데 이것도 견딜 수 있을 정도로 증상이 호전되었다. 그리고 며칠이 더 지나자 피부 발진이 일어난 곳에 딱지가 앉더니 결국 발진이 사라졌다. 몸에 있던 염증도 좋아졌다. 신기한 일이었다. 현재는 스테로이드, 항히스타민 등 모든 약을 중단했다.

사회생활을 하면서 가끔 회식 자리가 있을 때 나는 술을 하지 못해 분위기를 맞추기 어려운 면이 있었다. 한 잔만 마셔도 천식 때문에 쌕쌕거리는 숨소리와 함께 피부에 발진이 올라와 마시고 싶어도 못 먹었던 것이다. 그런데 얼마 전 친구네 집에 놀러가니 회를 시켜서 두 내외가 술을 마시고 있는 것이 아닌가. 나에게도 한 잔 권하기에 분위기를 망치고 싶지 않아서 딱 한 잔만 마시자는 생각으로 받았다. 예전 같으면 숨소리부터 달라져야 되는데 그런 증상이 생기지 않았다. 이게 무슨 일이지 생각하면서 주는 대로 마셔보았다. 대략 한 병 정도를 셋이서 마신듯 한데 음주 후에 나타나는 증상이 더 이상 생기지 않았다.

2주치를 모두 복용하고는 처음 갖고 있었던 의구심이 사라져 이제는 한 달 분량을 받아왔다. 나는 폐암 수술을 받은 전력이 있기 때문에 정기적으로 암 검진을 받는데 이전 검사에서는 기관지에 염증이 있었지만 2월 25일 진행했던 최근 검사에서 폐는 깨끗하고 기관지에 있던 염증도 모두 사라져 정상이라는 결과가 나왔다. 무언가 좋은 일이 내 몸에서 일어나고 있는 것임에 틀림없었다. 고지혈증과 내당능장애와 관련된 검사 결과도 모두 정상 범위로 돌아왔다.

폐암 수술 후에 재발과 전이에 대한 염려가 있었으며 베체트병으로 생활에 많은 불편함이 있었다. 신경안정제가 없으면 잠을 들 수 없었으며 피부에는 발진과 포진이 항상 있었다. 항히스타민제와 스테로이드제를 달고 살았으며 심각한 부작용에 시달리며 즐거움이라고는 찾기 어려웠다. 그러나 최근 웃음과 활력이 생겼다. 나와 같이 복용을 시작했던 언니도 건강에 청신호가 켜진 것처럼 보인다. 이 약을 섭취한 지 이제 석 달 정도 되어 가는데 앞으로 좀 더 지켜봐야 알겠지만 지금까지의 성과만으로도 나는 크게 만족하고 있다. 앞으로 우리 자매에게 지금처럼만 쭉 좋은 일이 생겨서 그동안의 고생했던 날들을 웃으면서 추억담으로 이야기할 수 있는 날이 왔으면 하고 간절히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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