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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계에 불어오는 변화의 바람
임정예 기자 입력 2012년 10월 31일 14:37분714,588 읽음

현대의학이 발전하게 된 계기는 1914년부터 시작된 1차 세계대전과 1939년에 발발한 2차 세계대전을 거치면서입니다. 20세기 초반에 일어난 두 번의 세계대전은 의학 분야뿐만 아니라 많은 면에서 과학적인 생활양식이 만들어졌습니다. 사실 과학적인 현대의학이 없던 시절에는 맹장염만 걸려도 사망에 이를 수 있었지만 수술을 할 수 있는 현대의학 덕분에 많은 사람들이 응급적인 상황에서 생명을 연장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현대의학이 눈부시게 발전하면서 기존에 있던 많은 민간요법이나 대체요법은 점점 터부시되어 왔으며 사회의 규범이나 법규 또한 민간요법이나 대체요법을 도외시 하는 쪽으로 발전하여 왔습니다.

이런 현상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인 현상이었으며 현대의학이 맹목적으로 발전하여온 밑바탕이었습니다. 현대의학은 응급적인 상황에서 환자의 생명을 구해낼 수 있는 많은 방법들을 갖고 있지만 몇 십년동안 진행되어 온 고질적인 만성병과 생활습관병에 대해서는 정확한 해답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암이나 당뇨 등과 같은 병은 병원에서 완전히 고칠 수 없다는 사실을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습니다.

병을 치료하는 현대의학의 여러 단점을 보완하고 기존의 민간요법이나 대체의학을 수용하기 위해서 현대의학의 의료진들도 많은 고민을 하였습니다. 그래서 의료계에서는 기존의 민간요법을 수용하기 시작하였는데, 이를 "보완통합의학"이라고 이름을 붙였습니다. 명칭에서도 느껴지듯이 현대의학의 치료와 그에 따른 부작용을 보완하기 위한 여러 가지 모든 요법을 통칭하는 말입니다. 서울의 큰 대형병원은 너도나도 암치료센터를 짓고 있습니다. 그곳에 가보면 웃음요법이나 음악치료, 미술치료 등을 프로그램으로 구성하여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프로그램으로 온전히 운영되기보다는 부가적인 서비스 프로그램으로 보입니다.

선진국에서는 만성 질병에 대해서 현대의학적인 치료법의 한계를 깨닫고 자연요법을 제도권의 현대의학에 편입시키고 있습니다. 스위스는 2003년경에 자연요법에 대하여 현대의학적인 치료법으로 인정할지에 대한 여부를 국민 투표로 결정하였으며, 독일은 의사들이 학교에서 정규적인 현대의학 코스를 밟고 나서 대체의학과 관련된 공부를 다시 하여 현대의학과 대체요법을 병행하여 진료하고 치료하는 의사들이 많이 있습니다. 독일에서 현대의학만 공부한 의사들은 환자를 유치하지 못하여 말 그대로 365일 24시간 진료하는 우리나라의 의사들과 비슷한 삶의 질을 유지할 수밖에 없는 사회구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에서도 몇 년 전에 이러한 시도를 위하여 몇 가지 법 개정을 하려고 하였지만, 의사들의 결연한 반대로 관련부처에서 두 손 들고 항복한 일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세계적인 추세는 "보완통합의학"이라는 명칭의 대체의학이 더 이상 보완의 자리에 머무르지 않고 주류의학과 동등한 위치로 점점 발전해 가고 있습니다. 이런 현상은 앞으로 더 지속되고 강화될 것이며 우리나라도 언제까지 외면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그 바람이 시작되는 곳이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전라남도와 장흥군이 보완통합의학의 메카로 자리 잡고자 많은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의학도 산업의 일부이기 때문에 지방자치단체의 입장에서는 아주 좋은 산업의 재료를 선택한 셈입니다.

기도만으로 암을 나았다고 말씀하시는 환자가 있습니다. 그 말은 사실일 것입니다. 사실 기도를 하게 되면 보통 금식기도를 하는데 일종의 단식요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대체의학에서는 단식을 통하여 많은 병울 고쳐왔으며 이런 요법은 아주 오래전부터 이어져온 치료법입니다.
앞으로는 단식지도사와 같이 대체요법을 하는 전문가들이 국가적인 차원에서 생겨날 것입니다. 그리고 그들도 지금의 의사와 같은 수준의 보호를 받고, 환자는 의료보험의 혜택을 받으며 대체요법을 치료로써 선택할 수 있는 날이 올 것입니다. 이미 유럽의 몇몇 나라는 그러한 법을 시행하고 있으며 그 나라의 국민들은 다양한 의료환경에서 자신이 선택한 치료를 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전라남도의 장흥군에서 일고 있는 보완통합의학에 대한 육성 정책은 우리나라 의료 환경에 변화의 시발점이 될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장흥군은 황토 토양에서 수많은 약초들이 자생하고 있는 청정지역 중에 하나입니다. 따라서 질이 좋은 약초가 많이 있으며 관산읍 일대에는 생약초 한방특구가 있는 지역입니다. 대체요법에서 가장 중요한 우수한 자연을 갖고 있는 지역이며, 국가의 예산을 지원 받아서 보완통합의학 관련 기반시설이 서서히 구축되어 가고 있습니다. 대체의학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참여하여 심포지엄을 개최하고 있으며, 우리나라 보완통합의학의 메카로서의 면모를 갖춰 가고 있습니다. 지난 6월 말에는 일산 킨텍스에서 대한민국 통합의료 정책포럼 비전 선포식을 개최함으로써 전라남도와 장흥군은 우리 사회의 의료 환경에 커다란 변화를 주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 자리에서 주제 발표한 분들은 의사뿐만 아니라, 한의사, 치의과 대학, 음악치료사 등 각 분야의 전문 치료사들이 참석하여 통합의학에 대한 이해와 의견을 교류하였습니다. 아직 대체의학이 주류의학으로 자리 잡은 유럽의 여러 선진국에 비하면 이제 시작이라고 할 수 있지만 뜻 깊은 발걸음이라는 의미를 주고 싶습니다. 부디 이러한 발걸음이 우리나라에서 투병하고 있는 많은 암환자에게 혜택이 돌아갈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기대합니다.

월간암(癌) 2012년 10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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