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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살 대학생이 성인질환에 걸렸다고요?
고정혁 기자 입력 2014년 02월 28일 20:45분362,922 읽음

글: 주형욱 <서울SN재활의학과병원 원장>

대학교 2학년 여학생이 내원하였습니다. 평소 측만증이 심해 고2,고3을 본원에서 측만증 교정치료를 했던 학생으로 당시에도 늘 피곤하고 입맛이 없고 피부질환 및 장의 활동이 원활하지 않다고 이야기하곤 했었습니다.
그리고는 대학 입학을 하고 나서 정신없이 지내다가 대학교 2학년에 다시 찾아왔습니다. 허리와 목이 아프다고 합니다. 그동안 어떻게 지냈느냐고 물어봤더니 여기저기 많이 아프고 최근에는 생리통이 심해서 산부인과도 다녀왔다고 하더군요. 산부인과 검진 결과 난소에 물혹이 생겨서 자칫하면 호르몬 치료를 받아야 하거나 심해지면 수술까지 할 수도 있다는 말을 듣고는 많이 당황하고 우울했다고 합니다.

저희는 특성상 근육과 뼈, 신경과 관련된 진료를 하고 통증치료 및 재활을 하는 과이나 최근 의사로서도 당황스러운 점 중의 하나가 내원하시는 분들의 병력을 들어보면 성인이 되어서야 나타나는 당뇨, 고혈압 같은 성인병과 암이나 산부인과적 질환들이 나이와 상관없이 어린 나이에도 온다는 것입니다.
특히 이 학생의 경우에 나타난 난소의 문제는 대개 40대 이후에 많이 생기는 질환인데 20대 초반에 이런 문제가 생겼다니 조금 놀랐습니다. 그러나 이 학생만의 문제가 아니더군요. 점점 이런 산부인과적 질환이 어린나이에 발생하는 빈도가 늘어간다는 보고도 있습니다.

그래서 이 학생이 올 때마다 원인이 어떤 것인지 문진을 해보았습니다. 특히 생활습관에 대해 물어 보았습니다. 식습관, 수면습관, 음주, 스트레스 등 생활전반에 관해서 문진하였습니다. 학생의 진단에 대한 기전은 이미 의학적으로 밝혀진 상태이나 근본적인 원인을 한번 알아보고 싶어서였습니다. 그 중 한 가지 의심되는 것이 식습관이었습니다.

특히 고등학교 때라 바쁘다 보니 식생활이 불규칙했고 인스턴트식품을 많이 먹었다고 합니다. 밥을 잘 챙겨먹기보다는 라면, 과자 등을 많이 먹었고 소시지 같은 가공식품도 많이 먹었습니다.
중학교까지는 건강했었는데 고등학교에 와서부터는 식사를 많이 하지도 않는데 체중이 늘고 없던 아토피도 생기고 조금만 신경을 쓰거나 과식하면 설사를 자주하고 변도 가늘어지고 환절기에 감기도 자주 걸렸다고 합니다. 고등학교 3학년에는 입시에 집중해야 하는데 몸이 받쳐주지 않아 스트레스도 굉장히 심했다고 하더군요. 그러다 작년부터는 생리통도 심해져서 결국엔 산부인과까지 가게 되었답니다.
산부인과에서는 진단 받은 것처럼 호르몬 불균형이 가장 큰 요인이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호르몬 불균형이 왜 왔을까요?

가장 큰 문제 중의 하나가 요즘 대두되고 있는 식습관입니다. 특히 대사성 증후군이나 성인병의 많은 부분이 식사와 관련 있습니다. 인스턴트식품에는 갖가지 몸에 좋지 않은 첨가물이 있고 특히 일회용 컵라면의 용기에서는 환경호르몬이 검출된다는 것은 이젠 상식이 되어 버린 시대입니다.

