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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과 건강
고정혁 기자 입력 2011년 11월 18일 16:21분867,215 읽음

내가 한 잔의 오렌지주스를 마신다면 수백억의 세포로 이루어진 내 몸의 세포 하나하나가 그 주스에 들어 있는 모든 포도당 분자와 만나게 된다. 내 몸의 모든 세포는 오렌지주스로부터 자신이 필요한 몫을 받고 단순한 요구를 통해 주스를 자기자신으로 전환시킨다.
세포들이 행하는 복잡한 작용은 세상의 도서관을 가득 채울 만큼 방대하다. 만일 당신이 이런 복잡성을 자각함과 동시에 지성의 조직력이 음식을 인간 존재와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로 전환시키는 단순함과 순수함, 우아함을 자각할 때, 당신은 자신의 운명을 받아들일 준비가 된 것이다. 이제 당신은 자리에 앉아서 음식을 먹어도 된다.

사방에서 음식에 대한 정보가 끊임없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그중 일부는 음식을 만들어 파는 업자들의 이익을 대변하고 있으며, 혹은 질병이 억제되길 바라는 의료계의 이해가 반영된 것도 있다. 그 외에도 다양한 방향에서 정보들이 제공된다. 하지만 이 모든 정보들은 당신 몸의 세포들이 자신이 원하는 정보를 뇌에게 요구하는 순간부터 아무런 쓸모가 없게 된다. 그 요구란 날마다 정해진 시간에 다양한 영양소를 적당히 먹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요구를 받아들여 새로운 습관을 갖는 것은 음식 전문가의 그 어떤 조언보다도 소중하다.

잠시 생각해보자. 우리가 비타민, 무기질, 단백질 그리고 또 다른 음식에 집착하는 것이 정말 합리적일까? 내가 생각할 때 우리가 영양소에 대해 알고 있는 온갖 정보들은 몸의 자연스런 상태, 즉 건강을 유지하는 데 별 도움이 안 되는 듯하다. 숲 속의 새가 비타민 D의 부족으로 고통 받을 가능성이 얼마나 되겠는가? 인간을 제외하고 지구상의 어떤 종이 영양소의 '하루 권장량'에 따라서 살아가는가? 영양학자들은 영양에 대한 우리의 지식이 기껏해야 밑그림에 불과하다고 되풀이해서 지적해왔다.

영양에 대한 대부분의 정보는 동물 실험을 통해서 얻어진다. 동물 실험이란 질병을 일으킬 때까지 동물들에게 다양한 영양소를 주지 않는 것이다. 한편 영양소 결핍으로 인해 병에 걸린 사람들을 관찰함으로써 얻어진 정보들도 있다. 즉 지금까지 알려진 정보들은 비정상적인 생리 상태에 대한 연구에 크게 의지하고 있다. 하지만 육체의 모든 세포들이 자신의 성장에 필요한 음식을 선택하는 뛰어난 능력을 갖고 있다는 사실 또한 잘 알려져 있다. 전근대 사회의 사람들은 비타민 C를 충분히 섭취함으로써 괴혈병을 피할 수 있었다. 그들은 비타민 C가 무엇인지 전혀 몰랐고, 매일 아침 오렌지주스를 마시지도 않았는데도 말이다.

자연은 우리를 조류나 파충류, 다른 포유류보다 나쁘기 만들지 않았다. 오랫동안 몇 가지 나쁜 습관에 물들어서 우리의 타고난 지성이 흐려진 것은 사실이지만, 지성은 지워질 수 없는 것이다. 어떤 음식을 먹어야 하는지, 무엇이 맛이 좋은지, 무엇에 몸에 좋고 나쁜지 떠들어대는 주변의 소음에 귀 기울이느라 올바른 음식에 대한 우리의 본능은 상당히 무뎌졌다. "먼저 좋은 짐승이 되라"라는 웨인 다이어 박사의 충고는 바로 이런 점을 지적한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완전한 건강을 원하지만 내면의 지성을 활성화시키는 방법에 대해서는 전혀 알지 못하고 있다. 나는 여기서 음식과 관련된 약간의 지침을 제시하고자 한다. 이것은 나 자신의 관찰에서 나온 것이며, 대체로 의학계의 공식적인 권장사항은 아니다. 하지만 나와 전적으로 의견을 같이 하는 의사들도 있다.
이 지침들의 공통점은 우리의 몸과 마음이 지성의 흐름 속에서 하나가 되기를 끊임없이 촉구하고 있다는 것이다. 건강의 여러 측면 속에서 이런 흐름이 만들어지면, 당신은 오직 자신의 삶을 즐기기만 하면 된다.

1. 음식을 먹는 일에 주의를 집중하라.
2. 먹기 전에 잠시 동작을 멈추고, 조용히 앉아 있거나 신의 은총에 대해 말하라. 그러면 깨어 있는 마음으로 조용히 식사를 시작할 수 있을 것이다.
3. 배가 고플 때 먹고, 배가 고프지 않으면 먹지 말라.
4. 마음이 불편하다면, 음식을 먹기 위해 자리에 앉지 말라. 기분이 나아질 때까지 아무것도 먹지 않는 편이 몸에 좋다.
5. 시간을 충분히 갖고 음식을 먹으라. 천천히 잘 씹으라.
6. 함께 음식을 먹는 사람들에게 감사하고, 음식을 만든 사람을 칭찬하라.
7. 기분을 나쁘게 만드는 사람과는 함께 음식을 먹지 말고, 되도록 좋아하는 동료나 친구, 가족들과 함께 먹으라.

우리 시대에는 이런 충고의 일부분이 낯설게 느껴질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우리 시대가 예외적인 것이다. 과거의 모든 문화는 이런 관습 속에서 살아왔다. 그것이 인간의 본질적인 특성이고, 그 속에서 너무나 건강하고 편안한 삶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날마다 음식을 대하면서 사람들은 감사를 표했다. 그리고 이런 태도는 깊은 사색을 통해 숭배하는 마음으로 이어졌다. 좋은 음식이 풍성하게 주어지고, 감사하는 마음으로 먹을 때 인간은 기쁘게 자연과 연결되는 것이다.

<마음의 기적>, 디팩 초프라, 황금부엉이

월간암(癌) 2011년 1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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