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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을 이겨내는데 도움이 되는 올바른 운동
고동탄(bourree@kakao.com) 기자 입력 2020년 10월 30일 20:05분6,225 읽음

글: 이종균 | 서울송도병원 이사장


꾸준한 운동으로 생기는 항암효과와 올바른 근력운동법
운동이 면역기능을 높여주고, 항암효과의 순응도를 높여 암 치료에 도움이 된다는 것은 많이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운동이 암을 치료할 때 어떤 작용을 하고, 또 어떻게 운동을 해야 되는지 정확히 알지 못하는 분들이 대부분입니다. 암 환자들이 운동을 해야 하는 이유를 정확히 알고 올바르게 운동을 한다면 더 좋은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 운동을 통한 면역기능 증진과 항암효과
암 환자에게 면역기능은 매우 중요합니다. 수술, 항암치료, 방사선 치료를 받는 과정에서 정상 세포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체력과 면역기능이 함께 저하됩니다. 이는 암 재발이나 전이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암 환자들에게 면역기능 관리는 필수적입니다.

면역기능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규칙적인 운동이 필수적입니다. 운동을 하면 열이 발생해 체온이 상승하고, 우리 몸은 높아진 체온을 낮춰 항상성을 유지하려고 합니다. 이때 체내에서 카테콜아민, 코티졸, 성장호르몬 등 여러 호르몬이 분비되는데, 이는 세포 활동을 촉진시켜 면역세포의 기능을 활성화시킵니다.

또한 운동을 하면 근육에서 분비되는 마이오카인은 면역세포를 활성화시키는 것은 물론 종양의 성장이나 형성을 감소시킵니다. 체온이 상승하면 마이오카인의 일종인 IL-6에 의해서 종양 내 혈관 내강이 커지고, 이때 종양을 직접적으로 죽이는 T세포(세포독성 T세포)가 종양 내로 더 잘 이동하게 됩니다.

운동은 암 환자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지만, 단 한 번의 운동으로는 면역기능 증진의 효과를 볼 수 없습니다. 반대로 너무 과한 운동도 면역기능을 저하시킬 수 있습니다. 규칙적이고 꾸준한 운동을 해야만 면역기능을 증진시키고, 내 몸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게 됩니다.

▣ 운동의 암치료 보조효과와 부작용 완화
과거 암 환자의 운동치료가 많이 연구되지 않았을 때는 오히려 운동을 금지시키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근래에는 암 치료에 긍정적 영향을 준다는 연구결과가 많아지면서 암 환자도 규칙적으로 운동을 하도록 변화하고 있습니다. 항암치료 및 방사선 치료와 운동을 병행하면 치료의 효과를 높일 수 있습니다.

운동은 혈액순환 및 심박수, 혈압을 상승시키는데, 종양 내에 정상적인 신생 혈관을 만들어 내어 항암제와 면역세포들이 암세포에 도달하는데 도움을 줍니다. 방사선을 치료할 때는 산소공급도 원활히 이루어져 혈액이 끈적끈적하고 강한 산성을 띄고 있는 종양에도 산소가 잘 전달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또한 치료 시 나타나는 다양한 부작용 증상도 완화시킵니다. 속 메스꺼움과 통증, 화끈거림, 심하면 마비증상까지 올 수 있는 말초신경병증을 치료함과 동시에 운동을 병행하면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습니다. 미국의 다나-파버 암 연구소(Dana-Farber Cancer Institute)에서는 손 신경병증 완화를 위해서 암 환자들에게 다음과 같은 운동을 권장하고 있습니다.

손 신경병증 운동
Finger Rolls
1. 다섯 손가락을 모두 곧게 펴준다.
2. 새끼손가락부터 시작해서 한 손가락씩 접어준다.
3. 다섯 손가락을 모두 접으면 새끼손가락부터 한 손가락씩 펴준다.
4. 4회 반복한다.
Finger Taps
1. 다섯 손가락을 모두 곧게 편 상태에서 엄지손가락으로 같은 손의
새끼손가락부터 검지손가락까지 순서대로 한 번 씩 터치한다.
2. 검지까지 터치를 한 후 반대로 검지손가락부터 새끼손가락까지
한 번 더 터치한다.
3. 4회 반복한다.

심리적 불안감과 우울증, 수면장애는 많은 암 환자들이 갖고 있는 문제이며, 기억력, 판단력, 지남력 등이 저하되는 인지기능 장애도 나타납니다. 이러한 문제들도 운동을 통해서 긍정적으로 바뀔 수 있습니다.

특히 피로감은 대부분의 암 환자들이 호소하는 증상 중 하나로, 눕거나 앉아서 쉬는 시간이 길어지면 오히려 피로감이 더 높아질 수 있습니다. 컨디션에 맞춰서 가벼운 운동을 해주는 것이 피로를 줄이는데 더 도움이 됩니다.

치료기간 동안 심신이 저하되면 회복기간이 늘거나, 완전히 회복되기 힘든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기에 나에게 적합한 운동을 통해서 내 몸과 마음을 관리해야 치료 효과도 높이고, 부작용 증상들을 완화시킬 수 있습니다.

▣ 암 환자는 어떻게 근력운동을 해야 될까?
미국 스포츠의학회(American College of Sports Medicine)에서는 암 환자들을 대상으로 운동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배포하였는데, 유산소 운동은 최소 1주일에 총 150분 이상, 근력운동은 2회 이상, 스트레칭은 주요 근육군 위주로 매일 하는 것을 추천하고 있습니다. 비교적 많은 암 환자들이 걷기, 등산, 자전거와 같은 유산소 운동은 실천하고 있으나 근력운동은 유산소 운동에 비해서 실천율이 낮습니다.

근력운동은 체력관리와 근육량에 큰 영향을 주며, 근육이 주기적이고 반복적인 스트레스(자극)를 받아야만 분비되는 마이오카인은 암 치료에 긍정적인 효과를 줄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중강도 이상의 근력운동은 꾸준히 하는 것이 좋습니다.

암 치료 시 신체활동량이 부족하거나 영양섭취의 불균형으로 근육량이 감소하는 암 환자들이 많고, 특히나 고령의 암 환자들은 호르몬 분비나 체내 단백질 합성 능력이 감소되어 근감소의 위험이 더 높습니다. 근력운동을 하면 성장호르몬이 분비를 강하게 자극하는데 근육량을 늘리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며, T세포와 NK세포의 분비를 촉진시켜 면역세포가 종양으로 이동하는데 도움을 줍니다. 또한 면역시스템의 노화도 늦추는 효과가 있습니다.

근력운동은 처음 시도하기에 부담을 가질 수 있으나 위험하고 힘든 운동은 아닙니다. 처음 시작하는 분들은 맨몸 운동이나 소도구, 낮은 무게의 덤벨을 이용하는 가벼운 저강도 근력운동부터 시작하며, 점진적으로 강도를 높여가야 부상 없이 안전하게 운동을 지속할 수 있습니다.

근력운동의 반복 횟수와 세트 수는 한 세트에 6~12회를 3~5세트 정도 반복해 주는 것이 좋습니다. 목표횟수와 세트 수를 정하고 조금씩 근력운동의 중량과 운동량을 높여가야 합니다. 저강도 운동만 지속하면 근성장이 잘 이루어지지 않고 운동효과가 낮습니다.
암 치료 효과를 높이고 면역기능을 활성화시키기 위해 운동을 시작하면 하루하루 어제와 다른 나의 삶의 질 향상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월간암(癌) 2020년 10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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