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문가칼럼
요즘의 비만 치료에 대한 생각
구효정(cancerline@daum.net) 기자 입력 2014년 11월 30일 16:34분171,268 읽음

글: 주형욱 | 서울SN재활의학과병원 원장

요즘 여러 방송매체에서 비만에 대한 것들을 많이 다룹니다. 그만큼 과체중으로 인해 고통 받는 사람들도 많기 때문이겠죠. 옛날에는 영양이 부족하고 먹을 것이 없어서 문제였는데 현대에는 너무 과잉이어서 문제가 되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먹거리도 너무 다양하고 방송에서는 먹방이네 뭐네 해서 맛있는 거 찾아다니면서 먹는 것들을 보여주고 블로거 및 일반인들도 음식을 경쟁적으로 찍어 올리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물론 주5일제가 되면서 여가시간이 많아짐으로 인해 생기는 것이기도 하지만 소비를 조장하는 사회분위기가 그렇게 몰아가지 않나 싶기도 해 씁쓸하기도 합니다.

또 다른 형태의 프로그램 중 하나는 비만인 사람이 몇 개월 만에 완전 변신해서 나타나는 것입니다. 여기에서는 모든 수단을 다 동원하지요. 성형수술, 지방흡입수술, 고강도의 운동 등. 솔깃합니다. 엄청난 변화를 가져오고 그것으로 인해 인생이 바뀌기도 하니 그 자체로 큰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제가 봐도 놀랍습니다. 단기간에 어떻게 다른 사람이 되어 나타나니 말이죠.

그런데 저의 개인적인 생각은 한편으론 긍정적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론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 정말 고도 비만의 경우에는 약간의 리스크를 감수하고라도 동기부여 측면에서 수술이나 극단의 식단조절을 통해 초기에 많은 감량이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에 이런 식으로 했다가 초기에는 반짝하고 좋을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 볼 때는 오히려 독이 될 수 있습니다.


위의 그래프는 어떻게 요요가 나타나는지 보여주는 그래프입니다.
다이어트를 시작하는 시기는 사람마다 다릅니다. 첫 시도에서 대개 시작하는 것이 운동입니다. 안하던 운동을 하기도 하고 아니면 하던 운동을 마음먹고 고강도로 합니다. 조금만 꾸준히 하면 대개는 첫 시도에는 좋은 결과를 볼 수가 있습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 운동의 강도를 유지하지 못합니다. 머리로는 꾸준히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여러 가지 이유로 못합니다. 일이 바쁘거나 몸이 아프거나 약속이 많거나 등의 일들이 꼭 생깁니다. 그러다 보면 1~2개월이 순식간에 지나갑니다. 그러면 체중은 늘어납니다. 이때 큰일 났다고 생각하기보다는 오히려 더 게을러집니다. 운동을 끊거나 줄인 상태에서 다시 하려고 할 때가 더 힘듭니다. 그러다 보면 또 1~2개월은 훌쩍 지나가고 그게 습관이 됩니다.

어느덧 여름이 다가옵니다. 피트니스 클럽의 성수기는 여름과 연초입니다. 또 반짝 운동합니다. 그러면 또 빠집니다. 그러나 두 번째 시도 때는 첫 번째 시도 때의 체중 감량 보다 수치가 올라가 있습니다. 그만큼 안 빠진다는 이야기이지요.

여자분의 경우 결혼을 앞두고 고강도의 다이어트를 합니다.
어느 순간부터는 살이 잘 안 빠지는 경험을 합니다. 예전에는 운동만으로 살이 잘 빠지고 조금만 해도 가능했는데 이제는 안 됩니다. 그러다 보니 서점에 가서 이런저런 책도 보고 요즘 방송매체에서 경쟁적으로 나오는 다이어트 법만 수십 가지가 넘습니다. 운동만으로 안 되니 식단조절도 해봅니다. 홈쇼핑에서 나오는 유명인의 다이어트 제품도 먹어봅니다. 굶기도 해보고요. 살은 빠집니다. 그러나 두 번째 시도 했을 때보다도 안 빠집니다.

어느 순간 또 바빠집니다. 지금까지 유지해왔던 식단 및 운동을 유지하기보다는 유지 못할 가능성이 훨씬 더 큽니다. 그러면 또 체중은 올라갑니다. 이때부터는 심리적으로도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많습니다. 우울증이 대표적입니다. 그래서 몇 번 시도하다 요요현상으로 실패하다보면 다이어트가 두렵기도 하고 시작을 엄두도 못 내고 결국 살이 엄청 찌게 되는 것이죠. 여러 번 실패하신 분들을 보면 다이어트에 대한 공포 및 우울증이 동반되어 있어 심리적인 부분들을 꼭 다루어주어야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모두 이러시지는 않겠지만 많은 여성분들의 경우 이런 사례들을 많이 접합니다. 위의 그래프를 다시 한 번 정리해보면 요요현상은 점점 기준치가 올라가는데 문제점이 있습니다. 그 이유는 우리 몸의 렙틴이라는 호르몬이 있습니다.

아래의 그림을 설명 드리면 렙틴(Leptin) 호르몬은 우리 몸의 지방을 조절하는데 중요한 호르몬입니다. 1994년 미국 록펠러 대학의 제프리 프리드먼 교수팀은 생쥐 실험을 통해, 이 단백질을 만드는 유전자에 돌연변이가 발생하면 뚱뚱해진다는 사실을 처음 발견했는데 현재 렙틴은 지방 조직에서 분비된 후에 뇌에 작용하여 식욕을 억제하고 체내 대사를 활발하게 함으로써, 체중을 감소시키는 호르몬임이 알려져 있습니다. 사람의 경우 뚱뚱한 사람일수록(지방 조직이 많을수록) 혈중 렙틴의 농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렙틴 작용에 대한 저항성을 나타냅니다.

즉 지방이 늘어나면 렙틴 호르몬이 늘고 그것으로 인해 식욕이 줄고 에너지 대사를 늘게 해서 지방을 조절하고, 지방이 줄어들면 호르몬이 감소하고 그것으로 인해 식욕이 늘고 에너지 대사를 줄입니다.
다이어트의 실패를 경험할수록 렙틴호르몬이 움직이는 기준치가 점점 올라가니 잘 빠지지 않는 거죠. 주변에 비만인 분들이 오히려 더 허기지고 더 많이 드시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이런 점들을 단지 렙틴 호르몬 이론으로만 설명 드리기는 어렵지만 왜 살이 쉽게 빠지지 않은가에 대한 해결에 단초를 제공하는 이론이라 생각합니다.

다음시간에는 비만과 관련된 질환 및 비만을 조절하기 위한 전략에 대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월간암(癌) 2014년 10월호
추천 컨텐츠
    - 월간암 광고문의 -
    EMAIL: sarang@cancerline.co.kr
    HP: 010-3476-16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