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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환자를 위한 최적의 쉼터, 양평 황토옥구들방
구효정(cancerline@daum.net) 기자 입력 2015년 06월 15일 09:41분19,773 읽음

암과의 투병생활을 하며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단기전으로 본다면 적절한 수술과 항암 등 병원 치료겠지만 장기전으로는 암과 치료로 지친 몸과 마음을 쉬게 하고 업그레이드하는 것이 더욱 중요합니다.



암환자들 대부분은 암을 진단 받기 전의 삶이 각박하고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는 사람들이 많고 병의 치료로 몸과 마음에 심한 손상을 받습니다. 따라서 암을 치료한다는 것은 병원의 치료뿐만 아니라 손상된 심신을 쉬게 하라는 몸의 신호라고도 생각할 수 있습니다.

암투병은 진단과 동시에 휴식이 같이 이루어져야 치료의 효과도 높으며 어떤 분들은 병원의 치료를 못 받는 상황이었을 때 자연과 함께한 휴식으로 다시 건강을 찾게 되는 경우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습니다. 휴식 자체만으로 치유의 효과가 생긴다는 뜻입니다. 더욱이 자연과 함께 편안한 마음으로 활동을 할 수 있다면 휴식이 주는 치유의 효과는 더욱 커질 것입니다.

암환자들에게 편안한 휴식과 천혜의 자연환경을 갖춘 "황토옥구들방"을 다녀왔습니다. 경기도 양평군 청운면 갈운리에 자리 잡은 이곳은 병풍처럼 산에 둘러 싸여 있으며 이름처럼 황토흙으로 집을 만들고 그 안에 옥구들방을 설치하여 암환자에게 휴식과 치유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곳입니다. 해발 350m에 위치하고,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잣나무 숲은 자연 그대로의 숨결을 느낄 수 있습니다. 황토 흙으로 만들어진 방에 들어서는 순간 흙에서 나오는 고유한 향기와 느낌, 그리고 옥구들방에서 올라오는 열기는 암환자에게 최적의 주거환경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거주하는 암환자들과 대화를 해보니 통증이 많이 줄어들었다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더구나 몇 년씩 지내는 분들 중에서는 완치에 가까운 효과를 누리시는 분들도 있었습니다. 서울에서 불과 50분 거리이기 때문에 병원 치료를 받으면서도 지낼 수 있었습니다.

"황토옥구들방"은 2011년부터 암환자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나면서 조금씩 알려지기 시작했습니다. 수용할 수 있는 인원은 총 50명뿐이고 모두 1인1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보호자와 같이 지내는 것은 가능합니다.

이곳은 시인으로 활동하던 박경자 원장이 5년여를 준비하여 만든 곳입니다. 박경자 원장 또한 난치성 질환인 궤양성 대장염을 10여 년 동안 앓아 왔습니다. 긴 시간 동안 병원을 다니고 모든 방법을 동원하여 스스로의 병을 치료하려고 했지만 모든 것이 허사였습니다. 더구나 대장성 궤양염을 고치기 위해서 처방 받은 약을 오래 복용하다 보니 위도 나빠지고 살이 빠지며 기운도 없어지고 머리카락도 많이 빠졌습니다. 그래서 박경자 원장은 스스로의 병은 스스로 치유해보고자 양평군 청운면 갈운리에 2004년도에 들어와 살기 시작했습니다.

병원을 끊고 자연과 함께 기거하며 소위 자연요법으로 투병생활을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4년 정도 지나고 나서 궤양성 대장염이 말끔히 사라졌을 뿐더러 오히려 몸은 더 젊어졌다고 합니다. 실제 예순 셋이라고 하는데 보기에는 40대 후반 정도로 보여서 놀랐습니다. 이곳의 삶이 다시 회춘으로 이끈 듯하다고 말합니다. 자신의 병이 사라지는 것을 보면서 아픈 사람들이 자연치유를 시작한다면 다시 건강을 되찾을 수 있겠구나 하는 확신으로 황토옥구들방을 만들었습니다.

