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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정적인 마음이 주는 선물
장지혁 기자 입력 2014년 11월 30일 10:19분170,998 읽음
열정 가득한 떨리는 마음으로 무언가를 열기를 품고 대해본 지가 언제인지 까마득합니다. 예전에는 그래도 무엇이든 흥미 있고 재밌는 것에 관심을 가졌고 어떤 일에 대해서는 열정을 갖고 접근했던 것들이 그나마 있었는데 나이를 먹으면서 열정도 관심도 모두 한 줌 재가 되어버린 듯합니다. 시간이 지나서 노화(老化)를 알아챘을 때는 이미 마음속에 열정도 많이 식어버린 후입니다.

예전에는 좋은 음악이나 그림, 문학 작품 등에서 큰 감동과 감흥을 느끼는 일이 자주 있었는데 지금은 감흥을 느끼는 빈도가 매우 낮아졌습니다. 마음은 청춘이라고 하는 분들이 있는데 바로 열정이 아직 남았다는 의미일 듯합니다. 젊은 시절에 갖고 있던 열정적인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지내고 계시는 분들이겠지요.

그런 분과 시간을 보내면서 이야기를 나누게 되면 그 순간만큼은 그분의 열정에 전이 되어 뜨거운 가슴이 되지만 이내 다시 본 모습으로 돌아와 무기력한 자신이 되어 버립니다. 열정의 반대 되는 개념은 무기력입니다. 말 그대로 기력이 없어서 아무 것도 하기 싫고 또 움직이며 무엇을 하려고 해도 귀찮은 마음이 앞서기 때문에 마음 한편에는 짜증스러운 마음이 스스로를 괴롭힙니다. 열정은 마음과 관련된 문제이지만 이런 방식의 생활양식 때문에 우리의 삶 그리고 몸에 좋지 않은 변화가 생깁니다.

가끔 거울 속에 있는 얼굴을 보면 어떤 마음으로 지금을 살아가고 있는지 절실히 알게 됩니다. 변화를 주고 싶지만 이미 열정이 식어버렸기 때문에 마음만 있을 뿐 무엇을 해야 할지 결정할 수가 없습니다. 모든 것은 생각 속에만 있을 뿐 몸은 언제나 무기력 속에서 헤엄치고 있습니다.

이러한 무기력을 벗어나 다시 열정을 찾기 위한 노력이 절실합니다. 마음속에 다시 열정이 찾아온다면 지금 갖고 있는 많은 문제들과 병들이 사라질 수 있으며 특히, 암과 투병하면서도 열정적인 삶을 지속하는 분들이 다시 건강해지기 때문입니다.

청춘이라는 짧은 시절은 우리가 미처 느끼고, 알고, 행동하기 전에 끝나버리고 맙니다. 그러나 사실 지금은 청춘이 아니기 때문에 열정이 식었다는 말은 변명일 수도 있습니다. 단순히 몸의 젊은 시절만을 청춘이라고 하기에 우리의 인생은 너무도 깁니다. 더구나 지금 암에 걸려 있는 상황이라면 그래서 남들보다 오래 살지 못할 것 같다는 불안함에 휩싸여 그 끝을 알 수 없는 우울함의 나락 속에 있다면 다시금 마음속에 열정의 씨앗을 심어서 삶의 희망을 붙들어야 합니다.

슬픈 일이 있기 때문에 스스로가 슬퍼진다면, 스스로 기분 좋은 생각만을 함으로써 기분 좋게 만들고 그로 인해서 좋은 일들이 생깁니다. 기분은 때에 따라서 우리의 행동을 엉망으로 만들지만 기분 좋은 생각은 스스로를 기분 좋게 만들어 줍니다.

또 몸을 움직이는 일이 중요합니다. 귀찮은 생각을 버리고 몸을 움직이면 기분이 나아집니다. 어떤 음악 하는 작곡가는 일이 잘 되지 않을 때는 그저 걷는다고 합니다. 걷는 이유는 몸을 움직이고 싶은데 달리 할 일이 없어서이고 그렇게 몸을 계속해서 움직이다 보니 마음속에 열기가 생기고 그때 생기는 열기는 음악을 만들 때 쓰는 에너지의 원천이라고 이야기 합니다. 목적이나 목표는 필요 없습니다. 그저 아무 생각 없이 걷다 보면 저절로 그리 됩니다. 이 작곡가의 말대로라면 청춘은 걸을 수 있다는 의미가 아닐까요?

그래서 이 작곡가의 이야기를 듣고 음악이나 문학 등의 예술을 하는 사람들이 영감이 없을 때 걷는다고 합니다. 이때 중요한 것은 걷는 목적이 영감을 얻으려고 하면 안 된다는 것입니다. 그냥 걷다 보면 저절로 그리되는데 그때까지 걷는 것입니다. 꼭 걷는 일이 아니어도 됩니다. 수영, 조깅, 자전거 등 몸을 꾸준히 움직일 수 있는 어떤 것을 찾아서 하는 일이 중요합니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열정이 식어서 무기력해졌듯이, 이렇게 무언가에 집중하다 보면 열정은 저절로 찾아와 나를 불태울 수 있는 무언가를 선물할지도 모릅니다.

독일에서 유대인으로 태어난 사무엘 울만이 78세에 쓴 청춘이라는 시를 읽으면서 우리는 열정에 대하여 다시 정의하고 몸의 나이와 관계없이 청춘의 마음을 갖게 되기를 기대합니다.


청 춘
-사무엘 울만-

청춘이란 인생의 어떤 시기가 아니라 마음가짐이다.
청춘이란 소심함을 뛰어넘는 혈기왕성한 용기요
안락함을 초월하는 강인한 모험심을 뜻한다.

청춘은 삶의 깊은 샘에서 솟아나는 신선한 정신이다.
단순히 세월이 흐른다고 해서 늙은 것이 아니라
우리의 이상이 황폐해질 때 늙는다.

세월은 피부를 주름지게 하지만
열정의 상실은 영혼을 주름지게 한다.

모든 사람의 가슴속에서는 경이로움에 대한 동경과
어린이 같은 미지에 대한 끝없는 호기심
그리고 삶의 놀이를 즐기는 흥겨움이 있다.

영감이 끊어지고 그대의 가슴이 싸늘한 눈과 같은
냉소와 얼음 같은 비관으로 덮이면 비록 그대가
나이 이십이라도 늙은 것이다.

머리를 높이 쳐들고 희망의 물결을 붙잡는 한
나이 여든이 되어도 그대는 ‘청춘’으로 남는다.
월간암(癌) 2014년 10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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