이런 물질들, 즉 독소들이 몸에 들어가면 바로 몸이 반응 하는 것이 아니라 시간을 두면서 쌓이게 되고 어느 정도의 시간이 흘러야 비로소 증상으로 나타나게 됩니다. 바쁘게 살다보면 처음에 증상은 심하지 않기 때문에 간과하고 지나치다 적절한 치료 및 대응을 하지 않게 되면 질병으로 발전하게 되는 것이지요. 또한, 화학물질인 첨가물들은 인체가 한 번도 받아들여 보지 못한 것들도 많이 있고 또, 제대로 배설할 수 있는 능력이 없는 것들도 많습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증상만 나타날 때에는 현대의학적 검사에서는 결과가 정상으로 나오는 경우가 많다는 것입니다. 최근 들어서는 소변유기산 검사, 타액검사와 같은 기능의학적 검사들이 질병으로 이환되기 전에 체크를 해주곤 있습니다만 검사가 우리나라에서는 안 되는 경우도 많고 가격자체도 비싸기 때문에 아직까진 쉽게 할 수 없는 검사입니다. 또한 의사로서 단지 증상만 있는데 그런 검사를 권하더라도 환자분 입장에서는 쉽게 받아들여지는 검사가 아직까지는 아닙니다.

현대의학적 검사, 즉 내시경이나 MRI, 혈액 검사 등은 증상이 나타나고 시간이 흘러 질병으로 이환되었을 때는 비교적 정확하게 잡아냅니다. 그러나 위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이것이 현대의학의 한계이기도 합니다. 증상만 있을 때에는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에 진단이 정상으로 나옵니다.

건강 <------------------------------> 질병
만성피로 등의 증상만 있는 시기

위에서 보신바와 같이 증상은 질병으로 가기 전 내 몸에서 알려주는 최고의 진단기구입니다. 건물로 보자면 화재경보기 같은 것이지요. 그래서 내 몸에서 알려주는 증상을 지나치지 않고 잘 체크한다면 질병으로 가는 것을 막을 수 있으나 내 몸의 증상에 대해 무관심하다면 질병으로 가서 큰 대가를 치를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다시 위에서 말씀드린 학생의 예로 돌아가서 앞으로 건강하게 지내려면 호르몬을 조절하는 질병을 치료하는 약도 중요하지만 그와 동시에 그 질병이 생기게 된 근본적인 원인에 대해서도 다뤄줘야 합니다.

식습관이 좋지 않으니 인스턴트식품 및 몸에 좋지 않은 음식을 먹지 않는 것부터 해야 합니다. 그리고 제시간에 규칙적으로 먹는 것도 중요하고요. 그리고 수면시간이 불규칙하여 규칙적인 수면시간에 대해 말씀드렸고 음주, 커피도 자제를 권유하였습니다. 또한 호르몬 불균형 및 해독에 필요한 적절한 영양제를 추천해드렸습니다.

또 영양의학 관점에서 본다면 중요한 것 중의 하나가 물입니다. 요즘 플라스틱 생수병에서 검출된 비스페놀 A가 편두통 및 비만을 일으킨다는 연구결과도 나옵니다. 그뿐만이 아니라 생수의 유통과정에서 물의 오염이 심각하게 진행되는 경우도 많고 페트병 내부를 투명하게 처리하는 과정에서 쓰이는 물질들이 몸의 내부에서 호르몬 역할을 함으로 인해 생기는 여성 질환도 많습니다.

또한, 미네랄이 살아 있는 물을 찾기 힘든 경우도 많습니다. 정수기의 종류에 따라 미네랄이 거의 없는 물이 있어 이런 경우는 오히려 탈수를 유발하고 증상을 심하게 만들기도 합니다. 따라서 힘들지만 미네랄이 살아있는 깨끗한 물을 드시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두 번째는 몸 안의 독소를 내보내는 것이 중요합니다.
독소는 음식을 통해서 주로 쌓이게 되는데 이런 것들이 누적되면 몸의 대사를 교란할 뿐만 아니라 장기의 손상을 일으키게 됩니다. 그중에 대표적인 것이 장누수 증후군입니다.
몸의 독소가 장을 통해서 빠져나가지 않고 몸의 내부로 역류하는 것인데 이런 형태가 지속되면 결국 장에 염증이 심해지고 암의 원인이 되기도 하며 만성피로나 대사성 질환을 일으키는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장누수 증후군은 초기에 내시경을 통해서 진단될 수 없고 증상만 나타나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쉽게 간과하고 지나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독소를 제거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비타민, 미네랄, 단백질, 식이섬유, 좋은 물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핵심이며 추후 연재에 자세히 언급하도록 하겠습니다.

월간암(癌) 2014년 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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