식사의 재료는 대부분 직접 농사를 지어서 만듭니다. 거름도 비료 대신 퇴비를 사용하고 무농약으로 농사를 짓는데 건물 주변이 모두 농사짓는 곳이기 때문에 우리가 먹는 음식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 대신 농사로 조달할 수 없는 육류나 생선류는 외부에서 들여옵니다. 전담 영양사의 관리를 통해서 매 끼니마다 다른 음식이 만들어져서 제공됩니다.

하루 일과는 치유를 위한 프로그램으로 만들어져 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서 맨손 체조를 하고 일곱 시 반에 아침 식사를 합니다. 약간의 휴식을 한 후에 30분 정도 주변의 농사짓는 곳에서 채소밭 테라피를 합니다. 채소밭에서 일하면서 치유효과를 얻는 것인데, 암환자는 자신이 먹는 음식이 어떻게 농사지어 만들어 지는가를 체험하면서 자연과 교감합니다. 그 후 오전 트래킹을 시작합니다. 주변의 산은 잣나무 숲으로 암환자를 위한 트래킹 코스로 조성되어 있습니다. 트래킹이 끝나면 목욕을 한 후 잠시 휴식 시간을 갖고 점심식사를 합니다. 이곳에는 삼림욕을 할 수 있는 공간이 따로 만들어져 있습니다. 점심 식사 후에는 간단한 산책 후에 모여서 삼림욕을 합니다. 삼림욕이 끝나면 30분 동안 풍욕을 하고 오후 4시경에는 1시간 20분 정도에 걸쳐서 발목펌프운동, 명상, 웃음치료 등을 합니다.

이런 과정이 끝나면 5분 정도에 걸쳐서 박경자 원장님의 5분 강의가 있습니다. 5분 동안 원장님께서 용기와 기운을 북돋아 주는 시간입니다. 또한 매주 월요일과 목요일 저녁에는 참나무 장작으로 캠프파이어를 합니다. 불을 쬐는 것은 단지 즐기기 위한 목적이라기보다는 불을 이용한 치유효과를 누리기 위해서 진행이 됩니다. "황토옥구들방"의 기본 프로그램 외에도 스파, 헬스장, 탁구장, 황토옥구슬길, 국궁장, 삼림욕장 등의 부대시설이 마련되어 있어서 언제든지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이곳에서 지내는 분들과 점심 식사를 같이 했습니다. 메뉴는 현미밥에 피망과 상추, 김치, 깻잎과 호박 등이었는데 대부분 직접 키워서 만들어진 재료였습니다. 상추에 밥을 얹어 된장과 함께 입에 넣으니 밖에서 먹는 상추와는 확연히 다른 향기가 났습니다. 자연과 교감하면서 치유를 한다는 것이 바로 이런 느낌이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듭니다.

밖으로 나와서 산책을 하는데 길가에는 커다란 돌에 여러 시인들의 시들이 새겨져 있었습니다. 아름다운 시와 함께 만들어진 동네 "황토옥구들방"은 분명 아픈 투병생활을 하는 많은 분들에게 다시 건강을 되찾게 해 줄 수 있는 공간이었습니다. 누구든지 드라이브 삼아, 아니면 자연을 잠시라도 느끼면서 건강한 몸과 마음을 만들고자 한다면 어느 때라도 방문해 보기를 권합니다. 하루하루를 암이 생길 수 없는 생활이 되도록 생활습관, 마음습관, 식습관을 체계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자리가 되어줄 것입니다.

그동안의 생활이 암에 가까운 생활이었다면 이곳에서의 생활은 암과 반대 되는 생활이 될 것입니다. 치유효과는 바로 그런 변화 때문에 생깁니다. 자연을 숨쉬고, 먹고, 그로 인해서 몸과 마음이 변하게 되면 암을 이겨낼 수 있는 힘이 생깁니다. "황토옥구들방"은 바로 그런 변화를 이끌어 줄 수 있는 최적의 환경 중의 하나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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