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세이
건강한 사회를 꿈꾸며
장지혁 기자 입력 2017년 01월 05일 16:13분4,493 읽음
국내의 정치적인 상황 때문에 광화문 광장에는 수많은 인파가 모여서 잘못된 점을 바로 잡으려는 외침이 하늘을 찌르고 있습니다. 올바른 사회를 염원하고 정치 상황을 바로잡으려는 사람들이 광장에 빼곡히 모여서 촛불을 들고 행사를 진행하는 모습을 보니 우리 사회의 저력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촛불을 들고 행진하는 가족의 모습은 현재 상황이 참담하지만 지금보다 더 좋은 사회가 될 것이라는 희망으로 보입니다.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 이와 같은 모습에 깊은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중에 눈에 띠는 내용이 있었는데 바로 도덕성에 관한 기고였습니다. 외신 기자가 국내의 상황을 윤리적인 관점에서 바라보는 글이었는데 요지는 우리나라의 상류층 사람들은 도덕적인 수준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지만 대다수의 서민들은 매우 높은 수준의 도덕성을 갖고 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법과 질서를 지키는 일이 당연함에도 불구하고 지위가 올라갈수록 불법과 탈법을 저지르고 있다는 것입니다. 법을 지키고 선량하게 살아가는 대다수 사람들의 마음속에는 커다란 자괴감이 생겼습니다.

건강하지 못한 사회의 구성원들은 건강할 수 없습니다. 때문에 나와 가족의 건강을 위해서 잘못된 점을 바로 잡는 일이 절실히 필요합니다. 어떤 사람들은 이번 사태를 보면서 마음의 상처가 너무 크고 힘들어 일손이 손에 잡히지 않고 온몸이 아프다고도 합니다. 뉴스를 통해서 터져 나오는 소식들은 거짓이라고 믿고 싶을 정도로 터무니없어 대다수의 시민들은 연일 터지는 소식을 접할 때마다 마음의 상처는 더욱 커져만 갑니다. 우리들은 아무런 잘못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상처를 받고 있는 참담한 상황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광화문에서 열리는 촛불 행사는 절망과 상처를 희망과 용기로 승화시키고 있습니다.

우리의 저력이라는 것은 대다수의 서민이 만들어 내는 커다란 힘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불의를 바로잡으려는 수많은 사람들의 염원은 결국 하늘에 닿을 것입니다. 작은 촛불 하나마다 정의롭고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며 공정하고 품위 있는 세상을 향한 간절함이 담겨 있습니다.

지나온 역사를 보아도 위기 때마다 촛불이 모여 위기를 극복하고 나라를 지켜왔습니다. 전쟁이 터져도, 홍수나 가뭄과 같은 천재지변이 찾아와도, 때로는 나라의 왕이 무능하고 횡포를 부려서 삶이 팍팍해져도 언제나 이 나라는 작은 촛불을 든 사람들이 모여서 지켜냈습니다.

건강한 사회에서 산다는 것은 곧 나의 몸과 마음이 건강하다는 의미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본능적으로 사회의 정의를 원하고 개인의 행복을 추구합니다. 이는 헌법에도 보장된 권리입니다. 그렇지만 상위 계층으로 올라갈수록 돈과 권력을 탐합니다. 나이 팔십 즈음이 되었는데도 영원히 살것처럼 천문학적인 돈을 부정부패로 축적하여 뉴스에 나오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혼자 사는 어르신이 임종에 가까워오자 얼마 되지 않는 재산을 모두 처분하여 사회에 기부하기도 합니다. 두 사람은 삶의 끝이지만 또 삶의 반이라고 할 수 있는 죽음을 맞이하면서 어떤 인생을 살았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눈에 보이지 않게 나눔과 기부를 실천하면서 우리 사회의 건강을 지키고 있습니다. 착한 사람이 한계선을 넘으면 무섭게 화를 내는 것처럼 시민들의 원성은 이제 한계치를 넘어 서서 봇물이 터지듯 쏟아집니다. 아픈 만큼 성숙해진다는 말처럼 지금 우리 사회가 겪고 있는 통증의 시간이 지나면 더 큰 자유와 행복을 누릴 수 있을 것입니다. 광장의 작은 촛불에 그런 희망을 담아봅니다.
월간암(癌) 2016년 1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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