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특집기사
항암치료로 암세포가 불리해지면 겨울곰처럼 동면한다
고동탄(bourree@kakao.com) 기자 입력 2021년 02월 25일 16:38분4,646 읽음
모든 암세포 위협 받으면 위협 사라질 때까지 겨울 곰처럼 동면
암세포들은 화학요법이나 다른 표적 치료제로 야기되는 가혹한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고대의 진화적 생존 메커니즘을 활용해서 느릿느릿하고 더디게 분열하는 상태로 들어가 버린다.

최근에 발표한 논문에서 프린세스 마가레트 암센터의 과학자인 캐서린 오브라이언 박사의 연구진은 - 1개 아집단만 그런 것이 아니라 - 모든 암세포들은 위협을 받으면 위협, 즉 화학요법이 없어질 때까지 세포가 휴식을 취하는 보호 상태로 이행하는 능력을 가진 것을 발견했다고 한다.

이는 암세포들이 화학요법을 견디고 살아남기 위해서 진화적인 보존 프로그램을 강탈하는 것을 확인한 최초의 연구이다. 더군다나 연구진은 느리게 분열하는 상태에 들어간 암세포들을 콕 집어 표적으로 삼는 기발한 치료 전략들이 암의 재성장을 방지할 수 있다는 것을 제시했다.

토론토 대학교의 외과학과 조교수이기도 한 오브라이언 박사는 “종양은 완전한 유기체처럼 행동해서, 느리게 분열하는 상태로 들어가서 생존에 도움이 되는 에너지를 보존할 수가 있다. 가혹한 환경을 견뎌내기 위해 되돌릴 수 있는, 느리게 분열하는 상태로 들어가는 동물들의 실례가 있다. 암세포들은 생존 혜택을 얻기 위해 그런 상태를 교묘하게 이용한다.”고 전했다.

프린세스 마가레트 암센터의 연구소 소장 겸 선임 과학자인 아론 쉼머 박사는 이번 연구는 암세포들이 겨울의 곰처럼 동면하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는 계속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우리는 암세포들이 동면하는 곰과 같이 행동하는 것을 정말로 전혀 몰랐다. 이번 연구는 또 그런 잠자는 곰들을 표적으로 삼아 그들이 동면을 하지 않고 깨어나서 나중에, 예기치 않게 되돌아오도록 하는 방법을 우리에게 말해준다. 나는 이것이 약물내성의 중요한 원인으로 드러나고 우리가 이전에 잘 이해하지 못한 무언가를 설명해줄 것으로 생각한다.”

암세포 배아 생존 프로그램 탈취해 사용
인간의 대장암 세포들을 이용해서 연구진은 실험실의 배양접시에서 화학요법으로 그 세포들을 치료해보았다. 이는 모든 암세포에 걸쳐 느리게 분열하는 상태를 야기해서, 암세포들이 증식을 멈추어 생존하는 데 영양소가 거의 필요가 없게 되었다.

항암제가 배양접시에 남아있는 동안에는 암세포들이 이 상태에 머물렀다. 이런 저에너지 상태로 들어가기 위해 암세포들은 100종이 넘는 포유동물이 고온이나 저온이나 혹은 먹이 부족 같은 극단적 환경 조건에서는 몸속의 배아를 안전하게 지키기 위해 사용하는 배아 생존 프로그램을 차용했다. 그런 상태에서는 세포분열은 최소화하고 물질대사는 크게 감소되고, 배아 발달은 정지가 된다. 환경이 개선되면 배아가 정상적인 발달을 계속할 수가 있어서 임신에 나쁜 영향을 미치지 않게 된다.

위장암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외과 의사인 오브라이언 박사는 가혹한 화학요법 환경의 공격을 받는 암세포들은 배아 생존 전략을 채택할 수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녀는 이렇게 말했다. “진화적으로 보존된 생존 전략은 심지어 인간들은 잃어버린 것 같은데 오히려 암세포들은 그런 전략을 탈취할 수가 있다. 암세포들은 살아남기 위해 모두 다 서로 협조하면서 동면 상태로 돌입한다.”

생쥐 배아에 있어서 이와 같은 생존 전략을 추동하는 세포 메커니즘에 대해 3년 전에 들은 강연을 떠올리면서 오브라이언 박사는 무릎을 “탁” 쳤다고 한다. 그녀는 계속해서 이렇게 말했다. “내가 그 말을 들었을 때 뭔가를 퍼뜩 깨달았다. 암 세포들이 화학요법을 견디고 살아남기 위해서 배아 생존 메커니즘을 탈취하지는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었다.” 그래서 오브라이언 박사는 프린세스 마가레트 암센터에서 바로 그 강연을 한, 토론토의 마운드 사이나이 병원의 연구원인 라말호-산토스 박사와 접촉을 했다.

암세포 취약한 동면 상태일 때 표적으로 삼아야
그녀는 라말호-산토스 박사의 실험실에서 화학요법으로 야기된 느리게 분열하는 상태에 들어간 암세포들의 유전자 발현 프로필을 휴식 중인 생쥐 배아와 비교해보았고, 그들이 현저하게 유사한 것을 발견했다. 느리게 분열하는 상태에 있는 암세포들은 배아와 유사하게 자식작용이라는 세포 과정의 활성화를 필요로 한다.

자식작용은 자기 자신을 먹어치운다는 의미이다. 이는 세포가 다른 영양소들이 없는 상태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자신의 단백질이나 여타 세포 성분들을 먹어치우거나 파괴하는 과정이다.

오브라이언 박사는 자식작용을 억제하는 작은 분자를 테스트해보고 암세포들이 생존하지 못하는 것을 발견했다. 화학요법이 이 보호 메커니즘이 없는 암세포들은 죽여 버렸다. 그녀는 이렇게 설명했다. “이는 우리에게 독특한 치료 기회를 제공해준다. 우리는 약물내성을 추동하는 유전자 돌연변이가 암세포에 생기기 전에, 암세포들이 느리게 분열하는 취약한 상태에 있을 때 암세포들을 표적으로 삼을 필요가 있다. 화학요법에 대한 내성과 내성을 극복하는 방법에 대해 생각해보는 새로운 방법이다.”

토론토 대학교 분자 유전학과 교수이기도 한 라말호-산토스 박사는 이번 논문의 공동 책임저자이다. 이 연구는 캐나다 건강 연구소와 테리 폭스 연구소의 연구비 지원을 받았다.

참조:
S. K. Rehman et al., “Colorectal Cancer Cells Enter a Diapause-like DTP State to Survive Chemotherapy” Cell, 2021 DOI: 10.1016/j.cell.2020.11.018
월간암(癌) 2021년 2월호
추천 컨텐츠
    - 월간암 광고문의 -
    EMAIL: sarang@cancerline.co.kr
    HP: 010-3476-16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