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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기대’ 대신 ‘감사’를 연습하자
고정혁 기자 입력 2008년 04월 08일 16:00분877,915 읽음

신 영 | 시인이며 수필가. 남편 백혈병 2년 투병 중. 보스턴에 살고 Boston Korea신문에 칼럼연재. 저서 시집『하늘』, 수필집『나는 ‘춤꾼’이고 싶다』등.

 

가까울수록 바라는 마음이 큰가 봅니다.

가장 가까운 남편이나 아내에게의 기대감, 그리고 자식이나 부모에게서의 기대감, 또한 가장 가까운 친구에서의 기다림이 있습니다.
사람마다의 성격의 색깔과 모양이 있겠지만 나와 다르기 때문에 ‘너는 틀렸어!’ 라고 얼마나 많이 마음에서 내뱉었는지 모릅니다.

교회에서 목사님의 설교 중의 얘기입니다. “기대 대신에 감사를 연습하자” 라고.
마음에 깊은 묵상의 말씀이 되었습니다. 친구에게나, 어려운 상황에 놓여있는 이들과 나눌 때는 준 것으로 만족하리라 생각을 하며 살지만, 때로는 그 마음 깊은 곳에는 친구에게서 바라는 마음이 있음을 고백합니다.
바라고 무엇을 준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너는 나를 위해 이렇게는 할 수 있었는데…’ 하는 아쉬움의 마음이 남는 것입니다.
이 마음을 얼른 알아차리고 씻어버릴 수 있으면 좋겠지만 그 마음이 오래가서 앙금이 생기면 섭섭함이 남는 것이지요.

사람의 마음은 심리학에서는 그렇다고 합니다.
‘기대’를 하게 되면 ‘보상’에 대한 마음이 들게 되고 그 마음에 충족이 없으면 ‘원망’이 된다는 것입니다.
그러니 우리들의 마음은 얼마나 많은 변화와 변덕을 요구하는지 모릅니다. 그러니, 늘 마음을 씻고 묵상(명상)으로의 여행을 매일 해야 할 것입니다.

내게 무엇인가 있는데 주어야 할 대상이 없다고 생각하면 어찌 슬프지 않겠는지요.
그러니, 내게 줄 것이 있는 것이 첫째의 ‘감사’요. 줄 사람이 있는 것이 둘째의 ‘감사’인 것입니다.

꼭, 물질적인 것이 아니더라도 마음도 마찬가지라는 생각입니다. 이 넓은 세상에서 나를 끔찍이 사랑해 줄 수 있는 친구가 곁에 있다는 것은 더 없을 축복입니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한 감사인 것이지요.

내 사랑을 줄 수 있는 사람이 곁에 있다는 사실! 그 사실 하나만으로도 어찌나 행복인지요. 내게 있는 사랑을 나눌 수 있는 가슴이 감사요. 이 감사를 나눌 수 있는 사람들이 곁에 있으니 더 없을 큰 감사인 것입니다.

타고난 마음은 늘 저울질을 하고 있습니다. 자신은 그렇게 하지 않는다고 하면서도 가슴에는 두 마음이 늘 저울질을 하는 것입니다.
늘 맑은 마음이어야 이 저울질의 눈금을 확실히 볼 수 있을 것입니다. 말간 마음이어야 볼 수 있을 것입니다. 감사의 마음을 갖다보면 매일 속에서 감사의 일이 생기곤 한답니다. 이미 마음에서의 감동이 출렁이기 때문입니다. 하늘과 땅 그리고 그 사이에 있는 우리들….

가만히 귀 기울이면 감사하지 않을 것이 아무 것도 없음을 깨닫습니다.

너무도 세상에는 볼 것이 많아서, 귀로 들을 것들이 많아서, 그만 그 마음의 깊은 소리를 듣지 못하고 사는 때가 많습니다.
조용히 혼자만의 묵상(명상)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나를 들여다 볼 수 있는 마음의 묵상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나도 나를 잘 모르는데 어찌 나 아닌 남을 안다 말할 수 있겠는지요?
내 속에서 요동치는 나의 또 다른 내 모습을 바라보고 느낄 수 있다면 다른 사람의 부족함이나 잘못을 어찌 탓할 수 있을까요?

그저 어우러져 나눠 가는 세상살이에서 만난 것으로 감사인 오늘일 테지요.

‘기대’의 마음에는 이미 ‘욕심’의 마음이 있는 것입니다.
진정, 내게 있는 것들이 어찌 내 것이겠는지요?
참으로 너무도 많은 것들을 가지고 있는 나를 만납니다.
셀 수 없는 나의 욕심들을. 나눌 수 있는 마음이 어찌 내 혼자의 힘으로 될까요?

하늘이 주시는 그 사랑하심으로 마음이 열린 것을. ‘감사’의 마음을 열어 나눌 수 있다면, 아마도 ‘기대’의 마음은 저절로 녹을 것입니다. 저절로….
오늘도 행복한 날 이어가소서!

월간암(癌) 2007년 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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