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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보험에 대한 작은 생각
김진하 기자 입력 2014년 04월 30일 18:36분319,025 읽음

글 김진목 | 부산대병원 통합의학센터 교수 신경외과전문의
저서 <위험한 의학 현명한 치료> <건강한 사람들의 7가지 습관> 등

암 환자를 진료하다 보면 보험으로 스트레스 받는 경우를 많이 보게 됩니다. 보험의 종류가 워낙 많고, 일반인들은 보험 용어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이 없어서 보험 모집인들의 말만 믿고 가입하다 보니, 결정적인 순간에 도움이 되기는커녕 애물단지로 전락해 버리는 경우가 허다한 것 같습니다.
저도 금융지식은 거의 무지합니다만 환자를 진료하면서 많은 간접 경험을 하게 되었고, 그 결과 보험에 대한 어느 정도의 혜안을 갖게 되었으므로 환우 여러분께 설명해드립니다.

암과 관련된 보험으로는 암보험, 질병보험, 실비보험의 세 종류가 있습니다.
암보험은 암의 진단, 수술, 입원 시에 보험금을 수령할 수 있고, 질병보험에서는 입원급여금, 실비보험에서는 검사, 수술, 입원 등의 치료실비를 받을 수 있습니다. 이해가 잘 되도록 하나하나 자세하게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암보험은 암에 대해 전문적으로 보상해 주는 보험입니다. 그래서 암을 진단 받았을 때 진단급여 보험금을 받을 수 있고, 수술 후 수술급여금을, 입원했을 때에는 암입원비를 받을 수 있습니다.
질병보험은 암 특약을 들었다면 그에 따라 진단, 수술비를 받을 수 있겠고, 일반적인 질병보험으로는 입원비를 받을 수 있습니다.
실비보험은 손해보험사에 가입한 보험으로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지급해 준 치료비 이외에 환자가 부담한 치료실비를 정해진 비율만큼 지급해 주는 보험입니다. 과거에는 95% 정도였으나 최근에는 거의 반 정도까지 비율이 많이 떨어졌습니다만, 어쨌든 환자의 부담액에 대해 일정 비율의 보험금을 받을 수 있습니다.
암보험과 질병보험은 보험 계약에 명시된 일정액의 보험금을 받게 되지만, 실비보험은 환자가 부담한 치료비 총액에 따라 액수가 변하게 됩니다.

그런데 환우분들이 가장 불만스러워 하시는 부분이 '암입원급여'입니다. 암보험에서 말하는 암입원급여라는 것은 암의 '직접적인 치료'를 목적으로 입원한 경우에 지급하는 보험금인데, 직접적인 치료라는 것은 수술, 항암치료, 방사선치료를 지칭하기 때문에 검사를 위해서 입원한 경우이거나, 항암이나 방사선치료 이외의 치료 목적으로 입원한 경우에는 보험금 지급을 거부하는 경우가 태반이기 때문입니다.

특히 요즘에는 대학병원급에서 암 수술을 받고 1주일 만에 퇴원하게 되고 항암치료 기간 동안에는 외래로 치료받기 때문에 수술 후나 항암치료 기간 중에 요양병원 등에서 요양하시는 경우가 많은데, 이 기간 동안 암입원급여를 받는 것은 거의 불가능합니다.

암입원급여금은 수십만 원이고 일반 입원급여금은 수만 원밖에 되지 않으니 암 치료를 위해 입원했음에도 불구하고 예상했던 보험금의 10분의 1정도만 지급되게 되니까 어안이 벙벙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만, 그 환자만의 경우가 아니고 최근의 경향입니다.

그 다음에 불만이 많은 부분이 실비급여입니다. 실비는 환자가 지불한 치료실비를 보상해 주는 보험금인데, 대부분의 의료기관에서 비급여 시술을 많이 하게 되어 비급여 부분에 대한 실비 인정 여부에 문제가 많기 때문입니다.

비급여에는 인정비급여와 임의비급여가 있습니다. 인정비급여는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비급여 의료행위로 고시를 해놓은 것들입니다. '건강보험 요양급여비용'이라는 책자가 모든 의료기관에 비치되어 있으며, 그 속에 공단에서 인정한 비급여 의료행위들이 나열되어 있으며, 그 책에 없는 시술은 임의비급여입니다. 임의비급여 의료행위는 손해보험사에서 지불해주지 않습니다. 그러니 비급여 진료를 받으시는 경우에는 그 시술이 인정비급여인지 임의비급여인지를 정확히 알아 보셔야 하며, 임의비급여인 경우에는 실비 인정을 못 받을 거란 사실을 예측하고 계셔야 합니다.

그런데 최근 암치료에 대한 치료행위는 대부분이 인정비급여이므로 실비급여를 받을 수 있습니다. 비급여 치료비는 환자가 100% 부담하셔야 하기 때문에 그 액수가 꽤 높으며 부담이 많이 됩니다만, 실비보험으로 보상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부담이 거의 발생되지 않습니다. 실비보험을 가입하지 않은 경우에는 치료비 부담으로 중간에 치료를 포기해야 하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여러 가지 보험 중에 실비보험은 꼭 가입하셔야 한다고 저는 만나는 사람마다 권유하고 있습니다.

실비보험의 보험료는 암보험이나 질병보험에 비해 매우 저렴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비보험을 들지 않아서 비급여 치료를 망설이게 되는 경우를 보면 매우 안타까운 생각이 듭니다. 환자분은 이미 가입 시기를 놓치셨지만, 가족이나 주위분들에게 즉시 가입하도록 권유하시길 바랍니다.

실비보험은 갱신형과 비갱신형이 있습니다. 5년 정도의 기간마다 보험료를 올리는 것이 갱신형입니다. 5년 후에 보험료를 올릴 것이므로 처음 가입 당시에는 비갱신형에 비해 보험료가 저렴해서 잘 모르고 갱신형으로 가입하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저는 비갱신형을 추천합니다.

그리고 만기환급형과 순수보장형이 있는데, 보험 만기 시에 가입했던 보험료에 약간의 이자를 붙여서 일시금으로 지불해 주니 어찌 보면 매우 고마운 보험일 듯 하지만 사실은 그 반대입니다. 보통 보험기간은 수십 년인데, 수십 년 후의 화폐 가치가 얼마나 되겠습니까? 순수보장형은 만기까지 보험 적용만 되고 없어져 버립니다만, 만기환급형에 비해 보험료가 훨씬 저렴합니다.

결론적으로 비갱신형, 순수보장형 실비보험을 가입하시길 권유합니다.
그리고 실비보험료는 나이에 따라서 큰 차이가 있기 때문에 1년이라도 젊을 때 미리 가입하는 것이 유리합니다.

여러분의 자녀들에게 비갱신형, 순수보장형 실비보험 가입을 서두르시길 권유합니다.

월간암(癌) 2014년 3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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